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인지 땀인지
나는 어느 날 너무 멀리 당신을 떠나왔지
현미경 같은 세심한 관찰로 우리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정록. 그의 눈은 작게는 `나`와 `나의 가족`들의 삶의 애환을 정감 있게 보여주면서, 크게는 이 시대의 현실을 풍자하는 날카로운 칼날이 된다.
젊은 날 황동규 시인의 어두운 우수(憂愁)속에서의 고통스러운 행보이며 젊은 영혼의 방황과 절망의 기록. 최근 시집『풍장』을낳게 한 뿌리이자 원천인 이 시집은 황동규 시인의 초기시의 백미를 이루는대표작이다.
서정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이홍섭의 첫 시집. 세상의 아픔을 껴안는 문학적 순결성, 그 청명의 세게가 삶의 순결과 불멸을 절창한다.
호수는 가볍게 하늘 쪽으로 떠 있고
마음으로 읽고 마음으로 감응하는 그리움의시. 삶과 역사와 마주하면서 치러낸 순정한 젊음의 기록. 젊음의 뜨겁고 순수한열정이 시대의 무게와 통합되기를 꿈꾸는 시인의 건강한 서정이 빚어낸 청춘의일기.
슬며시 수평선 끌어당겨 입맞추면
시인 하종오의 열번째 시집!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후 교육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온 중견시인 김진경의 새 시집. 새 시집 『슬픔의 힘』의 전반적인 구도에는 "부재하는 삶의 진정성, 그로부터 야기되는 슬픔, 슬픔을 바탕으로 쏘아올리는 그리움의 몸짓, 그것이 마침내 닿아 불현듯이 짧게 드러나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삶의 편린들, 진정성 그 자체는 아닐지라도 진정성을 흘낏 엿볼 수 있게 하는 매개들이 내재"(김상욱, "해설"에서)되어 있다.
서정성이 한국시의 기본이라 해도 도광의 시인의 서정은 독특하면서도 편안하다. 서정을 관통하는 그의 정신이 인간에 대한 애정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도광의 시인의 시는 늦은 가을 감나무에 높게 매달려 시리고 푸른 하늘에 대비되어 붉게 반짝이는 홍시처럼 외롭게 보이지만 아름답다. 스스로 외롭기에 오히려 그의 시가 사람의 훈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김명인(시인, 고려대 교수)
원재훈의 모든 시는 연가이다. 가족이나 친구, 이웃은 물론이고, 딸기나 호박꽃, 참외, 꽁치, 손톱 같은 하찮은 대상이라도 그의 시 속에서는 모두가 그의 연인이 된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따뜻하고 진하게 배어 있다. 그것은 생래적으로 그의 몸에 나 있는 길이다. 그것은 노래처럼 몸에서 저절로 흘러나온 것이다. 김기택(시인)
이병률의 시에는 힘이 있다. 이 범상치 않은 힘을 그는 어디서 구하는 것일까. 세상이 잊고 지나쳐버린 의미를 정성스레 건져올린 그의 시의 무대는 드넓다. 약간은 어두운 조명 아래 꼼꼼히 직조된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신선한 전율마저 느낀다.
시의 행간을 더듬어가는 그의 의식의 더듬이는 어떤 바람결에도 흔들리지 않는, 흔들려도 사내의 냄새를 내는 팽팽한 긴장의 가시 끝에 진한 눈물 방울을 맺히게 하고 있다. 예리하다. 보이는 순간 가차없이 썩 베어낸다. 에스프리의 피가 낭자하다.
"휴틴의 시를 읽으며 서정시가 어째서 힘이 있는가를 재삼 확인한다. 꽃과 돌과 바람과 부서진 낡은 다리까지도 온전하게 그들 자신의 것이다. 과거의 상처까지도 거짓없이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슬픔과 나약한 상징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이런 것을 가지고 싶다."--황석영(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