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인의 책 소개
TOKEVI는 더욱더 작아지고 조금 더 사소해질 것입니다
‘도깨비’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이 잡지는
한국의 전통 생활용품을 선보이는 ‘호호당’에서 만듭니다.
호호당은 점점 잊혀가는 우리 문화를 우리 삶 속에 녹여내기 위한 물건들,
쉽게는 보자기, 윷, 한복, 배냇저고리 등을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호호당의 모든 제품에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채 물건을 사용하고, 간직하고,
물려주는 분 역시 도깨비라 칭하고 싶습니다.
도깨비는 한국의 오래된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오직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요괴입니다.
도깨비는 정해진 형태가 없기에
때로는 빗자루, 바위, 사람, 집, 나무 등에 깃들어
세상 곳곳에 영원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호호당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한국의 전통을 손끝에서 전해주는
물건, 사람, 장소 등을 도깨비라고 해석합니다.
전통이 그저 ‘있었다’로 남지 않고 ‘있다’로 느끼게 하는 것들이지요.
호호당을 10년 넘게 운영해오며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았습니다.
작은 물건 하나를 만든다 하더라도 읽고 들은 그 모든 이야기를
언제고 제대로 꼭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작고 사소한 것을 캐묻고, 멀지만 가까운 과거를 돌아보고,
머리보다는 발끝을 따라가는,
이상하지만 결국은 아름답고 아름다울 도깨비.
호호당은 도깨비가 되고 싶습니다.
이상해서 아름답고 아름다울 『TOKEVI』는 앞으로
더욱더 작아지고, 조금 더 사소해지는 데서 깊어질 것입니다.
우리들의 명절, 추석
이번 호에는 한국의 대명절 추석에 떠오르는 풍경을 담았습니다.
떠난 이를 기리는 차례, 마음을 전하는 선물, 한복과 보자기,
그리고 명절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특히나 『TOKEVI』 창간호를 준비하며
‘가볍고 부담 없는’ 차례를 소개하기 위해
편집부는 많은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차례’라는 것이 결국은
사랑이라는 당연한 결과를
재확인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다시금, 추석입니다.
명절 앞에 세상이 변하고 가족도 변해갑니다.
그러나 이 계절이 가을이라 하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움이라는 사랑이 그저 절기 같기만을 바라봅니다.
더불어 여러분 저마다의 명절이
나름의 방식으로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