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은희경 신작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문학동네 카페 연재 시작합니다! 10-01-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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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라고 말해야 할까요. 아직 다는 모르겠어요. 열일곱 살 소년을 둘러싼 가족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관계가 좀 비정상적이고, 풋사랑과 우정이 담긴 성장담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환상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어쨌든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가 등장하겠지만 모두 소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소설은 관형어 없이 그냥 ‘소설’이고요.
나는 그들이 고독하지만 유쾌하고, 불안하긴 해도 얼마간 냉정했으면 합니다. 그들의 눈에, 우리가 상투적으로 생각해왔던 현실보다 더욱 현실에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삶의 모습 같은 게 포착되었으면 좋겠고요. 또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조금 뻔뻔스럽거나 엉뚱하게 비칠지 모르겠지만,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하나를 보태고 싶습니다. 결국은 “이 무거운 것들, 좀 벗어도 괜찮겠죠?” 라고 묻는 소설이 되려나?
사실 나는 위로를 잘 믿지 않습니다. 어설픈 위안이 삶을 계속 오해하게 만들고, 결국은 우리를 부조리한 오답에 적응하게 만든다고 여겨왔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 생각이야말로 오히려 너무 큰 위로를 바라는 무거움과 진지함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나 의심하게 된 거죠. 심지어 유아적인 의타심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소년을 위로해줘』를 쓰면서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계속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이 저도 좀 가볍게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_‘연재를 앞두고’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