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문학동네포에지060)
- 저자
- 권대웅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22-11-21
- 사양
- 84쪽 | 130*224 | 무선
- ISBN
- 978-89-546-9030-0 03810
- 분야
- 시
- 정가
- 10,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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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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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당나귀의 꿈』 『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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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황금 여울 / 민박 / 마음속 풍경 / 이곳 속 저 너머 / 봄날의 주문 / 삶을 문득이라 부르자 / 마음의 길을 물어 / 서쪽으로 난 하늘 / 저 집 / 화석 / 겨울 양수리 / 저 비 / 하늘색 나무대문 집 / 분꽃 / 빨간 불에서 파란 불로 바뀌는 순간 / 높은 아주 높은 / 깊은 아주 깊은 / 풍경
2부
봄비에게 길을 묻다 / 생은 다른 곳에 1 / 생은 다른 곳에 2 / 꿈속에서 잠시 살다 갔네 / 메뚜기떼가 오고 있다 / 영등포 / 천국보다 낯선 / 저 나비 / 쳇 베이커를 아십니까 1 / 쳇 베이커를 아십니까 2 / 서울역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 내 몸에 짐승들이 / 흰구름의 날들 / 세월의 갈피 / 솜틀집 / 햇빛이 말을 걸다 / 블루 슈 다이어리 / 당나귀의 꿈 2
3부
꽃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 호박등 / 장독대가 있던 집 / 2월의 집 / 나 홀로 지상에 / 기다리는 편지 / 새로운 도시 1 / 새로운 도시 2 / 쇼윈도 / 초승달 / 가문비나무 숲에 두고 온 저녁 / 8월의 눈사람 / 맨드라미에게 부침 / 십우도 / 휘어진 길 저쪽 / 인생 / 어두운 둥지 / 쓰봉 속 십만원 /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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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 편집자의 책 소개
호수는 정작 새를 담고 있는데
그 위를 나는 새는
물속에 비치는 것이 또다른 새인 줄 알고
다가가지 못한 채 호수 위를 맴돌기만 하네 _「마음속 풍경」 부분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_「햇빛이 말을 걸다」 부분
마음이 밖으로 나와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볼 때가 있다
골목길에서
둥근 회전문이 돌아가는 건물 앞에서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에서 _「쇼윈도」 부분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권대웅 시인의 두번째 시집 『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를 문학동네포에지 60번으로 복간한다. 2003년 초판 발간으로부터 꼬박 19년 만의 일이다. 첫 시집 『당나귀의 꿈』(1993) 이후 10년 만에 묶은 시집이며 총 3부 55편의 시들로 짜여져 있다. 초판 해설에서 이승하는 권대웅의 시에서는 “슬픔의 핵 혹은 비애의 정수”가 느껴진다고 말한다. 권대웅은 ‘외로움’과 ‘그리움’을 기본적인 정신세계로 하여 독자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다. 그가 그려낸 풍경화 앞에 서면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영혼이 정화되는 개운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쓸쓸함과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감동이 권대웅의 시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이 아닐지 이승하 시인은 묻는다. 이문재 시인은 그의 시를 읽는 동안 도무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며, 순정한 언어들을 따라가다보면 꽃이 피어나고, 뿌리가 깊어지며, 저기 산맥까지 늠름해진다 한다. 그런가 하면 말간 눈물과 환한 햇빛이 부둥켜안고 있는 그의 마음속 황금여울은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은 슬픔이자, 따뜻하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적요로움이다.(정끝별) 시집을 복간하며 시인은 말한다. 어딘가 두고 온 생, 그 기억과 감정과 풍경들이 살아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파란 신호등이 켜져도 건너지 못했던 그 생의 한때를 당신에게 바친다고(개정판 시인의 말).
네 눈 속 깊은 곳에
참고 있던 맑은 눈물이 흘러서
봄날 환한 햇빛 위를 날아가네
아 눈부셔라
수정처럼 투명한 네 눈물이 햇빛과 만나는
저 슬픔이 눈부셔
새들은 그 공중을 지나가다가
그만 눈이 멀어버렸네
―「황금 여울」 전문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