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자들은 이탈리아인들처럼 다채롭고 정열적이진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엄격하고 시크한 영국인들보다는 유연하다. 절제를 지키되 너무 뻣뻣하진 않고, 자유롭되 너무 유연하지 않은 분위기, 그것이 프랑스 남성을 우아하게 만든다. 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 옷으로 치장하는 일이 거의 없고, 신선한 감각으로 ‘룩’을 만드는 방법을 안다. 약간의 손때가 묻었더라도 얼룩 하나 없이 잘 손질된 구두를 소중히 여기며, 전혀 주저하지 않고 디자이너의 옷을 유명 브랜드의 옷과 코디하여 입는다.
프랑스의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상류층 퍼스널 스타일리스트인 저자 이자벨 토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프렌치 스타일링 팁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정장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청바지를 피해야 하는지, 셔츠와 구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심지어 정장의 바짓단은 어떤 게 좋은지…… 이 가이드북은 ‘프렌치 터치’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실용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또한 이러한 상세한 조언들이 명망 있는 프렌치 브랜드의 디자이너나 스타일리스트, 유명 콘셉트스토어의 운영자, 손꼽히는 패션 블로거 등으로부터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프랑스 엘레강스의 바이블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파리지앵의 패션 제안, 엘레강스
이 책은 데님이나 정장, 구두를 비롯한 스타일링 아이템들과 프랑스식 에티켓 등의 주제에 대해 서술하면서, 각 주제들 사이에 프랑스 패션 인사이더들의 인터뷰를 담아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작 <You’re so French!>와 마찬가지로 인터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매우 다양한데, 패션 브랜드의 운영자나 남성복 컨설턴트, 스타일리스트, 배우, 모델은 물론이고, 패션업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일반인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나이로 따지자면 23살부터 73살까지 걸쳐 있는 이 남자들에게 ‘옷’이란 언어이자 신분증이며 자기표현의 한 방법을 의미한다.
인터뷰의 줄기를 이루는 것은 스타일링에 대한 세세한 질문들보다는 ‘프랑스 남자들에게 엘레강스, 즉 우아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이는 “우아하다는 것은 외적인 스타일뿐 아니라 행동까지도 프랑스다운 것을 의미한다”는 저자의 말에서 드러나듯, 단순히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자벨 토마는 ‘우아함’에 대한 각자의 대답을 통해, 프랑스 남자들이 생각하는 매너와 에티켓, 교양, 그리고 그들이 지닌 삶에 대한 태도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단순히 옷 입는 방법만이 아니라 프랑스 남자들이 말하는 우아함을 정의하고 있는 이 책은, 당신이 어디에 살고 어떤 피부색을 지녔든 파리지앵처럼 옷 입고 파리지앵처럼 사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