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50호
- 저자
- 엘릭시르 편집부
- 출판사
- 엘릭시르
- 발행일
- 2023-11-30
- 사양
- 306쪽 | 판형 170*240mm
- ISBN
- 9 772384 289005 11
- 분야
- 산문집/비소설, 에세이/비소설, 교양
- 정가
- 15,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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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소설
사라 패러츠키의 「불의 심판」은 패러츠키의 유명한 탐정 V.I. 워쇼스키가 등장하지 않는 시대물이다. 20세기 초 미국 캔자스 주의 외딴 농장에서 인종차별과 여성혐오가 뒤엉키며 무시무시한 결말로 이어진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바 있는 작가 마틴 리몬의 「부산의 밤」은 1970년대 초중반 부산을 배경으로 한다. 《미스테리아》 47호에 게재되었던 「암시장 수사대」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하는 ‘수에뇨와 배스컴’ 시리즈다. 수에뇨와 배스컴 컴비는 부산 텍사스 거리에서 벌어진 폭행 및 강도 사건을 수사한다. 렉스 스타우트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네로 울프를 저버리고 다른 곳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러 간 아치 굿윈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가 악몽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기획 기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재해 관련 소식들이 훨씬 잦아지고 또 그 기간이 상상 외로 길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근심과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 《미스테리아》 50호 특집은 이와 같은 동시대적 불안을 미스터리 장르를 경유하여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사람이 아니라 자연 자체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며,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고 심지어 인간의 취향과 필요에 의해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오만함이 얼마나 섣부른 것인가, 자연이 인간의 운명을 어떤 식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를 돌이켜볼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또한 실제로 기후변화가 현실 세계의 범죄와 상호적으로 갖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자연이 빚어낼 수 있는 물리적/정신적 재난을 통해 인간은 반드시 자연에 기대어서, 그리고 자연과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당연한 진실을 공유하고자 했다.
정은지 작가는 조지핀 테이의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과 이 소설이 바탕으로 한 실화 사이를 오가며 세계대전 이후 영국 사회의 격변이 ‘쟁반’ 위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되었는가를 펼쳐낸다.(‘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한국에서도 점차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간병 살인의 경우를 다루며 이와 관련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돌이켜본다.(‘NONFICTION’) 곽재식 작가는 1950년대 초 부산에서 발견되었고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은 ‘불타는 남자’에 얽힌 당시 시대상을 추적한다.(‘PULP’) 올해로 7회를 맞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의 결과도 아울러 소개한다.
주목할 만한 신간을 다루는 ‘취미는 독서’ 코너에서는 앤서니 호로위츠의 『중요한 건 살인』, 캐트리오나 워드의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 조선희의 『매구를 죽이려고』, 시모무라 아쓰시의 『내 이름의 살인자』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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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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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발표
SPECIAL Force of Nature
클로즈드 서클을 빠져나오다 : 박현주
파괴와 부흥의 틈새에서―전후 일본 대중문화와 재난에 대한 소고 : 하성호
기후변화와 범죄 발생-국내외 연구 추세와 함의 : 라광현
태풍이 지나가고 : 권채령
저산병(低山病)을 겪는 사람―『신들의 봉우리』와 『생환자』를 중심으로 : 이토명
스펙터클이 없는 재해―제인 하퍼의 『드라이』와 가뭄 소설들 : 유진
자연이라는 덫―다섯 권의 미스터리 추천작 : 박을진, 김유진, 김용언
취미는 독서
앤서니 호로위츠의 『중요한 건 살인』
캐트리오나 워드의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
조선희의 『매구를 죽이려고』
고니시 마사테루의 『명탐정으로 있어줘』
츠지도 유메의 『그림자 인간』
할런 코벤의 『네가 사라진 날』
정해연의 『선택의 날』
시모무라 아쓰시의 『내 이름의 살인자』
CULINARY 쟁반 위의 잉글랜드―조지핀 테이의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 정은지
NONFICTION 간병의 끝 : 유성호
PULP 불타는 남자 : 곽재식
SHORT STORY
사라 패러츠키 「불의 심판」
마틴 리몬 「부산의 밤」
렉스 스타우트 「크리스마스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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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지난 1000년을 통틀어 지구상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이 폭발한 것은 1815년의 일입니다. 4월 5일과 10일, 이틀에 걸친 대폭발은 “밤하늘의 별을 온통 뒤덮을 만큼 강렬한 불길”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는 돌멩이들과 뜨거운 비와 화산재, 그리고 화산 태풍으로 이어지며 단숨에 주변 지역을 초토화시켰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마그마가 꿀렁거리며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그만큼의 대량의 수증기와 화산재 구름이 발생했습니다. 쓰나미가 몰려오고 땅이 가라앉거나 갈라졌습니다. 화산 폭발 직후 가까스로 살아남은 얼마 안 되는 사람들도 연속된 재난과 식수 오염 등으로 인해 병들고 굶어 죽었습니다. “역사상 화산으로 인한 사망자 수로는 최대 규모”로 꼽히는 10만 명 이상의 사람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숨을 거둔 것입니다.
탐보라 화산 폭발은 그 며칠간의 재난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앞서 1809년에 있었던 (이름 불상의) 화산 폭발 이후 몇 년 뒤 탐보라까지 폭발하면서 “이후 10년 동안 지구 전체적으로 평균 기온이 화씨 1.5도” 떨어진 “극심한 이상 저온”이 발생했고, 전 세계적으로 “홍수, 가뭄, 폭풍, 여름 서리” 등의 자연재해를 불러일으켰으며 1810년대를 통틀어 “농업, 식량 공급, 질병 환경 등의 측면에서 인류 사회에 괴멸적인 재앙”을 안겨주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1816년은 유럽에서 아예 ‘여름을 잃어버린 해(The Year Without a Summer)’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유럽 곳곳에서는 그해 여름 “맑은 날이 단 하루도 없었”고, 먹구름과 폭풍과 장대비로 점철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잘 몰랐지만, 탐보라 폭발 이후 각종 분출물과 가스가 성층권까지 도달하여 두터운 에어로졸(aerosol)을 형성했고 그로 인해 태양 복사열이 지구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통상적인 기온 시스템이 망가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리고 그해, 스위스를 여행하던 시인 퍼시 셸리와 그의 아내 메리 셸리, 메리의 동생 클레어 클레어몬트, 시인 바이런, 의사 존 폴리도리는 폭풍우 때문에 숙소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들려주는 것으로 지루한 밤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회합 자리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폴리도리와 바이런의 합작 「뱀파이어」입니다. 특히 퍼시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을 두고 “폭풍의 강렬한 에너지와 격변 속에서” 소설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 같았다고 썼습니다.(각주 1) 『프랑켄슈타인』이야말로 탐보라가 빚어낸 뜻하지 않은 산물, 자연재해로부터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발견하는 상상력의 결과물이라고 지칭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난 1, 2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재해 관련 소식들이 훨씬 잦아지고 또 그 기간이 상상 외로 길어지면서,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그런 재해를 겪지 않은 이들에게도 불안과 걱정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사실 미스터리 소설은 이상기후를 다루기에 아주 적합한 장르는 아닙니다. 미스터리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감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은 특정 분위기를 자아내는 배경이라든가 감정의 메커니즘에 작동하는 하나의 요소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 문제를 다룬다면 환경오염이라든가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적 재난의 배후를 파헤치는 쪽으로 가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미스테리아》 50호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 자체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고 심지어 인간의 취향과 필요에 의해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오만함이 얼마나 섣부른 것인가, 자연이 인간의 운명을 어떤 식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를 돌이켜볼 수 있는 작품들로 가능한 한 골라보았습니다. 또한 실제로 기후변화가 현실 세계의 범죄와 상호적으로 갖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주변의 세계에 대해 정말 주의를 기울이고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급박한 시기에 놓여 있다는 점을, 미스터리 독서를 통해서도 떠올릴 수 있기 바랍니다.
소설
사라 패러츠키의 「불의 심판」은 패러츠키의 유명한 탐정 V.I. 워쇼스키가 등장하지 않는 시대물이다. 20세기 초 미국 캔자스 주의 외딴 농장에서 인종차별과 여성혐오가 뒤엉키며 무시무시한 결말로 이어진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바 있는 작가 마틴 리몬의 「부산의 밤」은 1970년대 초중반 부산을 배경으로 한다. 《미스테리아》 47호에 게재되었던 「암시장 수사대」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하는 ‘수에뇨와 배스컴’ 시리즈다. 수에뇨와 배스컴 컴비는 부산 텍사스 거리에서 벌어진 폭행 및 강도 사건을 수사한다. 렉스 스타우트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네로 울프를 저버리고 다른 곳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러 간 아치 굿윈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가 악몽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기획 기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재해 관련 소식들이 훨씬 잦아지고 또 그 기간이 상상 외로 길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근심과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 《미스테리아》 50호 특집은 이와 같은 동시대적 불안을 미스터리 장르를 경유하여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사람이 아니라 자연 자체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며,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고 심지어 인간의 취향과 필요에 의해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오만함이 얼마나 섣부른 것인가, 자연이 인간의 운명을 어떤 식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를 돌이켜볼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또한 실제로 기후변화가 현실 세계의 범죄와 상호적으로 갖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자연이 빚어낼 수 있는 물리적/정신적 재난을 통해 인간은 반드시 자연에 기대어서, 그리고 자연과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당연한 진실을 공유하고자 했다.
정은지 작가는 조지핀 테이의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과 이 소설이 바탕으로 한 실화 사이를 오가며 세계대전 이후 영국 사회의 격변이 ‘쟁반’ 위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되었는가를 펼쳐낸다.(‘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한국에서도 점차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간병 살인의 경우를 다루며 이와 관련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돌이켜본다.(‘NONFICTION’) 곽재식 작가는 1950년대 초 부산에서 발견되었고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은 ‘불타는 남자’에 얽힌 당시 시대상을 추적한다.(‘PULP’) 올해로 7회를 맞은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의 결과도 아울러 소개한다.
주목할 만한 신간을 다루는 ‘취미는 독서’ 코너에서는 앤서니 호로위츠의 『중요한 건 살인』, 캐트리오나 워드의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 조선희의 『매구를 죽이려고』, 시모무라 아쓰시의 『내 이름의 살인자』 등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