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학의 거대한 태풍의 눈 미셸 우엘벡
그가 창조해낸 현대 문화예술계의 지형도이자
21세기에 대한 적확한 비평
★ 2010 공쿠르상 수상작 ★
현존하는 프랑스 작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논쟁적인 작가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2010년 공쿠르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한 예술가의 통렬한 일대기로, 작가가 예언가적 시선으로 그려낸 현대 문화예술계의 정교한 지형도이자 21세기에 대한 적확한 비평으로도 읽힌다. 우엘벡은 그동안 천착해온 서구 자본주의 비판을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절정에 이른 블랙유머와 현기증나는 지적 언어를 통해 예술, 돈, 사랑, 아버지와의 관계, 죽음, 성공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을 이끌어낸다.
이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어느 고독한 현대 예술가의 통렬한 일대기
현대 미술가인 제드 마르탱의 삶과 예술활동의 궤적을 따라가는 소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겨울날 이젤 앞에서 고뇌에 휩싸였다가 끝내 작품을 찢고 패대기쳐버리는 제드에 대한 묘사로 끝나는 강렬한 도입부와, 그의 마지막 작품 경향과 생의 후반기를 보여주는 에필로그 사이에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제드의 유년 시절부터 작품활동 1기에 해당하는 시기의 이야기로, 그가 미슐랭 프랑스 지도들을 촬영하며 예술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는 작품활동 2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회화로 방향을 틀어 인간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갖가지 직업들을 그리게 된 이야기가 펼쳐지며, 작가 ‘미셸 우엘벡’과의 만남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3부에 이르러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어, 의문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자슬랭 형사의 이야기가 제드의 이야기와 맞물린다.
제드는 일견 남부러울 것 없는 부르주아 가정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건축가인 아버지는 늘 사업으로 바쁜 가운데 기숙학교에서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낸다. “인간관계에 대해 크게 낙관적일 수 없었”던 그에게 인간 존재란 그가 하는 일로만 설명될 수 있을 뿐이며, 그는 오로지 작품활동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예술가로 살아간다.
예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상업사진을 찍으며 생활하던 제드는, 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시골로 내려가던 길에 우연히 미슐랭 지도에서 미학성을 발견하고 이를 계기로 ‘지도 시리즈’를 시작한다. 얼마 후 제드는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문화예술계의 혜성 같은 존재로 떠오른다. 그러나 돌연 그때까지의 작품활동을 그만두고 칠 년 이상 두문불출하며 새로운 작업에 몰두한다. 놀랍게도 이때부터 그는 사진에서 회화로 방향을 틀어, 한 사회를 지탱하는 다양한 직업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직업 시리즈’와 ‘기업 연합 시리즈’를 발표한다. 이 작품들로 그는 다시 한번 예술계의 주목을 받게 되고, 작품 또한 엄청난 가격에 팔리며 부와 성공을 동시에 거머쥔다.
소설에서 제드 마르탱은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작품에만 매진하는 예술가로 그려진다. 사람도 별로 만나지 않고 사랑이든 우정이든 인간관계도 거의 맺지 않는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와의 사이도 소원한 편이며, 연인 올가와의 이별도 담담히 맞이한다. 문화예술계의 여러 유명 인사들을 만나지만, 피상적인 관계에 그칠 뿐이다. 그동안 우엘벡의 소설들에는 하나같이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끼는 인물들이 등장해왔고, 제드 마르탱 역시 이들과 같은 선상에 있는 소외되고 고립된 현대인의 초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에게서는 전작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엿보인다. 아버지의 관 뚜껑에 침을 뱉는 등(『플랫폼』의 미셸) 가족관계의 절멸을 보여주는 전작의 인물과 달리, 제드는 아버지를 위해 먼길을 마다않고 담배를 사오거나 질병에 시달리다 끝내 안락사를 택한 아버지를 말리려고 스위스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연인과 헤어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쏟는 모습 역시 이전의 우엘벡 소설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제드 마르탱, 그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뿐인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예술가로 살게 한 힘은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만 그럴수록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는 점점 커져간다. 아버지와 우엘벡의 초상화를 그리거나 말년에 올가에 대해 아련히 회상하는 것은 그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름의 방식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 ‘미셸 우엘벡’ 그리고 또다른 우엘벡
소설 속에서 확장된 작가의 완벽한 초상화
제드는 ‘직업 시리즈’로 두번째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전시회 카탈로그 발문을 부탁하기 위해 작가 미셸 우엘벡을 찾아간다. 우엘벡의 전작들에도 ‘미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은 여럿 등장했지만, 작가 미셸 우엘벡이 전면에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작품 속에 묘사된 우엘벡은 불콰한 안색에 머리는 헝클어지고 지저분하며 고약한 냄새가 나는, 세간의 관심에서 밀려난 예술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다른 사람을 관찰하듯 냉정한 시선으로 포착한 본인의 모습은 때로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통렬한 비판을 가하는 우엘벡의 자조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우엘벡이 소설 속에 자신을 등장시킨 것은 자기비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확실한 ‘나’의 목소리를 구축하며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키는 요소가 된다. 윌리엄 모리스나 토크빌에 대한 비평을 늘어놓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공산품이 너무 빨리 사라지는 것에 대해 “생산라인 결정권자의 파쇼적이고 무책임한 횡포”라며, 그리고 이것은 비단 공산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과 사람에게까지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대목에서는 예술과 사회 전반에 대한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소설에는 작가 ‘미셸 우엘벡’뿐만 아니라 우엘벡의 모습이 투영된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특히 주인공 제드에게서는 우엘벡과의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유년기에 부모의 부재를 경험했다는 점을 비롯해, 문학과 미술로 장르만 다를 뿐 둘 다 예술가라는 점,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 밖에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자슬랭 형사나, 우엘벡이 제드에게 소개하는 잊힌 작가 장루이 퀴르티스, 하다못해 자슬랭의 충견 미셸이나 미슈에게서도 작가 자신의 모습이 언뜻언뜻 나타난다.
통렬한 비판과 풍자, 유머와 멜랑콜리의 조화
이 시대에 대한 완벽한 사회학 보고서
문학평론가이자 공쿠르상 심사위원인 베르나르 피보가 극찬했듯이, 이 소설은 전형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예술과 자본주의, 언론, 공산품의 상징성, 문화상품의 가치 하락에 대한 주제로 놀랍도록 매끄럽고 능숙하게 스며든다. 제드가 예술작품 안에 세상을 재현하는 데 자신의 인생을 바쳤듯, 미셸 우엘벡은 『지도와 영토』는 물론, 모든 소설 속에 이 사회를 냉철한 시각으로 통렬하게 그리려고 노력해온 것이다.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는 제드 마르탱의 첫 전시회 제목처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소설은 언제나 현실보다 흥미롭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우엘벡 특유의 절망에 관한 서술에 블랙유머의 아이러니로 무장한 이 작품은 이 시대에 대한 사회학 보고서 그 이상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서늘하도록 예리하게 도려내 샅샅이 분석하고 관찰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순간에 뭉클하게 만들고 뒤돌아 눈물짓게 만든다. 다른 어떤 말로 축소하거나 대신할 수 없는 이 완벽한 소설은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철학적 사유로 가득한, 미로와도 같은 작품이다. 독자는 각자의 시각으로 작품을 읽어나가며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사
그간의 작품에 상을 수여하지 못한 잘못을 이제야, 바로잡을 수 있게 되었다! _공쿠르상 위원회
어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문학사에서 중대한 작품임은 인정해야 한다.
_베르나르 피보(문학평론가, 공쿠르상 심사위원)
우엘벡의 천재성이란, 이 시대의 거품과 가치를 동시에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도와 영토』는 논쟁의 여지 없이 가장 적확하고 완벽한, 21세기 초반에 대한 비평이다. _뤼마니테
작품을 찬양하거나 혐오하거나. 그러나 아무도 무관심할 수는 없다. 우엘벡은 이 소설로 프랑스문학을 유럽의 중심에 되돌려놓았다. _르몽드 데 리브르
우리는 폭탄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것은 유머와 풍자, 멜랑콜리의 불꽃놀이다. 미셸 우엘벡은 더이상 ‘공공의 적’이 아니다. _누벨 옵세르바퇴르
유머와 멜랑콜리, 스릴러의 총망라. 이 책은 엑스레이로 속속들이 들여다본 초상화다. _파리지앵
현대 프랑스 사회에 대한 신랄한 묘사. 작가의 특별한 재능을 관심 있게 지켜봐온 사람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_르몽드
세상과 삶에 대한 총결산이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자화상. _앵로퀴티블
예술, 죽음, 현대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찰. 작가의 역작이다. _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전 세계 모든 소설가는 우엘벡의 대담함 덕을 보았다. 작가의 무모함은 소설의 형식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사람들에게 소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상기시킨다. _선데이 타임스
예술의 강을 따라 죽음과 부패의 동굴까지 나아가는 우엘벡의 황홀한 여정은 날카로운 통찰력과 신랄한 유머, 문제적 아름다움 그리고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도발로 가득하다. _북리스트
▶ 본문에서
그는 크뢰즈 지역과 오트비엔 지역을 15만분의 1로 축소해놓은 이 미슐랭 지도만큼이나 훌륭하고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물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지도 속에는 세계에 대한 과학적 기술적 이해와 모더니티의 본질이 동물적 삶의 본질과 한데 섞여 있었다. 색깔로 구분되는 약호만 사용한 그림은 복잡하고 아름다웠으며, 완전무결한 명료함을 지니고 있었다. 중요도에 따라 달리 표시된 각각의 마을과 촌락들에서 수십, 수백여 생명과 영혼들의 맥박소리와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중 어떤 영혼들에게는 천형이, 어떤 영혼들에게는 영생이 약속되어 있을 터였다.
_본문 53쪽
전시실 입구에는 한쪽 구석에 2미터가량의 통로만 남겨둔 채 커다란 패널이 가로놓여 있었다. 제드는 그 패널 위에 게브빌러산맥 근처를 촬영한 인공위성사진과 같은 지역의 미슐랭 지도 확대사진을 나란히 붙여놓았다. 그 대조가 가히 충격이었다. 인공위성사진이 희미한 파란 얼룩이 흩뿌려진 어느 정도 균일한 초록색의 죽 한 사발에 불과해 보였다면, 지도는 지역구분선, 생동감 있는 길들, 지도의 시점, 숲, 호수, 언덕들의 그물망을 화려하게 펼쳐 보이고 있었다. 두 확대사진 위에는 검은색 대문자로 전시회 제목이 쓰여 있었다.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 _본문 81쪽
사랑이 초기단계일 때, 사람들은 대개 앞으로 닥칠 힘든 날들과 나아가 이별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간직하겠다는 희망으로 여행지의 모든 것에 감탄하기 일쑤다. _본문 96쪽
그가 관찰한 바로는, 인간 존재란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둘러싸고 형성되고, 전방위적 조직활동으로 완성되었다. 인생에서 일을 하는 시기가 끝나면, 갖가지 질병들에 걸리는 그보다 더 짧은 또다른 시기가 시작된다. 한편 인생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기에 종족을 재생산하려는 의도로 가족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집단에 소속되고자 애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드는 연인과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를 나눠 마시며 어렴풋이 생각했다. 그런 시도는 대개 ‘시간의 특성’과 관련된 이유로 불발에 그치게 마련이라고. _본문 107쪽
예술가라는 것, 그것은 그에게 무엇보다도 순응하는 누군가가 되는 것이었다. 예측 불허의 불가해한 메시지에 순응하는 것. 모든 종류의 종교적 믿음을 제외한다면 부득불 직관이라는 말로밖에 칭할 수 없는 이 메시지는, 삶의 모든 원칙과 자존심을 잃지 않고는 빠져나갈 방도가 전혀 없는 단호하고도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이 메시지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기 위해 한 작품을, 아니 나아가 한 시기의 작품 전체를 모조리 파괴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때로는 심지어 아무런 노선도, 대책도, 기약도 없이 작품을 파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고 오직 이런 점 때문에 예술가의 처지가 어렵다고 할 수 있는 것이리라. 또한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고 오직 이런 점 때문에 제드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주었던 그의 작품활동 제2기에 해당하는 작품들에서 그가 경의를 바친 갖가지 직업들과 예술가라는 직업이 구별되는 것이리라. _본문 108쪽
인간은 몇 년이고 혼자 일할 수 있고, 사실 그것이 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동안 작업한 결과물을 세상에 보여야 할 필요를 느끼는 순간은 늘 오게 마련이다. 세상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작품의 존재, 나아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에게 확인시키기 위해서이다. 사회 한복판에서 개인은 한낱 짤막한 픽션에 지나지 않는다. _본문 129쪽
“우리 역시 상품이오…… 문화상품. 우리도 곧 한물간 신세가 될 거요. 공산품들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서 말이오. 하지만 우리에겐 딱히 이렇다 할 기술 발전이나 기능 개선이 적용되진 않을 거요.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을 요구할 뿐이지. 하지만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오, 암, 아무것도 아니지……” _본문 174쪽
인간의 삶은 대개의 경우 보잘것없다. 인생은 한정된 몇 가지 일화로 간단히 요약돼버리고 만다. _본문 232쪽
삶은 때로 우리에게 기회를 주지만, 너무 비겁하거나 우유부단해서 그 기회를 덥석 움켜잡지 못하면 이내 거두어가버린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행복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어떤 순간이. 그 순간은 며칠 동안, 때로는 몇 주 혹은 몇 달 이상 지속된다. 대신 인생에 정말 단 한 번, 꼭 한 번뿐이다. 나중에 아무리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려 해도 불가능하다. 더이상 열정과 신뢰와 믿음을 위한 자리는 없고, 희미한 체념과 서로를 향한 서글픈 연민과 뭔가 일어날 수도 있었으리라는 적확하고 무의미한 감정만이 남을 뿐, 우리에게 주어졌던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만 증명한 셈이 되고 마는 것이다. _본문 255쪽
그의 삶은 현재 안주하고 있는, 완벽하게 마감처리된 이 아우디 A6 올로드 안과 같으리라. 고요하고 기쁨이 없는 상태, 요컨대 무감각한 중립 상태 말이다. _본문 273쪽
“세상은 비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드가 마침내 말했다. “그런데 살인을 저지른 놈이 세상을 더한층 비루하게 만들었어요.” _본문 363쪽
“아무 의미가 없는 것에서는 의미를 찾지 말아야 합니다.” _본문 397쪽
제드는 비교라는 간접적 방식에 의해 그 자신도 예순 살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놀라웠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나이가 들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타인을 통해 자신의 노화를 인식한다. 혼자서는 늘 영원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_본문 413~4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