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처음부터 간호사의 꿈을 키운 건 아니다. 부모님의 병환으로 독립할 방법을 고민하다 간호학과를 전공으로 택했고, 졸업 후 실습 한번 못 해본 중환자실에서 덜컥 일하게 되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가 적힌 좁은 공간에 투입되어 엄격한 선생님들과 함께 의식 없는 환자들을 마주해야 했다.
‘여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다 어느덧 5년 차 간호사가 되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골든아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퇴근하고도 졸린 눈을 비비며 공부하는 날들이 많다. 생명이 다해가는 환자 앞에서 몇 시간이라도 벌기 위해, 보호자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몇 분이라도 벌기 위해 오늘도 뛰어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