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원서명
- Le passe-muraille
- 저자
- 마르셀 에메
- 역자
- 이세욱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2-03-25
- 사양
- 200쪽 | 변형신국판
- ISBN
- 89-8281-487-6
- 분야
- 소설집
- 정가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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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경이로운 이야기, 절묘한 반전 그리고 긴 여운...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익살스럽고 특이한 인물 창조, 간략하면서도 신랄한 이야기 구성, 위트와 아이러니와 역설의 효과적인 배합, 독창적인 패러디로 특유의 익살을 펼치는 유쾌한 작가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창조해냈다. 다섯 편의 대표작을 모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편편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절묘한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 좀체 잊히지 않을 긴 여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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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마르셀 에메(Marcel Ayme)
20세기를 대표하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마르셀 에메는 1902년 프랑스 주아니에서 태어났다. 1929년 『허기진 자들의 식탁』으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름 없는 거리』(1930)로 민중문학상을 수상했고, 『초록빛 암말』(1933) 『술래잡기 이야기』(1934), 『트라블랭그』(1941),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1943) 등의 걸작을 남겼으며 영화와 희곡에도 전념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저널리스트로서 유명 일간지와 주간지에 정기적으로 시평(時評)을 기고했던 그는 1967년 10월 14일에 몽마르트르의 생 뱅상이라는 작은 묘지에 묻혔다.
▶ 옮긴이 이세욱
1962년 충북 음성 출생. 서울대 불어교육과와 프랑스 오를레앙 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개미』를 비롯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 작품,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르 클레지오의 『하늘빛 사람들』, 에릭 오르세나의 『두 해 여름』, 알리스 셰르키의 『프란츠 파농의 초상』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삽화가 선종훈
1961년 전남 광주 출생.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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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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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프랑스 문학을 빛내는 희귀한 보석
마르셀 에메의 소설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Le passe-muraille』(1943)가 이세욱씨의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두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꾼’, ‘현실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의 기적적인 배합’, ‘일상적인 것의 위조’, ‘땅에 발을 굳게 디디고 있는 환상문학’, ‘역설적인 상식’, ‘기이한 것을 통해 일상적인 것을 조정하기’ 등의 이름을 달고 있는 에메의 작품들은 지혜와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라 퐁텐의 우화나 샤를 페로 동화의 맥을 잇고 있다.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 골계와 반어와 역설의 탁월한 구사, 특히 그의 상상력이 빚어내는 비현실적 효과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계의 현실성을 견실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아주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이로운 이야기, 절묘한 반전 그리고 긴 여운……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1929년 『허기진 자들의 식탁』으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며 작가적 명성을 얻었다. 『초록빛 암말』 『술래잡기 이야기』 『트라블랭그』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등의 걸작을 남겼다. 익살스럽고 특이한 인물 창조, 간략하면서도 신랄한 이야기 구성, 위트와 아이러니와 역설의 효과적인 배합, 독창적인 패러디로 특유의 익살을 펼치는 유쾌한 작가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창조해냈다. 다섯 편의 대표작을 모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편편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절묘한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 좀체 잊히지 않을 긴 여운을 선사한다.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사실주의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 진지함과 장난스러움, 순박한 시골의 정서와 세련된 도회적 감성이 병존하는 환상적이면서 철학적인 100여 편의 단편들은 오늘날까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비범한 상상력
때로는 현실적이고 또 때로는 풍자적인 이야기들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노련한 풍속의 관찰자인 마르셀 에메는 일상의 무게를 경감시키는 판타지의 친구다. 그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얻은 시대에 대한 통찰과 절제의 미학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되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 현실의 추악함과 우스꽝스러움에 대한 절제된 풍자와 아이러니, 거기에 현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특유의 익살을 자랑한다. 동화와 기담(奇譚)의 열렬한 예찬자이기도 한 그는 동시대의 다른 작가인 베르나노스나 사르트르나 말로처럼 인간의 고뇌와 불안을 다루고 인간 조건의 부조리에 주목하지만, 그들처럼 형이상학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는 현실에 환상적인 요소를 끌어들임으로써 그런 문제 제기를 대신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나 이탈로 칼비노를 닮았다.
이야기, 긴 여운
마르셀 에메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이다. 장편소설만을 진짜 소설로 여기고 단편이나 콩트는 그저 습작이나 장편의 맹아 정도로 여기는 프랑스의 문학 풍토에서, 짧은 이야기로 독자를 확보하고 대가의 명성을 쌓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세기에 메리메와 모파상이 있었고, 20세기 후반기를 미셸 투르니에가 대표한다면, 에메는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한다. 그는 단편소설 78편과 콩트 18편을 모두 합쳐서 1백 편에 가까운 짧은 이야기를 발표했다. 작품의 양만 놓고 보더라도, 그 분야의 다산(多産) 작가인 모파상이나 폴 모랑이나 다니엘 불랑제에 필적한다. 하지만, 마르셀 에메의 특별한 점은 그 다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발전시킨 짧은 이야기의 미학에 있다. - 역자 후기 중에서
▶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등기청의 하급직원인 뒤퇴유욀에게는 벽으로 드나드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의사는 그것을 잠재워줄 묘약을 처방해주었지만 그는 처음 한 알을 먹은 뒤 나머지 약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일 년이 지난 후에도 벽을 통과하는 능력은 온전히 간직되었다. 그는 좀처럼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일이 없었지만 고약한 상사를 만나게 되면서 잠재된 능력을 발휘해 상사를 미칠 지경에 이르게 한다. ‘가루가루’라는 이름으로 평범한 회사원에서 도둑으로 모습을 바꾸는 뒤퇴유욀은 공공연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온통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체포되지만 어떤 감옥도 그를 잡아둘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아스피린인 줄 알고 먹었던 약은 예전에 벽을 드나드는 능력을 없애기 위해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었고, 뒤퇴유욀은 아름다운 여인과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벽을 나오다 그만 담벽 속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 생존 시간 카드
새로운 배급제가 시행되었다. 정부 당국은 비생산적인 소비자들 이를테면 노인, 퇴직자, 실업자, 예술가, 작가 등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법령을 발휘했다. 다시 말해 그런 자들의 생존 시간을 최대한 줄이자는 의도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생존 시간 카드를 사들인다. 암거래가 이루어지고 개중에는 31일을 초과하여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던 중 화자 쥘 프레그몽은 엘리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불법적으로 삶을 연장했던 탓에 그녀와의 사랑도 망각의 시간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묻혀버린다. 사회의 희극적인 상황에 환멸을 느낀 관찰자는 냉소한다.
▶ 속담
자코탱 씨는 권위적이고 전제적인 가장이다. 불편한 심기는 끝내 열등생 아들 뤼시앵에게로 화살이 꽂힌다. 그는 아들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미뤄둔 국어 숙제를 하라고 다그친다. 작문 주제는 ‘잰 놈 뜬 놈만 못하다’라는 속담을 적절히 설명하는 것. 아버지는 아들의 숙제를 대신해주지만 형편없는 점수를 받고 만다. 주제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어색하게 멋을 부린 말투까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에게 측은한 마음이 생긴 뤼시앵은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 칠십 리 장화
샤를 페로의 동화 「엄지동자」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 몽마르트르의 아이들은 골동품 상점에 걸려 있는 칠십 리 장화를 갖기를 소망한다. 가난과 겸손을 운명의 자비로 알고 살아가는 제르멘 뷔주의 아들 앙투안도 그중 하나다. 부유한 부모님들은 장화를 사줄 것을 약속했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에 모두 아연실색한다. 그러나 고집 세고 별난 상점 노인은 가난한 제르멘 뷔주에게 아주 싼 가격에 장화를 넘겨준다. 장화를 보고 행복감에 젖어든 앙투안. 아이는 칠십 리 장화를 신고 지구 반대편으로 단걸음에 달려가 아침 햇살을 한아름 따서 찬란한 햇살 다발을 어머니 위로 환히 뿌린다.
▶ 천국에 간 집달리
집달리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살았던 말리코른. 어느 날 밤 그는 잠을 자다 돌연 세상을 떠난다. 심판을 받기 위해 성 베드로 앞에 출두한 그는 지옥행을 선고받지만 직무를 충실히 이행한 죄밖에 없다고 부당함을 느껴 상소를 청한다. 하느님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 집달리로 살면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선행을 쌓으라고 명한다. 사후의 심판을 받고 개과천선한 집달리 말리코른은 자신의 재산을 나눠주기도 하면서 선한 삶을 산다. 그러던 중 집주인에게 호되게 당하는 가난한 여인을 지켜주려다 총에 맞아 다시 죽음을 맞이하고 또다시 하늘로 올라간 선한 집달리 말리코른은 아름다운 선율에 이끌려 천국의 문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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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의 작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그곳에서 우리는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다채로운 인물들과 마주할 수 있다. 『라 가제트 데 레트르』
현대 프랑스 단편소설에는 특유의 분위기와 암묵적인 규칙과 전형적인 문체가 있다. 우리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모파상보다는 마르셀 에메에게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브레브』
어떤 사람들은 위대한 작가가 되려고 표나게 애쓰지 않아도 장인 정신의 당연한 귀결로 자연스럽게 위대한 작가가 된다. 마르셀 에메가 바로 그렇다. 프랑스 백과사전 『위니베르살리스』
사람들은 경이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아이들이나 하는 일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른들 역시 경이로운 것을 대단히 좋아한다. 기이한 이야기는 어른들을 괴롭히는 어떤 불안에 대해 때로는 친절하고 때로는 비통한 해답을 제공해준다. 『마르셀 에메』
경이로운 이야기, 절묘한 반전 그리고 긴 여운...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익살스럽고 특이한 인물 창조, 간략하면서도 신랄한 이야기 구성, 위트와 아이러니와 역설의 효과적인 배합, 독창적인 패러디로 특유의 익살을 펼치는 유쾌한 작가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창조해냈다. 다섯 편의 대표작을 모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편편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절묘한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 좀체 잊히지 않을 긴 여운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