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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나의 집 이용휴 평전

저자
박동욱
출판사
글항아리
발행일
2021-05-31
사양
380쪽 | 153*218 | 무선
ISBN
978-89-6735-907-2 03900
분야
역사
정가
20,000원
관직도 권세도 없이 자취를 감춘 재야의 문형
진정한 개인의 탄생을 꿈꾸었던
혜환 이용휴가 남긴 문학적 유산을 찾아서

끊임없는 자아 탐색과 타성의 거부로 완성시킨 ‘나만의 글’
궁벽하고 다종다기한 전고典故로 이룬 행간의 확장
시는 산문처럼 산문은 시처럼―문체의 경계를 허문 파격의 문장
김홍도, 허필, 정란, 이언진 등 예술가들과의 빛나는 교유
재야의 문형文衡으로 당대 문학에 끼친 내밀한 영향력
기궤한 속류俗流, 첨신尖新한 진보라는 엇갈린 평가

혜환 이용휴는 연암 박지원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을 정도로 문제적인 인물이었다. (…) 그는 자기다운 글을 자기만의 형식으로 직접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바탕에는 엄청난 독서가 숨어 있었다. 기이한 책들을 구해서 수장收藏하고 끊임없이 책을 읽었다. 그의 글들은 기존의 것들을 충실히 이해한 뒤에 얻은 궁극의 성취였다. 달라지기 위해서 달라진 것이 아니라, 같아지다 보니 끝내 달라져버렸다. _「머리말」

늙은이가 할 일이 없어 둘러앉은 손님들에게 평소 듣고 본 기이한 것을 말해보게 했다. 그러자 한 손님이 말했다. “어느 해 겨울, 날씨가 봄처럼 따뜻하더니 갑자기 바람이 일고 눈이 내리다가 밤이 되어서야 눈이 그쳤는데, 무지개가 우물물을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놀라 떠들썩했지요.” 또 한 손님이 말했다. “전에 어떤 떠돌이 중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깊은 골짝에 들어갔다가 한 짐승과 마주쳤는데, 호랑이 같은 몸이 푸른 털로 덮였으며 뿔이 났고 날개를 가진 것이 어린아이 같은 소리를 내더랍니다.” 나는 이런 따위의 것은 허황한 말이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튿날 아침, 한 젊은이가 찾아와 인사하고는 시를 선물했다. 성명을 물으니 이단전이라 하기에 그 특이한 이름에 의아했다. 시집을 펼치자 빛나고 괴이하며 뭐라 말할 수 없이 들쭉날쭉하여 생각의 범위를 훌쩍 벗어나는 점이 있었다. 비로소 두 손님의 말이 허황한 것이 아님을 믿게 되었다. _이용휴, 「하사고에 쓰다題霞思稿」


‘18세기 개인의 발견’ 시리즈는 신유한, 조귀명, 이용휴, 유한준의 생애를 비평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동아시아에서 ‘개인’에 대한 사유는 전국시대 양주 이래로 시대 전환기마다 출현해왔다. 당대의 지배적 가치관에 동의 못 하거나 이질감, 소외감을 느끼는 순간 개인은 공동체와 거리를 두며 자기만의 느낌, 감정, 생각을 일구어나갔다. 이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자주 거론된 북학파가 아닌, 또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사유를 모색한 네 인물을 다룬다.
혜환惠寰 이용휴李用休(1708~1782)는 남인 출신으로 성호 이익의 조카이자 천재 학자로 불리는 이가환의 아버지다. 벼슬 없이 산 까닭에 숙부나 아들만큼 이름을 떨치지는 못했으나 기이하고 독창적인 문학세계로 재야에서 이름을 떨친 전업 문장가였다. 진정한 자기 발견을 꿈꾸며 써 내려간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속류’로 치부되는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진보’로 숭앙되었다는 사실은, 그 엇갈림 자체만으로 당대 문학에 끼친 내밀한 영향력을 증명하는 듯하다.

일평 조남권 선생과 공저한 『혜환 이용휴 시전집』 『혜환 이용휴 산문 전집 1, 2』를 비롯해 『나를 찾아가는 길』 등 혜환 이용휴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낸 저자는 이 책 『기이한 나의 집』을 펴내며 “이제야 혜환과 조금 가까워진 느낌”(6)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행장行狀도 묘지명墓誌銘도, 유사遺事도 연보年譜도 남기지 않은 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취를 감춘 혜환 이용휴의 삶을 만시輓詩와 제문祭文 몇 편으로 완전히 복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것, 그것도 그의 사조와 문체를 배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번역된 아름다운 문장으로 엿볼 수 있는 것은 그동안 혜환 이용휴의 문학을 꾸준히 심도 있게 연구해온 저자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혜환이 이름 없으나 진정한 개인이었던 이들의 작품과 삶을 안타까워하고 귀하게 여기며 기린 것처럼, 저자 또한 많은 기록을 남기지도, 뚜렷한 계보를 형성하지도 않았던 혜환 이용휴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며 그 삶의 파편들을 성실한 고증과 공들인 언어, 삶에 대한 진실된 태도로 끼워맞춘다. 그렇게 재구성된 ‘18세기 개인’ 이용휴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도 우리 자신의 개인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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