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간단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이 토스트가 파인다이닝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뉴욕과 런던에서 새로운 메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명한 젊은 셰프들이 자신의 창조력을 발휘할 좋은 캔버스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미지의 영역은 푸드라이터이자 레시피 개발자인 라켈 펠젤의 책 <토스트>에 담겼다.
그녀에 따르면 “바삭하게 구워진 빵 위에 제철 재료에서 영감을 받은 토핑을 수북하게 담아 완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대식 토스트”라고 한다. 전채요리인 브루스케타의 변형으로 볼 수도 있다. 바로 이런 토스트의 특성이 전채요리와 디저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셰프들의 구미를 당긴 것이다.
빵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50가지 방법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개의 레시피 난이도는 다양하다. 영양과 맛을 둘다 잡을 수 있는 ‘소스 레시피’와 같은 간단 레시피부터, 추수감사절 칠면조 고기나 스테이크, 랍스터 등을 올리는 고급 레시피까지 모두 소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어떤 재료라도 ‘토스트 빵’ 위에 올라가면 쉽고 간편해진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 역시 간단하다. 토스트 위에 무엇이 올라가든 빵의 면적은 정해져 있고, 우리가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양과 재료여야하기 때문이다.
토스트하는 법 하나, 위에 올릴 토핑 만드는 법 하나. 이렇게 두 개의 레시피가 각각의 요리마다 반복된다. 만약 토핑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토스트하는 법’ 레시피를 통해 빵을 맛있게 먹는 50가지 방법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위해 4-500개의 토스트 레시피를 시험해본 저자는 빵의 종류와 슬라이스 두께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고, 그 노하우를 ‘토스트 레시피’에 전부 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한 뉴욕과 런던에서 가장 트렌디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셰프 8명의 레시피까지 소개하고 있다. 요리 잡지 편집인으로 일했던 저자의 경력을 바탕으로 셰프들이 자신들의 레스토랑에 내놓는 레시피는 물론이고 그들이 개인적으로 해먹는 레시피까지 이 책에 이끌어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빌스(Bill’s)’의 셰프가 배고플 때 즐겨먹는 튜나 멜트 토스트 레시피가 반갑다.
출간과 함께 전 세계 식탁을 변화시키고 있는 ‘현대식 토스트’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한 책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이 책은 영미권, 독일, 프랑스에 소개되었다. 요리 포토그래퍼로 유명한 에번스 성의 사진은 빵을 굽기도 전에 우리의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