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 저자
- 김현영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0-01-31
- 사양
- 신국판
- ISBN
- 89-8281-259-8 0381
- 분야
- 소설집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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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가
-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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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1997년 『문학동네』 하계문예공모에 단편 「여자가 사랑할 때」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온 뒤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신예작가 김현영의 첫 소설집. 신세대의 감각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남다른 재능의 작가 김현영은 얼핏 도발적으로 보이는 시선 너머로, 욕망에 유폐된 젊음의 이면에서 상처와 허무의 또다른 존재 방법을 탐사하는 진지한 인간학을 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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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현영은 1973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7년 『문학동네』 하계문예공모에 당선되었으며, 1999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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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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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새로운 감수성, 새로운 소설 공법
1997년 『문학동네』 하계문예공모에 단편 「여자가 사랑할 때」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온 뒤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신예작가 김현영의 첫 소설집. 신세대의 감각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남다른 재능의 작가 김현영은 얼핏 도발적으로 보이는 시선 너머로, 욕망에 유폐된 젊음의 이면에서 상처와 허무의 또다른 존재 방법을 탐사하는 진지한 인간학을 내장하고 있다. 신예작가 김현영의 첫 소설집 『냉장고』는 “젊은 세대의 문화적 경험에 상응하는 새로운 소설 공법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문학평론가 황종연) 의미 있는 성과로, 새로운 욕망학에 도전한 젊은 고투로 기록될 것이다.
욕망, 김현영 소설의 키워드
무엇보다 『냉장고』는 ‘욕망’에 관한 소설이다. 작가 김영하는 이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욕망. 김현영 소설의 키워드는 욕망이다. 그녀의 주인공들은 늘 뭔가 되고 싶어하고 어딘가 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욕망들은 실현되지 않는다. 무지개와 냉장고 사이, 김현영의 소설은 그 어디쯤에 있다.
문학평론가 권명아는 좀더 구체적으로 남성의 욕망에 의해 소거된 여성의 자궁, 그 텅 빈 욕망학을 읽어낸다.
김현영의 첫 소설집 『냉장고』는 욕망에 관한 소설이다. 그 욕망은 한편으로는 근대의 파국으로 선언되는 무한 증식하는 욕망이기도 하고, 테크놀로지로 상징되는 인간 욕망의 파국을 의미하기도 한다. (……) 욕망은 욕망을 욕망한다. ‘나’라는 인간 주체가 사라진 자리에 욕망이라는 주어가 들어선다. 그리고 욕망은 스스로 대상과 서술어를 구성한다. 이런 식으로 욕망은 무한 증식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냉장고』에서 김현영이 욕망에게 자리를 내준 ‘나’의 위치를 복원하려는 동시에 그 ‘나’란 어떤 나였는가를 질문한다는 점이다. 김현영이 찾아낸 답은 보편자로서의 ‘나’가 아니라 젠더(gender)화된 ‘나’이다. 그렇게 해서 김현영이 그려내고자 하는 것은 남성인 ‘나’의 파국에 의해 원치 않은 파국을 맞고 있는 무수한 여성적 주체들, 그들의 욕망학이다. ‘가장’이라는 ‘폼 나는 주체’를 위해 언제나 그들의 뒤에 남겨져 있던 ‘어머니’들은 이제 아버지들의 욕망의 이벤트에 참가하지 못한 채 냉장고에 음식을 꽉꽉 쟁여놓고 굶어죽고 만다.(표제작 「냉장고」). “언제나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가 빈 집에서 공포에 질려 홀로 죽어간 어머니(「그날 놀이터는 텅 비어 있었다」), 노트북과 섹스라는 글쓰기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남자와 그 남자의 욕망의 세계에 한 번도 초대되어 본 적도 없지만 그의 글의 주인공 노릇을 함으로써 그 욕망의 ‘노예’가 된 그녀(「아이콘이 있으세요」), 이들은 욕망의 생산자인 남성적 세계와 그 세계에 의해 소거되어버리는 여성적 세계라는 상징적 구도를 함축한다. (『문학동네』2000년 봄호 ‘리뷰’에서 발췌 인용)
팝콘보다 가벼운, 그러나 아프디 아픈 발랄함
김현영의 소설에는 진정한 의미의 ‘집’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우리 시대의 젊은이인 작중인물들은 가족으로부터 보호되지도 사랑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정신적 상처와 결핍만을 경험한다. 정신이상의 어머니, 아니면 가족적 유대가 전혀 없는 건조하게 텅 빈 집. 그 안에서 주인공들은 간절하게 소통을 욕망하고, 궁극에 그것은 퇴행적인 환상으로 전이된다.
하지만 김현영 소설의 어조는 우울하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다. 감각적인 언어와 상상력은 경쾌하고 발랄하기까지 하다. 이것은 아이러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아이러니가 팽팽한 긴장 속에서 삶의 구체를 감당하고 있을 때 김현영의 소설은 아주 절실하게 ‘결핍과 부재’, ‘슬픈 ‘욕망’을 극대화시켜낸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씨의 지적처럼 “고독한 인물들이 온힘을 다해 불러낸 환각의 이미지들은 그 어떤 언어보다도 절실하게 소통의 욕망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1997년 『문학동네』 하계문예공모에 단편 「여자가 사랑할 때」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온 뒤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신예작가 김현영의 첫 소설집. 신세대의 감각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남다른 재능의 작가 김현영은 얼핏 도발적으로 보이는 시선 너머로, 욕망에 유폐된 젊음의 이면에서 상처와 허무의 또다른 존재 방법을 탐사하는 진지한 인간학을 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