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트 운동을 후원하는 문학동네어린이
북스타트 운동은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아기에게 첫 책 선물하기’ 문화 운동입니다. 지금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올해 4월 1일부터 서울시 중랑구를 시범 지역으로 정해 북스타트 운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문학동네어린이는 북스타트기획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아기를 위한 첫 그림책 『왜 우니?』 『무얼 할까?』를 제작하여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아기 시 그림책>은 북스타트 운동을 후원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문학동네어린이의 첫 창작 아기 그림책입니다.
『아기와 나비』 시 강소천 그림 유진희
햇볕 따사로운 봄날, 혼자 놀고 있는 아기에게 나풀나풀 나비 한 마리가 찾아옵니다. 아기가 고개를 돌리자, 나비는 훨훨 날아갑니다. 아장아장 나비를 뒤쫓는 아기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비의 술래잡기 놀이가 시작됩니다. 나비를 쫓다 지쳐 주저앉은 아기에게 길섶의 민들레가 살며시 말을 겁니다. 내가 잡아줄까? 호기심에 눈을 똥그랗게 뜬 아기와 강아지…… 아기를 애태우던 나비는 거짓말처럼 민들레 위에 날아와 앉습니다.
『아기와 나비』는 아주 짧은 동시지만 그 안에는 기-승-전-결의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동시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재현한 그림에서 세밀하게 묘사된 아기의 표정은 아기의 심리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내 줍니다. 호기심, 설렘, 안타까움, 만족감…… 그림 속의 아기의 표정에 따라 보는 이의 표정도 함께 바뀌게 되는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구슬비』 시 권오순 그림 이준섭
촉촉이 구슬비가 내리는 어느 날, 송알송알 은구슬이 맺힌 싸리잎에서는 달팽이들이 물방울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조롱조롱 옥구슬이 맺힌 거미줄에는 거미가 꼼짝을 못 합니다. 또 대롱대롱 물방울이 맺힌 풀잎 위에서는 무당벌레들이 미끄럼을 타고, 송송송 물방울이 맺힌 꽃잎에서는 개미들이 물방울로 연주를 합니다. 낮잠 자던 아기도 잠에서 깨어 창밖 풍경을 내다 봅니다.
『구슬비』는 비오는 날이면 누구나 흥얼거리게 되는 너무나 친숙하고 아름다운 동시입니다. 구슬처럼 예쁜 물방울들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맺혀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누가 누가 잠자나』 시 목일신 그림 이준섭
넓고 넓은 밤하늘에는 깜박깜박 별들이 잠자고, 숲속에는 산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꼬박꼬박 졸고 있습니다. 포근한 엄마 품에 안긴 아기도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듭니다.
『누가 누가 잠자나』는 잠잘 때 아기에게 읽어 주기에 좋은 동시입니다. 반복적이고 예쁜 시구와 하늘, 숲 속 등의 밤풍경을 보면서 아기들은 쉽게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그림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강소천 시인은 1915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났으며 1963년 세상을 떠났다, 1931년 『아이생활』지에 동요, 동화를 발표, 어린이 월간 잡지인 『새벗』, 『어린이 다이제스트』 주간으로 있으면서 아동문학 발전에 힘썼으며, 1957년 어린이 헌장을 기초했다. 아름다운 동심과 환상으로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준 그의 동화는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동화집으로 『꿈을 찍는 사진관』, 『진달래와 철쭉』, 『바다여 말해다오』, 『무지개』, 『꾸러기와 몽당연필』, 『대답 없는 메아리』, 『꾸러기 행진곡』 등과 전집 『강소천 소년 문학선』, 『강소천 아동문학독본』 이 있다.
권오순 시인은 191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으며 1995년 세상을 떠났다. 1937년 『소년』에 동화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새싹문화상 공로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동시집 『가을시비』, 동화 『구슬새』, 『그림보다 고운 아침』, 『가을 호수』 등이 있다.
목일신 시인은 191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며, 지난 1984년 세상을 떠났다. 일본 칸사이 대학을 졸업하고 잡지사, 방송국 등에서 근무하다가 목포 여중, 이화 여고 교사를 지냈다.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요 「시골」이 당선되고, 1931년 「물레방아」가 2등으로 입상함으로써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동요와 동시는 물론 민요·수필 등을 계속 발표하였다. 작품은 주로 작곡을 전제로 한 민요적인 경향이 특징인데, 「자전거」 「은구슬 금구슬」 「별」 등이 있다.
유진희는 1965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였고 여러 차례의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다. 인형극이나 뮤지컬, 방송인형극 소품을 제작하기도 한 작가는 지금 어린이들을 위한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린 책으로는 『야 맛있는 채소다』 『왜가리야 어디 가니』 『두껍아 두껍아』 『똥이 어디로 갔을까』 『따뜻한 팬티』 『늑대왕 핫산』 등의 작품이 있다.
이준섭은 1962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고 철사와 한지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동글이와 댕글이』 『모래밭에 그리는 꿈』 『옥수수박사 김순권』 『콩쥐 팥쥐 폐품 놀이터』 『딸꼬마이』 『내 친구 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