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독서 단원’과 ‘연극 단원’을 아우르는 문학동네 어린이희곡 시리즈
2015년부터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초등 국어 교과서에는 독서 능력을 심화하는 ‘독서 단원’, 대본을 바탕으로 연극을 하는 ‘연극 단원’이 새롭게 도입되었다. 이에 발맞추어 문학동네는 아이들이 한 권의 책이 지닌 즐거움과 감동을 온전히 경험하고, 직접 이야기 속 인물이 되어 보며, 함께 연극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소통하며 협동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2019년 3월부터 ‘어린이희곡’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중 『어린이희곡 돌 씹어 먹는 아이』와 『어린이희곡 삼백이 이야기 일곱 마당』은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독일 뮌헨청소년도서관에서 선정하는 주목할 만한 어린이·청소년 책 목록(화이트 레이븐스)에 오르기도 했다.
문학작품으로서만이 아니라 연극을 하기 위한 대본으로서의 희곡을 염두에 두었으며, 해당 작품으로 아이들이 교실에서 연극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안내문을 각 권에 넣었다. 어느덧 열한 번째 권에 이른 문학동네 어린이희곡 시리즈는 앞으로도 희곡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작품들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요스요스 야호 쥬스쥬스 야하, 사랑이 항상 이긴다!”
작고 서툴지만 마음 착한 아이들의 힘 나는 모험 이야기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쿵푸 아니고 똥푸』에 실린 세 편의 동화 중 「쿵푸 아니고 똥푸」 「라면 한 줄」 두 편을 희곡으로 각색했다. 『쿵푸 아니고 똥푸』는 작고 서툰 어린이들이 뜻밖의 어려움에 처하지만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모은 동화집으로, 출간 이후 동화동무씨동무 선정도서, 여성가족부 추천 나다움어린이책 ‘다양성’ 부문 선정도서, 창비어린이 평론 현장에서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등 독자와 평단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20년 넘게 다양한 형식의 무대극으로 관객들을 만나 왔고, 전주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연극’을 강의하고 있는 최기우 극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원작의 의미를 충실히 살리면서, 소리 내어 따라 읽고 싶어지는 흥겨운 대사와 극적인 장면들을 더하여 희곡 장르만의 재미를 높였다.
동화가 희곡으로 각색되면서 등장인물과 구성, 세부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떤 요소가 지문이 되고 어떤 요소가 대사가 되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장르 간의 차이를 짚어 보는 것은 색다른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원작을 희곡으로 각색하는 교과 과정과도 연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내용 소개
첫 번째 이야기 「쿵푸 아니고 똥푸」
친구들 앞에서 똥싸개가 된 탄이, 똥푸맨에게 우주 최고의 무술 똥푸를 전수받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 똥푸맨을 불러 줘.”
탄이는 교실에서 그만 바지에 똥을 싸고 만다. 낙담한 탄이 앞에 황금빛 똥푸맨이 등장하고, 똥의 위대함과 함께 우주 최고의 무술 똥푸를 전수한다. 자신감을 채우고 걱정은 날려 버리는 똥푸맨의 활약에 힘입어, 탄이는 놀리는 아이들 앞에서도 당당해진다. 다음 날, 탄이는 변기에 앉아 외친다. “멸치, 돼지, 두부, 깻잎이여! 당신의 몸과 마음을 나에게 주었으니 나는 힘을 낼 거야. 또오오오오옹푸!” 해마다 미뤄지기만 하는 엄마의 고향 필리핀 방문을 돕기 위해서다. 탄이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실수를 딛고 성장하는 어린이의 굳센 마음이 독자에게도 힘을 주는 작품이다.
두 번째 이야기 「라면 한 줄」
겁쟁이 시궁쥐 ‘라면한줄’에게 내려진 쥐덫 뺨치게 무시무시한 임무는?
“이제부터 ‘라면한줄’이 아니라, ‘대단한 라면한줄’, 아니, ‘진짜, 완전, 엄청 대단한 라면한줄’이에요!”
무시무시한 외눈박이 고양이가 나타난 이후로 하수구시 시궁쥐들은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시궁쥐들은 결국 외눈박이의 목에 방울을 달기로 하고, 가장 작고 어린 ‘라면한줄’에게 이 중대한 임무를 떠맡긴다. 라면한줄이 믿을 거라곤 매일 밤 꾸준히 라면 한 줄을 구해 온 성실함과, 부르면 요정이 나타난다는 엄마의 자장가 “요스요스 야호 쥬스쥬스 야하”뿐. 하지만 외눈박이 고양이를 찾아낸 라면한줄은 뜻밖에도 곤경에 처한 외눈박이를 목격하게 된다. 라면한줄의 선택을 통해 진정한 힘과 용기란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 희곡 속 한 장면
탄이 (눈물을 주먹으로 쓱 닦으며) 똥푸맨이 뭐예요?
똥푸맨 똥푸 하는 똥이지.
탄이 똥푸요?
똥푸맨 똥푸는 우주 최고의 무술이야. 아, 쿵푸랑 헷갈리면 안 돼.
탄이 쿵푸 아니고 똥푸?
똥푸맨 그렇지. 쿵푸 아니고 똥푸! 너 아주 똑똑하구나.
_「쿵푸 아니고 똥푸」 중 한 장면
라면한줄 아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을까요?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엄마 (라면한줄을 꼭 안으며) 넌 이미 아빠처럼 용감하단다.
라면한줄 제가요?
엄마 매일 밤 혼자서 라면 한 줄을 구해 왔잖니. 겁이 났을 텐데도 말이야.
라면한줄 아!
엄마 너 자신을 믿어. 세상을 멋지게 쪼르르 하렴.
_「라면 한 줄」 중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