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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작가님께 드리는 편지 강인*   |   22-11-02 22:07

작가님께 메일을 보내고 싶었는데, 출판사에 이런 코너가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표선중학교 교사입니다제주도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서 제주 43은 저에게 반드시 알려야 하고, 어떻게 하면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역사입니다.

  몇 해 전 뒤늦게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작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대중매체는 많지만, 그럼에도 작가님의 접근방식이 저에게는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작가님이 제주 43을 다룬 책을 출간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겨울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는데 소년이 온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단숨에 읽을 수 없었고, 쉽게 책장을 넘길 수도 없었지만,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며 생각이 났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는 매년 학교에서 역사탐구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 주제에서 제주 43은 항상 빠지지 않는 주제입니다. 올해도 동아리 학생들과 제주 43을 알리는 전시물을 제작하고, 펠트지로 동백꽃을 만들며 다른 학생들에게 환기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다소 어렵지만, 작가님의 책을 동아리 시간에 한 챕터씩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가 심각한 만큼 진도가 빨리 나가진 않았지만, - 심지어 첫 페이지의 성근눈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 그래도 한 명씩 돌아가며 내용을 요약하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작가님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먼저 제주43을 다룬 책을 출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고,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점을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자세한 정보가 없더라구요. 부디 아이들과 저의 풀리지 않는 궁금점에 대해서 간단히 답변해주세요~~~~

 

1. P읍의 세천리는 어디인가요?

표선중학교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P읍이 표선면일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더라구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천리는 어딜지 저희끼리 계속 추측을 하는데, 도저히 특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시리, 하천리, 세화리, 남원읍 의귀리 등등 여러 곳을 떠올려봤는데, 특정한 지역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특정한 지역이라면 어디일까요? 사실 표선면이 배경이라면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경하가 인선의 집을 찾아간 길을 따라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2. ‘경하에 작가님은 어느 정도 투영되어 있을까요?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합니다.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으면서도 자꾸만 자전적 소설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작가님의 이야기인지 경계가 모호해지는 매력에, 소설인데 소설인데 하면서도 인선의 전화를 받기까지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주43을 다루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3. 인선의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는 실제 희생자 사례를 바탕으로 하는 건가요?

요즘 제주도에서는 제주43 수형인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오고 있고, 행방불명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선의 아버지 이야기는 7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희생자 유형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제주43의 비극이 더 잘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지슬동광리 큰넓궤를 배경으로 한 것처럼 혹시 특정한 희생자 사례를 배경으로 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가장 충격적이었고, 반성했던 점은 제가 43 희생자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저는 그동안 제주43 관련 활동을 진행하면서 제주43이 왜 일어났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아픔을 겪어야 했고, 그동안 제주43이 어떻게 다뤄져 왔으며, 현재 제주43을 통해 우리가 지녀야 할 평화와 인권은 어떤 것일지를 생각하는데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인선이 통나무들을 이용해 어떤 작품을 만들려고 했는지 정확히 그려지진 않지만, 제주 43 당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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