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
- 저자
- 박상우(소설가)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0-07-27
- 사양
- 392쪽 |
- ISBN
- 89-8281-299-7 0381
- 분야
- 소설집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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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가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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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이어지는 표제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와, 1999년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내 마음의 옥탑방」을 포함하여 총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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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상우씨는 1958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8년 『문예중앙』 신인상에 중편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소설집으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독산동 천사의 시』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지구인의 늦은 하오』 『시인 마태오』 『나는 인간의 빙하기로 간다』 『섬, 그리고 트라이앵글』 『카시오페아』 『호텔 캘리포니아』 등이 있다. 1999년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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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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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박상우의 세번째 소설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가 출간되었다. 두번째 소설집 『독산동 천사의 詩』(1995) 이후 5년 만이며, 환멸의 시대 분위기를 특유의 낭만적 문체 속에 담아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 발표된 지 꼭 11년 만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이어지는 표제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와, 1999년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내 마음의 옥탑방」을 포함하여 총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전업작가 생활 11년을 정리하고 다음 세계로 넘어가는 첫 작품집”이라고 할 만큼 작가가 이번 소설집에 부여하는 의미는 크다.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세 가지 글쓰기를 시험했다고 말한다. 첫째는 표제작처럼 시대의 악마성을 드러낸 것. 둘째는 악마의 시대에 인간이란 존재에 던져보는 근본적인 물음들. 셋째는 새로운 글쓰기로 시도한 팬터지(환상성)의 수용.
문학평론가 김성곤 교수의 다음과 같은 평은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박상우의 소설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는 문학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그리고 고갈되어가던 문학이 다시 소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주목할 만한 문학적 결실이다. 박상우의 작품들은 오직 문학만이 제공해줄 수 있는 독특하고도 소중한 심미적 경험을 고도로 압축된, 그리고 엄격하게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제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상한 작가의 설명이 있다.
「샤갈……」의 마지막은 ‘우리’라고 할 수 있는 최소단위인 2명이 흩어지지 않기 위해 손을 필사적으로 거머쥐는 장면입니다. 여섯 명에서 두 명으로 흩어져가는 과정은 대중적인 집단의식에서 개인주의로 넘어가는 80년대말 시대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때 카페에 남았던 두 명 중 한 명이 「사탄의 마을…」에 나오는 오메가입니다. 10년 후,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던 눈 내리는 마을은 개인적이고 삭막해진 어두운 사탄의 마을로 변했습니다. 그 마을에서 내리는 비는 오색의 네온사인에 빛나는 무지개가 아니라 뭉크의 <절규>를 가득 메웠던 검은색입니다. ‘샤갈’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여자는 ‘카타콤’이란 카페의 주인이 되어 있고, 당시 샤갈의 그림을 좋아했던 그녀는 지금은 기괴하게 일그러진 뭉크의 그림을 걸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샤갈’이 80년대를 지나며 정치적 허무주의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간 군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탄’은 극단의 물신화·파편화로 치닫는 90년대의 광기에 주목했다는 얘기다. 작가에 따르면, “건조한 문체는 인간의 악마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빠른 호흡의 문장은 피상적이고 흐트러진 개인 사이의 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다. 그리하여 ‘사탄’의 마지막, 음독자살을 시도한 여자를 태우러 오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는 “구원이 아닌 재앙을 알리는 불길한 경고음”으로 묘사된다.
작품 해설을 쓴 류보선(문학평론가, 군산대 교수) 역시 이번 소설집에서 전면화된 ‘자본주의적 광기’에 대한 작가의 비판을 읽어낸다.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는 고독, 권태, 반복, 단절, 망설임, 비겁 등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모더니티의 광기를 발견한다. 매일매일 자신의 인간적 자존에 상처를 받고 동시에 타인의 인간적 가치를 억압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이것이 광기의 이성으로 뒤덮인 우리 삶이라는 것이다. 박상우는 그 광기의 이성을 걷어내고 이면에 교묘하게 가려져 있던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그래서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는 낯설고 충격적이지만 우리 삶에 대한 대단히 깊이 있는, 그래서 더욱 전율적인 성찰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 의식이 작품집 전체에 종말론적이고 묵시록적인 상상력을 짙게 드리우고 있는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록 작품 각각의 다채로운 층위 또한 주목될 필요가 있겠다. 「말무리반도」나 「내 마음의 옥탑방」의 경우가 특히 그러한데, 현실의 황폐나 절망은 그것대로 직시하면서도 작은 희망의 단서를 기어코 찾아내려는 작가의 성숙한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루하루의 누추하고 모욕적인 생존을 위해 화려한 백화점 매장과 옥탑방을 오르내리는 인물들의 이야기(「내 마음의 옥탑방」)는 시지프의 운명과 절묘한 문학적 유비를 이루면서 최근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깊은 감동을 낳는다. 옥탑방에서 두 연인이 서로를 사마귀처럼 안는 대목은 그 감동의 백미다.
한 번만 안아봤으면 좋겠다고 내가 어둠 속에서 말했을 때, 젖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그녀는 내게 등을 보이고 돌아누웠다. 그리고는 사마귀처럼 안아줘, 하고 속삭이듯 말했다. (……)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내 쪽으로 돌아눕지 못하는 그녀, 그리고 그 꿈을 존중하기 위해 사마귀처럼 등을 껴안아야 하는 나―그것도 ‘한 쌍’이라고 할 수 있는 생물의 행태였을까.(본문 169쪽)
다음과 같은 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의 상찬이 이를 확인시켜주고 있거니와, 작가 스스로 선언한 ‘박상우 문학의 2기’가 이미 그 닻을 올린 셈이라 하겠다.
“박상우는 사실성과 관념성을 상징적 마력(魔力)에 의해 통합시켜, 생활 속의 문학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과학과 종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학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번 「내 마음의 옥탑방」을 통해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 마음의 옥탑방」은 설정부터가 소설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을 정도로 독자의 호기심을 돋우었다.”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은 철학이 빈곤한 우리 문단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은 빈곤이 낳은 허술한 주거의 한 공간을, 빈손의 젊음이 삶의 세속화와 물신화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고투의 산실로서 환치해놓은 그 발상이 돋보인다.”―‘이상문학상 심사평’ 중에서
“서기 2000년. 내 스스로 억압해온 문학적 개성, 내 스스로 개진해야 할 문학적 기질을 다시 생각한다. 아주 오래 된 기다림에 가까스로 마침표를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내 혈관을 타고 흐르던 오래 된 독이 내 소설의 악마적인 질료가 될 것이다. 해묵은 열정과 감성이 스러진 자리, 존재와 존재 사이의 부조리한 경계지점에서 빙벽처럼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다.”―‘작가의 말’ 중에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이어지는 표제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와, 1999년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내 마음의 옥탑방」을 포함하여 총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된 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