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뒤흔든 역대급 살인사건
이 책의 저자 메리 비어드는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는 종횡무진하는 인물이다. "지적인 것은 쿨하다"라는 명제의 주인공이 될 만큼 문화적 아이콘이자 여성들의 롤모델이지만, "인기를 추구하지 않을 권리"를 내세우는 진지한 고대 문헌학자이기도 하다. 백발의 60대 할머니로서 염색도 하지 않은 데다 생얼로 TV에 출연하는 건 마치 외모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는 페미니스트의 전형 같지만, 20대에 자신이 강간당한 경험에 대해서는 "강간은 과거 사건과 그 이후의 내러티브 및 해석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문제"라고 언급함으로써 페미니스트들의 반격을 산 존재이기도 하다. 복잡한 사유와 반성을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 그녀는 간단히 피해가려 하지 않는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이 입양한 딸을 강간한 사건에 대해 비어드는 "영화와 그 인물을 분리해서 사유해야 한다"고 말해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본에서 출간 후 이미 검증된 최신의 "케이팝 참고서"
이 책은 미국의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이 실천해온 "책임 있는 자본주의"의 투쟁사다. 그와 동시에 반트럼프 선언이며, 미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를 담아낸 인터뷰이기도 하다. 하버드 법대 교수 출신인 워런은 2020년 차기 민주당 대권 후보로 점쳐지고 있고,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민주적 날개"로서 힐러리의 "외부적 양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책임 있는 자본주의법"을 발의해 불평등 이슈에 새로운 관점을 더하고 있다. 싸움의 근육질로 단련된 그녀는 전작 『싸울 기회』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책이 쓰인 시점은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다. 좌절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기 전, 그녀는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을 위해 머뭇거림 없이 결의를 다진다.
이 책은 "한자漢字"라는 것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입말과 "결합"되고 또한 무의식의 단계로 "숨어들었는지"를 날카롭게 논해간다. 한자세계의 형성은 그 무의식의 세계가 거대한 랑그 체계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책의 제목이 "한자권의 성립"인 이유다. 저자 사이토 마레시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연구자로 이미 국내에 『근대어의 탄생과 한문: 한문맥과 근대 일본』이란 책이 번역되어 있다. 저자는 구두 언어로부터 서기 언어를 설명해온 음성 중심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고, 입말과 문자로부터 배제되어온 존재들, 이를테면 기호나 수화 그리고 단순히 수화라고 표현할 수조차 없는 여러 종류의 수화까지 불러오면서 이 문제를 천착해나간다.
인공지능 시대, 무리를 통해 보는 의식의 최전선
『손자병법』 『논어』 연구의 권위자 리링의 잡문집이 출간됐다. 한국에서는 『호랑이를 산으로 돌려보내다』 이후 두 번째 잡문집이다. 중국에서 각종 도서상을 휩쓸고 정통 고전 학계의 격한 반발과 함께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집 잃은 개』의 저자인 리링은 고대 경전을 이데올로기화하는 움직임에 비판의 날을 세우며 고전 해석의 새로운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고고학, 고문자학, 고문헌학을 종횡하며 고전 읽기의 깊은 맛을 선보여온 리링이 이번에는 자유로운 필치의 글로 독자들을 만난다.
어둠 속에서 걸어나온 실학자 이덕리
추천사
글로벌 히스토리의 시각으로 혼돈의 시공간인 16~17세기 동아시아를 들여다본다. 글로벌 히스토리는 최근 역사학계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연구 영역으로, 유럽중심주의와 자민족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탈국가적 관점, 지역적 관점, 인류적 관점을 지향하는 역사 서술 방식이다.
오로지 애도에만 집중할 것
왜 "국제 관계" 속에서 "전쟁"은 발생하는가?
미학 전공자 이중톈이 들려주는 청담과 유미주의의 시대
20세기의 위대한 역사가인 프랑코 벤투리는 이 짧은 책에서 역사학자로서 그가 지닌 탁월함을 입증한다. 벤투리는 18세기 유럽 전반의 계몽사상에 덧씌워져 있던 철학적·마르크스적 해석의 옷을 벗겨내고 계몽사상이 실제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밝힌다. 계몽사상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유혹, 즉 유구한 로마와 그리스의 영광을 빌려오려는 욕구에 저항하고, 역사를 수치화하려는 경향에서도 벗어나 계몽사상의 진정한 출발점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벤투리는 정치와 역사의 관점에 서서 실제 공화국들의 경험이 계몽개혁가들에게 어떤 자양분을 주었는지, 이 개혁가들이 유럽 대륙에서 교류하며 어떻게 "계몽된" 새 시대의 정신을 만들어나갔는지 보여준다.
글항아리 ´실용의 재발견´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나온 는 여러모로 독특한 책이다. ´중국과의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오늘날의 제주도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본 책이다.
현장 의사가 기록으로 남긴 "인간 곤경의 기록"
글항아리 묘보설림 시리즈
"물을 조금 붓고, 불을 낮춘 뒤 소금, 후추는 적당히……"
철학에 관심이 있든 없든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리고 오늘날 현대 철학을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이름 중 하나가 알랭 바디우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책에서 바디우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들려준다. 그 대상은 특히 "젊은이들"이다. 크게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은 1장에서 오늘날 젊음이 갖는 의미를 탐색한다. 그 대상을 성별로 나누어 살펴본 게 각각 2장(소년들의 장래에 대하여)과 3장(소녀들의 장래에 대하여)이다. 이 글들은 바디우가 프랑스 및 벨기에와 그리스 등지의 고등학교나 교육기관 등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그의 세미나를 계기로 실시된 강연들을 토대로 한다. 일종의 젊음에 관한 강의록 묶음인 셈이다. 한때 열렬한 마오주의 운동가이기도 했던 철학자이자 극작가, 소설가, 정치 활동가인 이 늙은 철학자가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서문에서 "철학 교수"였다가 "목회자"가 된 어떤 사람의 사연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어떤 학생으로부터 "도道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답할 수 없었는데, 오랫동안 그 자괴감을 이기지 못해 엿장수, 넝마주의를 전전하다 결국 신학대학에 진학하여 목사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