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형식으로 담아 낸 바닷속 세상
바다 생물들이 벌이는 박진감 넘치는 모험과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그레임 베이스의 화려한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해마의 신호』는 연령에 상관없이 즐겁게 읽으며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의 바닷가에서 살고 있는 작가는 바닷속을 탐험하면서 이 그림책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앞치마를 둘러맨 예쁜 송어 아가씨, 늠름한 집게발의 게 부대원, 피어싱을 하고 헤드폰을 낀 메기, 양복을 입고 건들거리는 상어 등, 유쾌하게 표현된 캐릭터들이 과장되어 있으면서도 사실감을 잃지 않은 이유는 바로 작가가 바닷속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물고기들을 직접 관찰한 결과다. 작가는 2막 4장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형식으로 화려한 무대와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공연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Under the Sea, 물고기들의 사랑과 모험!
인간들의 세상 너머 저 바닷속에는 아름다운 산호초 마을이 있다. 해마 카페의 송어 아가씨 진주와 게 부대의 버트 상병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 사이. 하지만 둘의 사랑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독극물이 바닷속으로 흘러들어온다. 해마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산호초는 점점 죽어간다. 이 틈을 타고 음모를 꾸미는 악당 그로퍼는 부하들을 앞세워 산호초 마을 주민들을 내쫓는다. 새로운 낙원을 찾아 떠나는 진주와 독극물의 음모를 파헤쳐 그로퍼 일당을 소탕하려는 버트 상병의 모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물고기들의 낙원이었던 산호초 마을을 파괴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들이 버린 독극물이었다. 아름답고 평화롭던 바닷속 세상이 독극물로 인해 죽음의 장소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에게 물의 소중함과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이야기를 끝가지 다 읽었다고 해서 책장을 덮어두기에는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너무 많다.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들을 한번 눈여겨보자. 모든 그림 속에는 해마 표시가 숨어 있다. 때로는 바위 위에, 때로는 페인트 통에, 때로는 동굴 속 벽에. 아이와 함께 숨박꼭질하는 기분으로 찾아 보면 좋겠다.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악당 그로퍼의 아지트에 걸려 있는 <모나리자>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같은 명화들의 패러디는 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또 진주와 버트가 벌이는 화려한 모험 뒤에는 ‘좀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새우’ 연인들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역동적이고 눈부신 그림으로 바다 세계를 극적으로 묘사하였다. 이 호화로운 무대는 연령에 상관없이 읽는 사람 모두를 즐겁게 할 것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훌륭하다! 긴장감과 수수께끼로 가득 찬 이야기와 페이지 가득 눈부신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며 환경 보호의 의미와 바다 생물들이 어떤 모습인지도 함께 배울 수 있다 ._『칠드런스 리터러처』
모험과 사랑, 음모와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가 결합되어 있는 그림책! 관객들은 화려한 바닷속 공연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_『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옮긴이 권은정
1990년대 대부분을 영국에서 살면서 한겨레 런던 통신원으로 일했다. 지금은 번역가,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젠틀맨 만들기』를 썼으며, 『작고 파란 꾸러미』『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타인의 아이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