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시인이 동시를 써 온 지 30년이 됩니다. 그 시간의 깊이만큼 그의 동시 세계는 폭넓습니다. 순수한 자연과의 교감, 우리의 역사와 민중의 삶 의식, 가족과 이웃에 대한 깊은 애정, 기발하고 활달한 동심의 세계 등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중 소외받고 보잘것없는 대상을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과 동화적 발상으로 빚어 낸 햇빛처럼 눈부신 지혜의 소리는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북돋아 줍니다. 이번에 나온 열네 번째 동시집 『잘 커다오, 꽝꽝나무야』는 동시를 써 온 30년, 그가 의미 있게 추구해 온 동심의 탐구와 시적 사유의 확장 과정을 잘 보여 주는 아주 특별한 동시집입니다._김용희(아동문학 평론가)
권오삼의 일곱 번째 동시집에는 "강력 접착제 같"은 힘이 있다. 잃어버린 동심을 찰싹 달라붙게 하는 강력함이 있다. 이번 동시집은 가지가지 꽃피운 시상과 "오롱조롱" 매달린 시어들로 이전 동시집과는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선보인다. 기존 동시의 틀을 깨려는 실험성 또한 눈에 많이 띈다. 3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시와 함께 살았으니 그의 실험은 실험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 매끄럽게 깎고 꼼꼼하게 색을 칠하였다. 김칫국물 같은 멀건 색은 찾아볼 수가 없다. 동시라는 드넓은 바닷속에서 시어들이 파릇파릇 살아 움직일 뿐이다. 한번 잡으면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자석 같은" 동시 60편이 담긴 『똥 찾아가세요』 속으로 빠져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