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이진경 <삶을 위한 철학 수업>이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연재됩니다! 13-04-05 11:03
우리 시대의 명강의
이진경 <삶을 위한 철학 수업>
큰 고통이나 상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대면할 작은 용기만 있다면, 새로운 삶의 기회가 됩니다. 고통과 대결하면서 사람들의 삶은 크고 강해지지요. 삶의 크기란 넘어서야 할 고통의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고통을 피하기 위한 일상의 근면함이 고통과 대면하지 않기 위한 꿈의 일부가 된다면, 삶은 작아져가기 십상입니다. 그때 대결해야 할 것은 밖에서 다가오는 고통이 아니라 안에서 반복하여 일어나는 자신의 누적된 피로감이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피로감이 클수록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내며 대단한 일인 양 대하게 되고,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넘어서야 할 고통을 회피하면서 점점 작은 일들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손쉬운 도피처를 찾게 되지만, 그것이 삶의 고통을 덜어줄 리 없습니다. 반대로 고통을 느끼는 일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줄 뿐이지요. 점점 더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고통을 느끼게 해줄 뿐이지요.
저는 여기서,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는 근면함이 아니라 그것과 대면하는 약간의 용기를, 그것을 통해 문턱을 넘는 방법을 터득하려는 작은 용기를 촉발하려고 합니다. 그럼으로써 높은 문턱을 넘는 능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아가보려 합니다.
_ ´연재를 시작하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