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 추천!
“바야흐로 신화는 판타지와 메타버스로 우리 곁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재서 교수와 함께 떠나는 신화 여행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
신화로 우리의 삶과 문화 그리고 미래를 읽은 신화논설집『사라진 신들의 귀환』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정재서는 일찍이 동양신화의 고전 『산해경』을 번역, 소개해 우리 지식사회에 동양적 상상력의 화두를 던졌다. 또한 그리스 로마 신화 중심의 상상력을 탈피해 동서양 통합의 상상력으로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상력을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15년 전 펴낸 『사라진 신들과의 교신을 위하여』는 신화비평에서 선구적 의미를 지닌 저작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제 ‘사라졌던 신화의 귀환’에 대해 다함께 이야기할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사람들은 왜 다시 신화를 찾기 시작했는가?
『사라진 신들의 귀환』은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신화란 무엇인가?’에서는 신화의 일반적 개념과 정의를 설명하고 그것이 지닌 사회적 기능, 특히 상상력, 이미지, 스토리가 문화산업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서술했다. 또한 잘 알려진 서양신화보다 동양신화가 더욱 큰 가능성을 지녔다고 이야기한다. 2장 ‘신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이토록 오래된’ 신화가 새로운 시대와 어떻게 조우하는지 정신적, 실용적 차원 양 방면에 걸쳐 설명하고 AI 시대에 대한 신화적 독법을 제시했다. 3장 ‘신화로 읽은 세상’에서는 신화를 통해 세월호 이야기, 사회에 만연한 폭력 이야기 등 일상을 관통하는 현실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본다. 4장 ‘신화로 읽은 책들’에서는 『산해경』을 비롯한 신화 관련 도서들을 신화학자의 관점에서 논평했다. 이 도서들에 관한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찾으려 하는 신화 귀환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5장에서는 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청소년들과 기업인, 작가, 학자, 예술가, 기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대담을 생동감 있게 기록했다.
우리 삶의 원형, 신화
신화는 우리 삶의 원형이다. 멀리 떠나온 사람이 자연스레 고향을 찾아가듯, 결국 삶의 원초적 이야기를 담은 신화를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세월이 흘러도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과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서양과 동양의 여러 신화들을 들여다보면, 신화 속 영웅의 삶은 모두 집을 떠나 모험을 하고 돌아오는 ‘출발-모험-귀환’의 구조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신화는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파악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영웅이 괴물을 처치하거나 요마와 투쟁하는 일은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해 마음속의 과도하고 부적절한 생각들을 극복하려 애쓰는 일에 비유될 수 있다.
우리는 바야흐로 과학만능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과학만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독특한 존재다. 아주 중요한 일을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하기도 하고, 용꿈을 꾸었다며 작은 확률에 아랑곳하지 않고 복권을 사기도 한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밤하늘에 뜬 달과 수많은 별을 보면서 여전히 설렐 수 있는 우리는 어쩌면 신화시대 인류의 마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아바타>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신화는 상상력의 시원이다. 정재서에 의하면 <아바타>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화적 상징에 기초한 영화다. 수메르신화, 인도신화, 그리고 ‘포카혼타스’ 이야기까지 여러 가지 스토리와 물활론적 관념, 생명의 연대성 등 신화적 사유가 이 영화 안에 어우러져 있다. 오래된 신화에서 모티프를 따온 스토리임에도, 오늘날의 우리는 이를 여전히 신비롭고 신선하게 느낀다. <아바타> 시리즈는 기술적으로 놀라운 영화일 뿐만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스크린 속의 세상에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의 삶을 신화를 토대로 이식해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아바타>와 같은 작품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러한 지식을 체득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에게 <아바타>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은 영화 대작의 출현은 남의 일만이 아닐 것이다.
신화는 어떻게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는가?
『사라진 신들의 귀환』은 신화의 중요성을 전문가가 아닌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단어와 예시들을 활용해 쓰였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신화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친숙한 영화와 드라마를 예로 들기도 한다.
AI,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으로 수식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멀미가 날 만도 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스스로의 근원적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신화는 인류의 본질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자 문화의 원천이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사라진 신들의 귀환』은 신화와 함께하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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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서 교수는 줄기차게 우주는 스토리로 구성된 것이며 그 스토리의 원천이 신화에 있음을 설파해왔다. 바야흐로 신화는 판타지와 메타버스로 우리 곁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우리가 아는 신들과 더불어, 속절없이 사라졌던 동양의 신들이 귀환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정재서 교수와 함께 떠나는 신화 여행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 여행의 종착점에서 생태와 치유의 곤륜산을 오르는 행복을 맛볼 것이다.”
_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