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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유산> 이야기 문영*   |   21-10-17 17:09

「영원한 유산」의 작가 심윤경은 어릴 때 할머니랑 찍은 사진에서 먼 배경으로 보이는 서양식 건물을 지금은 볼 수 없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작가는 그 건물이 무엇이고 왜 없어졌는지를 물었다. 영욕의 시간을 겪고 사라져 간 덕수산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작가는 8년 동안이나 자료조사를 하였다. 그리고 이 작품 「영원한 유산」을 탄생시켰다.

표지의 중세 고딕 양식의 건물은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 윤덕영 자작이 지은 집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도, 언커크 유엔본부가 있던 건물이 식목일에 불이 나고 나중에 철거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일이 있을 것이다.

해방된 뒤 정부청사로, 박물관으로 쓰였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시원하게 헐어내버렸지만 혹자는 그 건물을 그대로 두어 일제의 폭압과 수탈을 잊지 말고 기억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잠깐 생각한다. 작가는 그 덕수 산장을 '영원한 유산'이라 생각하고 철거된 것을 안타까워하는가 하고.

주인공 해동은 팔목 영감과 같이 1966년 한겨울 서대문 형무소 앞에서 오늘 출소하는 한 여자를 기다린다. 그녀는 집안에서 망나니 바람둥이로 내놓은 윤덕영의 늦둥이 딸 윤원섭이다. 윤덕영은 실존 인물이나 그의 딸 윤원섭은 가상의 인물이다. 해동은 아버지가 독립선언문을 인쇄할 등사판을 숨겼다고 옥고를 치르고 돌아가셨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사는 사람이다.

해동은 언커크 대표 에커넌의 통역 및 수행 비서다. 그리고 나중에 윤원섭에게 차출되어 덕수산장 복원 사업에 합류하게 된다. 오만 방자한 윤원섭을 통해 윤덕영의 만행을 재생한다. 또 우리나라에 유엔 대표로 온 외교관들이 어떤 가치관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는지도 알려준다.

해동은 부모 없이 고모 손에 자라다 선교사에게 위탁되었다. 그리고 미군부대에서 일했기에 영어는 능숙하다. 고모가 진형을 소개한다. 결혼하여 뿌리내리고 살라고 한다. 산꼭대기 비탈에 오두막을 짓고 사는 진형의 집을 방문하여 환대를 받는다. 가난하지만 서로 믿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어울려 따뜻한 하루를 보낸 해동은 여기에 자신의 뿌리를 내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식목일날 온 가족이 산에 가서 정성스럽게 나무를 심는다. 그날 벽수 산장에 불이 났다.

나는 그제야 작가가 말하는' 아름다운 유산'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한 시기를 자랑하는 유물이 아니라 우리 땅에 우리 국민으로 뿌리내리고 사는 것, 그리고 우리가 심은 나무가 뿌리내려 아름다운 강산을 만드는 것이 바로 '아름다운 유산'이란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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