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정말 유령이 있을까?
유령이 정말 있느냐고요? 글쎄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옷장 속에서 삐그덕 소리가 나거나 인형이 툭 떨어지거나 바람에 방문이 열리고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도 실은 다 유령의 짓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른들은 유령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다 네 상상일 뿐이야”라며 웃어넘기지요. 과연 그럴까요?
눈에 보이는 게 다는 아니야!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아이들은 인형놀이나 소꿉장난 같은 가상놀이, 상상놀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있는 것처럼 여기며 또래들과 놀이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는 놀이를 통해 존재감을 얻고 새롭게 태어납니다.
갈래 머리를 늘어뜨린 귀여운 꼬마는 유령과의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엄마와 집안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상상놀이를 시작합니다. 물론 아이에게는 실제 상황이지요. 아이는 바람에 인형이 움직인 것을 유령의 짓이라며 소스라치는가 하면 흔들리는 고무나무 가지도 유령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 베어 먹은 케이크도 유령이 그랬다며 귀여운 변명을 하기도 합니다.
그 때마다 엄마는 “유령은 없어!”라고 고개를 흔들고, 아이는 또다른 유령을 만들어 냅니다. 이불 속, 목욕탕 깔개 밑, 심지어 엄마의 머리 꼭대기까지 아이의 상상력은 끝도 없이 이어지며 빛을 발합니다. 엄마는 좀처럼 아이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한 영역 속에서도 우리의 눈이 미치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발견합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그 길로 인도하지요.
이 책은 탐색하기 좋아하고, 흉내 내기 좋아하며, 상상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리듬감 있게 반복되는 이야기에 빠져 주인공과 함께 유령을 찾아 집 안 여기저기를 탐색하다 보면 마지막 멋진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동안 유령이나 투명인간을 만난 적이 없다면, 이 말을 깊이 새겨 보세요. 유령은 원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요.
옮긴이 원선화
한양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했습니다.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작가로 등단한 뒤 어린이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