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미미하게 출발하여 장려하게 번성하고 비감하게 소멸할 때까지 로마의 역사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신성하나 인간적인 그 이야기에서는 암울한 음모가 고귀한 미덕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그리하여 로마는 시초부터 오늘날까지 역사가와 이야기꾼들의 큰 관심사였다. 『로마의 일인자』는 그 계보의 마지막 이정표이다. 그것은 특히 믿을 만한 길잡이이기도 하다. 각고의 역사적 고증이 빼어난 소설가의 글 솜씨를 만나 빚어졌기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그릇된 로마사 해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읽어야 할 걸작이다.
_조한욱(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콜린 매컬로가 쉰을 조금 넘긴 1990년부터 2007년까지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원숙한 시기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써내려간 이 소설은 원서로 모두 일곱 권이며, 짧은 것이라 해도 500페이지가 넘고 조금 길다 싶으면 1천 페이지가 훌쩍 넘어간다. 읽기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하물며 번역을 한다는 것은! 무모하다 싶게 이 과제를 떠맡은 네 번역자는 끈끈하고 긴밀한 협업의 방식으로 기나긴 번역 장정에 나섰다. 이제 선을 보이는 첫 결과물은 이들이 이 작업에 투여한 시간의 질을 짐작케 한다. 서양의 기원에 자리잡은 인물들이 눈앞에 이렇듯 생생하게 살아오는 것은 매컬로의 능력만이 아니라 번역자들의 재능에도 힘입은 것일 수밖에 없다. 신뢰하는 마음으로 다음 성과를 기대하게 된다.
_정영목(번역가,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로마인 이야기』까지 로마의 역사를 다룬 대작은 많다. 심지어 충분히 많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그런 느낌을 단번에 날려버린다. 이제까지의 로마사가 그 시대를 바라보게 했다면 매컬로는 그 시대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로마의 대로와 원로원과 원형경기장에 들어서게 하며 목욕탕에 몸을 담그게 한다. ‘로마의 일인자’를 다투는 현장의 목격자로 서게 한다. 『로마의 일인자』를 읽으며 우리는 로마인이 된다. 로마인 이야기의 진정한 ‘마스터’가 여기에 있다.
_이현우(서평가)
『가시나무새』의 작가가 펼쳐내는 로마 이야기. 이것만으로도 기대되고 설렌다.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리 다를 바 없는 인간들의 욕망과 술수가 흥미진진하다. 마리우스, 술라, 유구르타. 이 세 사람이 가장 궁금한데 특히나 문제적 인물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술라, 그는 끝내 어떻게 될지……. 아무쪼록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절찬리에 완역돼 나와주기를!
_김인영(<착하지 않은 여자들> 드라마 작가)
13년간의 고증, 17년에 걸친 집필. 마리우스와 카이사르 가문의 결합에서 ‘관습도 없고, 법도 없는(non mos, non ius)’ 공화정 말기의 혼란을 거쳐 옥타비아누스가 ‘아우구스투스’ 칭호를 받아 로마의 일인자가 되기까지 80여 년에 걸친 영욕의 역사를 그려낸다. 『로마의 일인자』는 특유의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당대 로마인의 맨얼굴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놀라운 책이다.
_조무현(『로마가 답이다』 저자)
콜린 매컬로가 그리는 로마는 전지전능한 초인적 영웅이 이끌어나가지 않는다. 실제로도 로마는 마치 각자가 왕과 같은 300명으로 구성된 원로원에 의해 지도되었고, 원로원 의원들은 상호 견제와 협력, 반목과 동맹을 거듭하지 않았는가.
큰 줄거리는 기록된 역사를 따라 흐르면서도 사건의 틈새와 개인의 내면세계는 당대 사회상에 부합하게 저자의 상상력으로 잘 메워지며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역사책에서는 홀대를 받았지만, 분명 당대에는 한가락 했을 위인들이 제 세상을 만난 양 활개 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쏟아부은 작가의 노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탈리아와 로마의 공동발전을 통해 안정된 사회를 만들고자 꿈꾸는 정치가, 이탈리아 출신 촌놈이자 비할 바 없는 군인 가이우스 마리우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선 명문가 출신의 세련된 미남이자 어둡디 어두운 인간성과 과거를 숨긴 술라가 같이 웃을 수 있었던 시절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_서승일(독자)
진정 놀라운 작품이다. _타임
굉장하고 대단하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올해의 책 10선 중 하나. _피플
역사의 힘과 이야기 전개가 독자를 정신없게 빨아들인다. 콜린 매컬로는 인간이 지닌 감정의 저류를 이해하는 작가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_워싱턴포스트 북월드
거대한 골리앗 같은 작품. 진정한 역작이다. _밀워키 저널 센티널
대단하다. (…) 작중 인물들이 펄떡펄떡 살아 숨쉰다. _뉴욕 타임스 북리뷰
이 소설에 대해서라면 그 어떠한 찬사로도 부족하다. _Mary Tufts, 캐나다 아마존 독자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어지는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뻤다. 2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쁜 마음으로 용어해설집을 읽는 중이다! _Gareth Davies, 영국 아마존 독자
참으로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을 충실히 읽은 독자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아마도 가장 위대한 문명인 로마가 전해주는 굉장한 이야기와 역사적 교훈을 대가로 얻게 될 것이다.
_Emil B “Emil”, 아마존닷컴 독자
어떤 허구적인 이야기도 매컬로가 이 시리즈에서 되살려낸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보다 재미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훌륭한 책이다.
-Doug Vaughn, 아마존닷컴 독자
책 속에서
지금까지 우리의 약점은 그들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죠.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신을 숭배하는지, 왜 이주를 시작했는지, 사회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통치되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우리에게 계속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로 넘어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수많은 전투용 코끼리를 앞세운 한니발이나 피루스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는데 말이죠.
최하층민은 정치 세력이 아니었다. 그들은 남에게 통치받는 데 관심이 없는 것만큼 남을 통치하는 데도 관심이 없었다. 최하층민이 참여하는 공적 활동이라고 해봐야 경기장에서 좌석을 차지하거나 축제 기간에 공짜 음식을 얻어먹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배가 부를 때의 이야기다. 배고픈 최하층민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로마에서 독재관이 꼭 필요할 때조차 그 임기를 6개월로 제한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권력을 잡은 사람이 허황된 꿈을 품고 자기가 가장 잘났다고 믿는 것을 막기 위함이 아니겠소? 그런데 지금 우리 꼴을 보면 이, 이 촌놈 하나가 자기 마음대로 규칙을 죄다 뜯어고치고 있단 말입니다!”
우리의 지혜, 경험, 로마 공화정 설립 이후 수세대에 걸쳐 전해진 우리 가문의 명성은 이제 하찮은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직 평민들만이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원로원 의원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평민들에게는 로마를 통치할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사랑은 다수를 위한 것이고 감상은 소수를 위한 것이지. 사람은 모름지기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 싸워야 하네.
로마의 전통적인 정치 구조라는 게 동료들보다 출중한 인물의 권위를 짓누르게끔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걸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것만은 잊지 말아요, 가이우스 마리우스. 어떤 정권이든 항상 큰 위기가 있게 마련이에요. 그리고 사람들은 항상 이런저런 새로운 법이 공화정에 종말을 가져올 거라고, 로마가 더이상 예전의 로마가 아니라고 공포 어린 말투로 퍼뜨리고 다니지요.”
모든 사람이 마비된 듯 꼼짝없이 서 있는 동안, 정작 실제로 몸이 마비된 마리우스가 재빨리 나섰다. 그는 두 손을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도록 내밀어 멈추라고 명령했다. 군중은 즉각 동작을 멈췄다. 밀려오던 군중의 압력이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마리우스를 향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로마의 일인자, 로마 제3의 건국자, 게르만족의 정복자를 향한 환호였다.
“수천수만 명이 되어 내가 있는 이곳으로 돌아오십시오! 내게로 돌아와서 나의 사람이 되어주십시오! 밤이 되기 전에 내가 로마를 장악할 테니, 로마는 여러분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누가 배부른 자들인지 알 수 있겠지요! 우리는 국고를 부수고 곡식을 사들일 것입니다! 자, 이제 어서 가서 로마 시 전체를 내게 데려오십시오. 바로 이곳, 로마의 심장부인 이곳으로 데려오십시오. 원로원과 1계급, 2계급 사람들에게 이 도시와 이 제국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여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