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뉴잉글랜드의 가톨릭 보육원과
쥐덫공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의 탄생 & 뜻밖의 우정 & 모두의 모험
“왜 이 책을 훔쳤니?”
“기적을 갖고 싶었어요.”
『올리버 트위스트』와 『보물섬』의 뒤를 잇는 흥미진진 고딕 모험 성장소설
★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선정
★ 뉴욕 타임스 북리뷰, 워싱턴 포스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커커스 리뷰 ‘올해의 책’(2008)
★ 미국도서관연합 알렉스상 & 센터포픽션 신예작가상 수상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소설” _엘리자베스 길버트(『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작가)
“찰스 디킨스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 만족해했을 작품” _워싱턴 포스트
첫 소설집 『애니멀 크래커스』로 펜/헤밍웨이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해나 틴티의 첫 장편소설 『착한 도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동물과 달리 본성과 불화하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폭력성의 문제를 간결하게 그려낸 열한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애니멀 크래커스』를 통해 “에드거 앨런 포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뒤를 잇는 작가”라는 평가와 함께 특유의 고딕풍 스타일을 인정받은 바 있는 해나 틴티가, 이번에는 19세기 미국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한층 무르익어 정점에 이른 고딕풍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찰스 디킨스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 만족해했을 작품”(워싱턴 포스트)이라는 평가처럼, 오롯이 혼자인 보육원 출신의 열두 살 소년 렌이 등장하는 순간 『올리버 트위스트』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며 서사가 진행될수록 하나씩 던져지고 풀려가기를 반복하는 겹겹의 비밀과 카타르시스 유발하는 반전을 통해 『착한 도둑』은 『올리버 트위스트』 이상의 고딕 모험소설과 성장소설, 나아가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미시사 소설로서의 탁월한 면모를 보여준다. 나아가 ‘착한 도둑’이라는 제목의 두 단어가 품고 있는 중의적 의미를 통해 독자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위험한 순간마다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모를 ‘이야기’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벤저민과 렌, 두 주인공의 행보는 ‘이야기의 힘’을 역설하는 메타적 재미 또한 선사한다.
사기꾼, 떠돌이 약장수, 무덤 약탈자, 시체 도굴꾼. 그들이 거쳐간 직업을 나열하면 참 답이 없어 보이는데, 그들의 삶은 답을 찾아간다. 19세기 미국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보육원 소년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에서 『올리버 트위스트』가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실제로 작가 해나 틴티는 찰스 디킨스를 좋아하고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착한 도둑』의 서사는 그렇게 고전의 품격을 이어받았지만, 인물 조형은 무척이나 현대적이고 스마트하다. 특히 사기를 예술로 치는 벤저민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
작가는 무덤 약탈과 시체 도굴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고, 특히 런던의 두 도굴꾼에 대한 재판을 다룬 논픽션 『이탈리안 보이The ItalianBoy: A Tale of Murder and Body Snatching in 1830s London』(2004)와 유명 외과의사면서 시신을 매입하던 존 헌터의 전기 『나이프 맨The Knife Man: The Extraordinary Life and Times of John Hunter, Father of Modern Surgery』(2005)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당시 도굴꾼들은 실제로 보석과 금품만 가져간 게 아니라 시신에서 이를 뽑아 치과의사한테 팔았다. 그렇게 치과의사 바워스 씨와 외과의사 닥터 밀턴이라는 캐릭터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기억이라는 것이 남아 있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성 안토니오 보육원에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년 렌. 왼팔 손목 부분에 봉합된 흉터가 남은 채 버려진 갓난아기의 리넨 잠옷 목깃에는 짙푸른색 실로 R, E, N 알파벳 세 글자가 수놓여 있었고, 그렇게 왼손 없는 남자 아기는 ‘렌’이라 불리게 되었다. 친구들이 하나씩 입양되어 떠나고 외로움이 더욱 커질 때면, 혹은 존 신부가 돈을 받고 아이들을 군대에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소년은 왼쪽 손목의 흉터가 더욱 가려웠고, 가려움을 가라앉히기 위해 물건을 훔쳤다. 그리고 기적처럼 어느 날, 어린 시절 잃어버린 동생을 찾는다는 푸른 눈의 남자가 나타나 소년을 데리고 떠난다. 그렇게 가족을 찾았다고 생각한 순간, 푸른 눈의 남자 벤저민은 소년에게 말한다. “난 네 형이 아니야.” 실망한 것도 잠시, 이제껏 상상하지도 못했던 모험과 소동이 소년 앞에 펼쳐지는데… ‘진짜처럼 들리지만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속에 소년은 과연 가족을 만나게 될 것인가…!
● 해외 리뷰
아주 운이 좋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소설을 만나게 되는데, 『착한 도둑』이 바로 그런 책이다. 문학이 구사할 수 있는 마법을 아름답게 직조해낸 작품!
_엘리자베스 길버트(『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작가)
마지막 페이지까지 끊임없이 점증하는, 부드러움과 위험 사이의 긴장감이 해나 틴티의 이 소설을 가장 돋보이게 한다. 찰스 디킨스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 만족해했을 작품.
_워싱턴 포스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 장면과 마침내 비밀이 드러나는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 책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_시애틀 타임스
학교에서 몸이 아파 조퇴한 날, 하루종일 집에서 읽게 될 법한 이야기. 어린아이의 시선을 유지하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해나 틴티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그것을 해낸다.
_뉴욕 타임스 북리뷰
● 본문 발췌
“누구한테나 기도는 필요해. 특히나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더더욱.”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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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훔쳤니?”
렌은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원래는 성 안토니오 이야기의 나머지 부분을 알고 싶어서 책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티베리우스 황제의 병을 고친 성녀 베로니카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고, 바위에서 샘물이 솟아나게 한 성 베네딕트와 앞치마에 장미를 가득 안은 성녀 엘리자베스에 관한 일화도 읽었다. 책을 소유함으로써 책갈피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도 왠지 자신의 일부가 된 기분이었다. 낮 동안 렌은 해가 지기를, 다른 아이들이 모두 잠들어 책을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는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다. 먹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게 더 좋았다. 잠자는 것보다도 좋았다. 렌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기적을 갖고 싶었어요.” (59~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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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거짓말했어요?”
“네가 사실대로 듣기를 바라지 않았으니까.”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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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알고 싶지 않아요.”
“좋아. 그게 네가 듣고 싶었던 얘기냐?”
“아니요.”
“거봐. 진실을 알면 그렇다고.”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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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하고 똑같은 애는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어.” 벤저민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고 렌의 뺨에 홍조가 번졌다.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몸이 떨렸다.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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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세상에서 가장 바라는 게 뭐야?”
난생처음 듣는 질문이었다. 답을 곰곰 생각할수록, 바라지 않는 것만 확실해질 뿐이었다. 방금 본 총에 맞기를 바라지 않았다. 길 위에 홀로 남겨지길 바라지 않았다.
“가족요.” 렌은 마침내 대답했다.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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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하기 전에 모든 면을 다 봐야 해.”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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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은 항상 나이가 들면 울음이 없어질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 흐느끼는 사내를 보면서, 눈물은 사라지는 법이 없다는 걸 알았다. (218~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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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친구가 필요한 법이야.”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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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불쾌한 일에 익숙해지느냐. 일을 하면서 감정을 걷어내고 당장 눈앞에 닥친 작업이 아니라 그 이후를 보는 거지.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무감각해지고, 그럼 못할 게 없다는 걸 알게 돼.” (389~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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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다 잃었지만, 소년은 텅 비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다. (392쪽)
옮긴이 | 엄일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기획과 잡지 편집을 겸하다 전업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이트 워치』 『비바, 제인』 『섬에 있는 서점』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 『고저스』 『거짓말 규칙』 『비극 숙제』 『샬럿 스트리트』 『너를 다시 만나면』 『미스터 세바스찬과 검둥이 마술사』 『함정』 등이 있다. 세라 워터스의 『리틀 스트레인저』로 제10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