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좀비, 흡혈귀, 늑대인간, 해골이 뭉쳤다!
시골 외딴 마을, 아무도 찾지 않는 으스스한 공동묘지 바로 옆에 폐허가 된 저택이 하나 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늪과 망자의 숲이 앞뒤를 둘러싼 이 저택은, 대대로 이 곳을 지켜 온 가문의 이름을 따서 ´모르트륀(Mortelune;Deadmoon)´ 저택이라 불린다. 괴소문이 떠도는 으스스한 저택과 그 주변에 인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온갖 유령과 괴물이 모여 살고 있다는 상상력이 바로 ´공포의 저택´ 시리즈(원제: Maudit Manoir;The Cursed Manor)를 탄생시켰다.
책의 도입부에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모르트륀 저택의 내부 구조와 마을 지도, 그리고 각권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아홉 캐릭터를 상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꼼꼼한 배경과 인물 설정이 뒷받침된 야침찬 기획 시리즈임을 알 수 있다.
저택과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아홉 캐릭터는 바로 천재 과학자, 마음 여린 인조인간, 심술궂은 마녀, 탐욕스런 늑대인간, 사고뭉치 끈끈이 괴물, 못 말리는 해골 가족, 호기심 많은 좀비 형제, 예절 바른 드라큘라, 주책바가지 유령이다. 누구나 한 번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고 싶은 공포의 캐릭터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가에 의해 독특한 캐릭터로 재창조된 이들 아홉 괴물과 유령,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공포와 유머의 진수를 보여 주면서 책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다.
소외된 인간의 위험한 선택
´공포의 저택´ 시리즈는 아홉 캐릭터가 각 권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 권 『천재 과학자의 위험한 실험』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저택에 은둔한 채 살아가는 스칼펠 박사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비상한 천재였지만 가족과 동료들의 따돌림 속에서 외롭게 지낸 박사는 스스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오랫동안 꿈꾸어 온 위대한 실험"을 하기 위해 저택에 숨어들어왔다. 박사의 원대한 꿈은 완벽한 인조인간을 만드는 것. 공동묘지에서 주어 온 갖가지 인간과 동물의 신체 기관을 짜맞추어 강력한 능력을 가진 인조인간을 창조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스칼펠 박사의 실험은 이미 한 명의 인조인간, 즉 그의 충직한 조수 한스를 만들어 냈지만 연구가 부족했던 탓에 한스는 생김새와 행동이 부자연스럽기만 하다. 박사는 실험을 방해하는 저택의 괴물들과 자신을 얕잡아 보는 사람들을 멋지게 상대해 줄 완벽한 인조인간을 만들기 위해 위험한 실험을 계속하는데……. 박사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자신만의 친구가 되어 줄 인조인간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스칼펠 박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소외된 인간이 선택한 길은 결국 충직한 친구를 스스로 창조해 내는 것이었다. 우리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외톨이´와 ´왕따´가 만연한 우리 아이들의 삶 속에 넌지시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