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버리고 인간이 된 인어,
조국의 평화를 위해 적국의 왕자와 결혼하려는 인간 공주,
놀랍도록 감동적인 그들의 우정과 사랑!
북국北國의 공주 마르그레테는 적국敵國인 남국南國의 침입에 대비해 세상의 끝, 왕국 북쪽 끝자락의 수녀원에 은신해 있다. 우울한 마음에 해변으로 연결되는 계단 앞에 나와 바다를 바라보던 그녀에게 불현 듯 하얀 섬광처럼, 빛나는 은빛 꼬리가 보인다. 그리고 이내 여자의 얼굴이, 달빛 머리칼과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피부와 은빛 꼬리를 가진 인어가 보인다. 책으로만 알던 인어가 나타나자 당황하는 마르그레테. 육지로 다가오는 인어의 품에는 한 남자가 안겨 있다. 곧 "이 사람을 구해줘. 지금 이리 와줘" 하는 인어의 목소리가 들린다. 세찬 바람을 뚫고 달려가지만 인어는 이미 떠난 뒤다. 마르그레테는 바다로 걸어들어가 인어를 찾으며, 절망 속에 속삭인다. "돌아와." 그것이 인어공주 레니아와 인간 공주 마르그레테의 첫 만남이다. 마르그레테는 왕자보다 인어를 먼저 만났다.
바다 여왕의 막내딸 레니아는 열여덟 살 생일에 지상 세계를 구경하러 갔다가 북국 왕자 크리스토퍼의 목숨을 구한다. 왕자를 뭍에 내려놓고 멀리서 인간 소녀에게 도움을 구한 뒤 바닷속으로 돌아온 후에도 레니아는 왕자를 잊지 못한다. 결국 레니아는 바다 마녀 시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주고 사람의 다리를 만들어줄 물약을 얻는다. 우여곡절 끝에 사람의 몸으로 남국의 성에 도착한 레니아는 크리스토퍼 왕자를 만나고, 그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행복한 나날도 잠시, 곧 왕자도 몰랐던 그의 정혼자가 나타난다. 그녀는 바로 북국 왕의 유일한 후계자 마르그레테 공주다. 그렇게, 사랑을 위해 인간이 된 인어 레니아, 조국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건 공주 마르그레테, 두 여인 사이에 서게 된 크리스토퍼 왕자. 세 사람은 알 수 없는 운명의 흐름에 휘말린다.
새로운 목소리로 만나는 고딕풍의 매혹적인 이야기
캐럴린 터전은 『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에서, 왕자와 결혼하는 인간 공주에게 당당히 주인공의 한 자리를 내어준다. 덕분에 소설은 지상 세계와 해저 세계 둘 모두를 충분히 아우르며 보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한다. 땅과 바다가 하나였던 지난 시절 한 종족이었던 인간과 인어가 어떻게 단절되었는지, 그후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갈망하며 살아왔는지. 캐럴린 터전이 새롭게 창조해낸 두 세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거기에 더해, 작가는 지상 세계에 기나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두 나라를 그려 팽팽한 긴장을 조성한다. 오랜 전쟁의 상처, 갈등을 부추겨 자신의 이익을 꾀하려는 자들, 폭력의 역사를 끊고 평화를 얻기 위해 비밀리에 거사를 도모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 주인공들을 둘러싼 생생한 이야기에 책장은 쉴 틈 없이 넘어간다.
어린 시절 읽었던 『인어공주』를 떠올리며 추억을 되살리고픈 독자들에게, 혹은 한없이 불쌍하게 여겨졌던 인어공주에게 또다른 결말을 주고 싶었던 모든 이에게, 『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는 근사한 선물이 될 것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캐럴린 터전은 인어와 공주, 둘 모두에게 목소리를 부여해 운명과 욕망에 관한 이 비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북리스트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로부터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등장인물과 극적인 긴장을 훌륭하게 이끌어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서로 닮은 두 여주인공이 얽힌 고딕풍 삼각관계. 이 소설은 결코 아이들의 유치한 이야기가 아니다. 커커스 리뷰
빠져들게 만드는, 감동적인, 가슴 아픈 이야기! 다시 쓴 동화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새로운 작품을 내려놓기 힘들 것이다. 라이브러리 저널
■ 본문에서
"할머니 말씀 기억 안 나? 인간에게는 영원불멸의 영혼이 있다고. 그들은 그걸 알면서도 살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쳤어. 난 그게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해. 상상해봐. 그 연약함, 그리고 그 영원함을." 본문 56쪽
노래를 하는 동안 수많은 것들이 그녀에게 스며들었다. 공기,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조각, 모든 소리와 감각. 어쩌면 이런 게 영혼이 아닐까? 지금 그녀가 느끼는 희열은 그때 바다에서 죽어간 사람들이 온몸에 가득 채우고 태어났다가 바다에 두고 간 바로 그것이었다. 본문 90~91쪽
왜 이렇게 공허한지 알 수가 없었다. 넘치도록 충만한 기분이어야 할 텐데, 지금까지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벅차야 할 텐데. 이것이 바로 그녀가 원했던 모든 것 아니었던가. 본문 224쪽
많은 딸들과 아들들이 태어났고 마음속에 인어를 품은 사람들이 세상에 널리 퍼졌다. 지상에 없을 듯한 아름다움과 갈망, 어두운 바닷속에 살면서도 천국에 닿고자 했던 인어의 소망을 품은 사람들이. 본문 3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