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의 시간이다. 날이 바뀌면 새로운 장관 내정자가 발표되고 새 정부의 정책 구상이 쏟아진다.
2가지 질문을 던져볼 때다.
인수위는 준비되었나?
‘첫 100일’은 계획되었나?
대선 당일 당선의 기쁨은 다음날 바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거대한 책무로 바뀐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유례없는 팬데믹과 경제위기,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불복과 정권 인수 무시 등 다층적 위기 속에서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100일’을 다룬 책, 『바이든의 첫 100일: 인수위와 첫 100일의 기록, 10가지 레슨』이 출간됐다. 『바이든의 첫 100일』은 전략 컨설팅 회사 ‘플랫폼 9 ¾’과 인재 연결 회사 ‘안목’이 공동연구·기획하는 ‘일의 전략, 삶의 전략’을 위한 <전략> 시리즈 1호다.
이 전략서는 대통령의 ‘첫 100일'을 다뤘지만 여기에 담긴 인사이트는 정부와 정치뿐 아니라 기업, NPO 그리고 성장을 바라는 모든 개인에게도 유용하다. 기업의 사령탑을 맡은 신임 CEO, 첫 승진 후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신임 임원, 이직해 새 회사에서 도전을 시작하는 직장인 등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사람 모두 ‘첫 100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첫 100일’이 되려면 새로운 위치와 전략, 계획이 필요하다.
‘첫 100일’이란 대통령, CEO 등 새 리더십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간이자, 리더십의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로 쓰인다. 1933년 3월 9일~6월 16일 100일 동안 빠르고 과감한 조치로 미국을 대공황에서 구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100일의 조치에서 시작된 개념이다. 루스벨트의 유명한 ‘노변담화’도 100일 플랜의 하나로 국가적 위기의 순간 리더가 보여야 할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사례로 평가받는다.
『바이든의 첫 100일』은 바이든의 인수위 준비, 인수위 출범, 취임, 취임 후 100일 4단계로 나누어 바이든의 ‘첫 100일’ 플랜과 그를 위한 준비과정을 살펴보고 기록했다.
인수위 시기와 함께 ‘첫 100일’을 들여다 본 이유는 인수위가 ‘첫 100일’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결정적 준비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수위 역시 준비되어야 한다. 미국은 72~78일, 한국은 67일 안팎의 인수위 마스터플랜은 당선인이 되기 전 이미 책상서랍에 들어 있어야 한다.
바이든은 인수위와 ‘첫 100일’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은 오랜 정치·행정 경험, 검증된 인재 풀, 폭넓은 인맥 등 자신의 레거시를 총동원해 인수위를 준비했다. 덕분에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유례없이 혼란스러웠던 정권 인수과정을 관리할 수 있었다.
전대미문의 인수 방해에 바이든 인수위는 ‘철저한 준비’로 맞섰다. 인수위 78일을 준비하기 위해 바이든 팀은 ‘준비를 위 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이든 인수위의 출발은 민주당 경선 막바지였던 2020년 4월 바이든의 승리가 유력해진 시점에 이뤄졌다.(p.32)
그러나 2022년 2월 27일 취임 1년을 맞은 바이든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차갑고 까다롭다. 취임 1년 국정 지지율은 도널드 트럼프를 제외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았다. 그토록 준비에 준비를 거듭했는데도 바이든이 놓친 것은 무엇일까.
BBC는 상황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데 바이든의 1년은 약속으로 넘쳐 났다고 지적했다. 객관적 환경이 척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도 “어쩔 수 없었어. 바이든 탓이 아니야”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p.113)
해왔던 방식으로 되돌리는 것은 ‘노멀’이 아니다. 바이든의 레거시는 강점인 동시에 단점이 되었다. 바이든 팀은 경험이 풍부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많은 것을 봐왔고, 트럼프 4년 임기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기에 원칙과 신념이 확고하고, 그대로 실행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무얼 해야 할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러나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경험의 함정을 피해갈 수 없다.(p.116)
『바이든의 첫 100일』은 인수위와 ‘첫 100일’에 이뤄진 바이든의 계획과 실행, 팀빌딩 등 전 과정을 통해 10가지 레슨을 도출했다.
바이든의 ‘첫 100일'의 10가지 레슨
1. 준비를 위한 준비, 인수위도 준비해야 한다
2. 뾰족한 우선순위를 세우고 일관되게 반복하라
3. 위기해결형 인선을 핵심원칙으로, 변화는 상징적 1호로 보여줬다
4. 계획과 준비를 보여주는 것도 액션이다
5. 취임식과 집무실까지 상징적 장면으로 연결하라
6. 통제불가, 예측불가의 시간일수록 기대치를 조절하라
7. 속도와 실행력이 우선한다
8. 쉽게 경험의 함정에 빠진다. 레거시를 넘어서라
9. 커뮤니케이션은 대통령의 책무다.
10. 인정하라. 분열과 불신은 디폴트다.
버락 오바마의 말처럼 실제 변화가 이뤄지는 것은 100일이 아니라 1000일일 수 있다. 그러나 100일이 변화의 ‘동력’을 결정한다. ‘첫 100일’은 리더십이 가장 신선하고 새로워 보이는 시기이자 승리의 기운이 이어지고 영향력이 가장 높은 때다. 루스벨트 ‘첫 100일’의 가장 큰 성과는 나라를 지배한 절망과 좌절을 희망과 용기로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국민들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정부에 의지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 때문에 ‘첫 100일’의 변화는 잘 보여지고 설명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든의 첫 100일』에서는 ‘첫 100일’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무엇을 설계하고 어떤 상징을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팁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