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맞은 온도로 지속되는 우정의 힘,
꿀벌에게서 얻는 지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는 연대의 이야기
★ 굿모닝 아메리카 북클럽 선정 도서
★ 라이브러리 리즈 선정 도서
★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
★ <피플> <워싱턴 포스트> <NY 포스트> 등 추천 도서
『벌들의 음악』은 작가이자 양봉가이기도 한 아일린 가빈의 소설 데뷔작으로, 각자의 아픔을 지닌 세 사람이 함께 벌을 키우며 우정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기분좋은 온기와 반짝이는 희망, 서로를 지켜주는 우정, 그리고 인간뿐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연대의 마음으로 가득한 이 소설은 2021년 출간되어 전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굿모닝 아메리카 북클럽, 라이브러리 리즈,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에 이름을 올리며 독자들의 커다란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피플> <워싱턴 포스트> <NY 포스트> 등 여러 매체의 추천 도서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불운한 사고로 걷지 못하게 된 열여덟 살 제이크, 갑작스레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서 회복하지 못한 마흔넷의 앨리스,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른 뒤 불안과 자책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린 스물넷의 해리.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이들 세 사람은 우연한 사고와 예기치 못한 기회로 함께 지내며 특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이 우정은 세 사람 모두의 마음을 위로하며 이들의 삶에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을 가져온다. 직업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휠체어를 타는 “특이하게 망한” 제이크도,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깨달음으로 온몸이 묵직하게 아파오는 앨리스도, 스스로를 “A급 멍청이”라고 자조하는 해리도, 정교한 밀랍으로 빚어진 벌집처럼 이들을 보호하며 자라나는 우정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며 슬픔의 긴 터널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벌들과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는 상처 입은 마음속 텅 빈 공간에 벌꿀 색깔의 따스함을 더하고, 그 따뜻함은 독자의 마음으로도 이어져 특별한 울림을 선사한다.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는 팍팍한 일상에 잔잔한 휴식과 위로가 되고, 각자의 결핍과 슬픔 속에서 손잡고 연대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벅차오르게 한다. 더불어 꿀벌의 생태와 아름다움에 대한 문장들은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포근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벌통들 앞에 앉아 가슴에서 울리는 윙윙 소리를 느끼고 있는 것만 같다. 벌들의 음악소리가 선사하는 평온함을 만끽하면서.
타인과 연결될 뜻밖의 길과 새 출발이라는 반짝이는 약속,
그리고 자신만의 벌집을 찾는 황홀한 여정
봄을 맞아 새로운 꿀벌을 분양받아서 집으로 돌아가던 앨리스는 어두운 도로에서 휠체어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히 반대편으로 핸들을 꺾는다. 그 바람에 트럭 짐칸에 실려 있던 벌통 일부가 도로로 떨어지고 꿀벌 수백 마리가 혼란스러워하며 벌통을 빠져나온다. 휠체어에 타고 있던 이는 산책을 나왔던 제이크. 파티가 열린 친구 집 2층 지붕에서 장난을 치다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하반신마비가 된 제이크는 사고 이후 친구들을 피하기 위해 과수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날은 음악을 들으며 휠체어를 움직이다 뒤에서 트럭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렇게 조우한 십대 소년과 사십대 여성은 서로의 무탈함을 확인하다가 벌통과 꿀벌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고, 뜻밖에도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앨리스는 카운티 개발 부서에서 일하며 취미로 벌을 키우는 양봉가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이 첫 데이트에서 선물한 벌통 하나로 시작해 현재는 스물네 개의 벌통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여름까지 벌통의 수를 백 개로 늘리기 위해 파트타임을 구하는 공고를 낸 상황이었는데, 제이크가 아버지로부터 불쾌한 대우를 받는 걸 목격하고 충동적으로 소년을 고용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여기 공고를 보고 찾아온 해리가 합류한다.
해리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어릴 때부터 남에게 잘 속고 자신의 것을 쉽게 빼앗겨온 아이였고, 급기야는 친구들 꾐에 넘어가 도둑질을 하다 혼자만 도망가지 못하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얼마 전 가석방된 뒤 삼촌의 트레일러에서 지내던 중 앨리스가 낸 채용공고를 발견한다.
제이크는 무거운 것을 들거나 자유로이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양봉복이나 장비 없이도 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양봉에 큰 재능을 보이고 심지어 다른 이들은 듣지 못하는 여왕벌의 소리를 구분하기도 한다. 해리는 묵묵하게 일하며 제이크가 휠체어를 탄 채로도 작업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작업대를 만들어주는 등 힘을 보태고, 언제까지나 혼자일 줄만 알았던 앨리스는 의외로 이 청년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앨리스가 출근한 뒤 혼자 벌통을 탐구하던 제이크는 이웃 과수원 근처의 벌통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다. 앨리스는 퇴근 후 제이크와 함께 벌통들을 살펴보고 남편이 처음 사준 벌통을 포함해 가장 오래 보유해온 벌통의 벌들이 죽어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웃 과수원에서 ‘수프라그로’라는 대기업에서 홍보를 위해 무료로 배포한 살충제를 며칠 전에 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앨리스는 수프라그로의 살충제가 다른 지역에서 벌들의 집단 폐사를 일으켰다는 정보를 접한 후 그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죽은 벌들의 검사를 의뢰하고, 양봉협회 모임에 나가 과수원들이 수프라그로 살충제를 사용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 추천사
지금 내게 필요했던 바로 그 책. 이 책을 읽으며 울고 웃었고, 마지막엔 아무리 망가지고 막다른 길에 몰렸다 해도 우리 모두에겐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믿음을 다시금 되찾았다. 오래 지속되는 우정의 힘과 새 출발이라는 반짝이는 약속에 관한 이 능숙하고 연민 가득한 이야기는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다. 가슴 아프면서도 동시에 희망을 주는 소설. _애비 데어(소설가)
스스로 선택한 가족과 새로이 찾은 집 그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관한 희망적이고 행복감을 주는 이야기. 하지만 이 소설을 노래하게 만드는 것은 놀라우면서도 복잡하고 흥미로운 벌들이다. _로리 프랭클(소설가)
이 경이로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꿀을 간절히 열망한다. 벌집이라는 복잡한 기적이 그토록 심오하고 놀라운 인생의 교훈을 품고 있을 거라고 누가 알았겠는가.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이야기는 비탄이 당신을 어떻게 깨트리는지 그 핵심으로 곧장 다가간 뒤 타인과 연결될 뜻밖의 새로운 길로 독자를 인도한다. _주디 블런델(소설가)
모든 페이지가 희망으로 가득하고, 인간이 다른 인간과 그리고 자연과 맺는 떼어낼 수 없는 상호관계에 관한 메시지로 빛난다. 『벌들의 음악』은 어딘가에 소속되고 역경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만의 벌집을 찾는 여정에 관한 황홀한 소설이다. _키라 제인 벅스턴(작가)
따뜻하고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디테일이 가득한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소설 속 외톨이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_J. 라이언 스트라돌(소설가)
‘결점’이 사실은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멋지게 상기해주는 다정한 소설. _워싱턴 포스트
벌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과 우정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결합한 더없이 훌륭한 데뷔작. _피플
▶ 본문에서
어쩌면 최악은, 이 비참한 삶에서 어떤 일도 더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점인지도 모른다. _24쪽
여왕 페로몬은 “다 괜찮다”고, “우리는 모두 함께야”라고 말해준다. 또 “너희는 여기에 속해”라고도. _88쪽
제이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집의 안락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것에 가까운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감각이 가슴속에 깃들었다. 그는 흉골에 손을 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호흡을 느꼈다. 이 감각은 대체 뭘까? 느껴지는 것에 이름을 붙이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렸다. 평온함. 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그 모든 순간이 그의 내면에 서서히, 하지만 확실히 평온함을 선사하고 있었다. 마치 꿀벌이 꿀 저장소를 쌓는 것처럼. _211쪽
그는 이제 특이하게 망한 제이크였다. 열여덟 살에 직업도 없고 음악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휠체어를 타는 제이크. 목에 뭔가 걸린 것처럼 갑갑했다. 자기 삶이 처한 상태를 생각하면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그때 그는 양봉장을 내다보았다. 피로한 두 손에 힘을 풀었다. 그리고 자신이 들은 소리와 목격한 아름다움을 떠올렸다. 앨리스에게 말해줄 모든 것을 생각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쁨의 불꽃이 피어나는 게 느껴졌다. 너무나 새로운 일이었다. 놀라운 일. _221쪽
그것이 그녀의 본질이었다. 그냥 앨리스. 그러니 괜찮을 것이다. 그래. 호흡이 조금씩 느려지고 있었다. 스스로가 진정으로 누구인지에 대해 그녀는 만족할 수 있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녀는 오직 그녀 자신에게만 속할 것이다. 그러자 물이 흐르던 수도꼭지를 잠근 것처럼 불안이 뚝 멎었다. 슬픔의 말끔한 가장자리를 느낄 수 있었지만, 그것은 침착해진 감정, 통제할 수 있는 감정이었다. 앨리스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쓰지 않은 채 강변에 서 있었다. 봄 소나기를 흠뻑 맞으며 엉엉 우는 통통한 중년 여자가 거기 있었다. _256~257쪽
그리하여 마흔네 살 먹은 앨리스 홀츠먼, 카운티 개발 부서 책임자의 부하직원이자 양봉가, 부모도 남편도 잃은 사람, 누구의 엄마도 아닌 이 여성은 세 청년과 미루나무 아래에 앉아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곳에 모여, 돌아가면서 한 명씩 울고 또 웃는 이들은 정말이지 이상한 조합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이따금 일어나기 마련이다. 슬픔이 일상적인 제약들을 끊어내고 분출되는 일. 그 슬픔 안에서 그들은 진실하고도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그런 모습을, 진실로 타인을 바라보고자 한다면, 그 태도가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_284쪽
마음속의 그릇이 느껴졌다. 슬픔이 담긴 그릇, 그리고 슬픔의 테두리를 두르는 삶의 나머지 부분들, 그 모든 것이 마치 정교한 밀랍으로 빚어진 벌집처럼 슬픔을 보호해주려 자라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_310쪽
“벌들이 나를 구해준 것 같아. 그러니까, 내 삶의 많은 부분은 아직도 엉망진창이지만, 저기 양봉장에 나가 있을 때는…… 와아, 내가 거기에 속한다고 느껴. 내가 그 일부인 것처럼.” _383~3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