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 넘는 동안 어린이책을 그려 온 베테랑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색깔 이야기를 들려줄까? 1981년 첫 작품 『요술 제빵사 발타자르Der Zauberbacker Balthasar』 이후 우리 나라에도 여러 권이 소개되었으며 꾸준히 어린이를 위한 개성 강한 그림책을 발표하고 있는 유타 바우어의 『색깔의 여왕』을 펼쳐보면 재미있고 쉽게 색깔과 색깔의 속성에 대해 알 수 있다. 1986년 『하늘을 나는 돼지, 고트프리트Gottfried, das fliegende Schwein』로 트로이스도르퍼 그림책 상을, 2001년 『소리지르는 엄마Schreimutter』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진 작가의 저력이 이 작은 그림책 속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색의 기본인 삼원색을 비롯하여 여러 색깔의 속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짧지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경쾌하고 강렬한 화풍의 그림으로 표현하여 감수성과 창의력을 길러준다. 『색깔의 여왕』은 그림책으로 출간되기에 앞서 텔레비전 영화로 제작되어 독일 마를에서 열린 아동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색깔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 주는 그림책
빨간색은 어떤 속성을 갖고 있을까?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이면 무슨 색이 될까? 『색깔의 여왕』은 아이들이 빛과 색깔로 이루어진 시각 언어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의인화된 색깔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색깔 여왕이 색깔 신하들을 차례로 부를 때마다 개성 강한 색깔 신하들이 등장하여 세상을 물들인다. 부드럽고 온화한 파란색, 호기심 많고 정열적인 빨간색, 따뜻하고 밝지만 성질 급한 노란색……. 색깔들이 한데 엉키자 세상은 점점 짙은 회색이 되어 가고 여왕은 울음을 터뜨린다. 회색으로 된 세상은 곧 알록달록한 눈물방울로 가득 차고, 색깔나라 여왕과 다시 나타난 신하들은 오색찬란한 색깔 축제를 벌인다.
각각의 색깔이 지닌 속성에 따라 아이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조급함을 느끼기도 하며 따스함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이 감정들이 녹아 있는 색깔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뿐만 아니라 색깔로도 표현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옮긴이 조연주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뒤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