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신나는 상상
하늘에서 갑자기 돈벼락이 떨어진다면?! 그런 엉뚱한 상상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다. 귀여운 두 형제 데미안과 안소니 앞에 난데없이 돈가방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7일 뿐.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인 두 아이가 엄청난 액수의 돈을 예정된 시간 안에 다 쓰기란 만만치 않은 일!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어린 두 형제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밀리언즈』는 유럽경제통화동맹(EMU)이 출범할 당시 유럽의 화폐가 유로로 통합되고 구권 화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대 전환의 순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엄청난 돈벼락을 맞은 두 형제가 유로화 통합 전 17일 동안 마음껏 돈 쓰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상반된 캐릭터의 두 형제가 보여주는 돈 쓰는 방법의 차이는 책을 읽는 내내 독자를 즐겁게 한다. 부동산 매입과 각종 재테크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돈을 이용해 학교 안에서의 영향력 행사에 힘쓰는 영악하고 계산적인 형 안소니와 이 돈은 좋은 일에 쓰라고 하느님이 보내준 선물이라 여기며 자선활동과 불우이웃 돕기에 매진하는 천사표 동생 데미안. 두 주인공을 통해 독자들은 돈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복잡한 것인지,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고 지배하는지를 깨달아 간다.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유쾌한 웃음과 더불어 돈이란 무엇이며,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현재 나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오, 하느님 돈 쓰는 것도 일이었군요!
돈가방은 절묘하게도 데미안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데미안의 은둔처로 떨어진다. 형 안소니가 “우리 엄마 돌아가셨어요.”라고 동정심 유발 멘트를 날릴 때마다 사람들이 뭘 하나씩 주었던 것처럼, 하느님이 자신의 기도를 듣고 응답하신 거라고 굳게 믿는 데미안에게 돈가방은 하느님의 계시였다. 평소 성인들의 행적을 본받아 온갖 고행(가시나무 옷 속에 집어넣고 참기, 자갈길을 맨발로 걷기, 바닥에서 잠자기 등)을 따라하던 데미안은, 이 돈으로 불우이웃을 도와 성인이 되어서 죽은 엄마를 만날 꿈에 부푼다. 반면 안소니에게 돈은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음을 뜻했다. 최신형 겜보이, 플레이스테이션, 비디오폰, 최고급 자전거, 심지어는 멋진 집까지 갖고 싶은 건 뭐든 가질 수 있고, 내키는 대로 인심을 쓰고, 친구들에게 돈을 주어 보디가드나 하인처럼 부릴 수도 있었다. 처음에 형제는 아빠에게는 비밀로 하고 소신껏 돈을 해치우기 시작한다.
한 지붕 다른 꿍꿍이를 가진 형제의 행로는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돈을 불릴 건수와 경제 원리에 탁월한 감각이 있는 안소니는 집과 부동산을 찾아 돌아다니고, 데미안은 형의 감시와 견제 속에 눈물겨운 적선을 계속 수행해 나간다. 안소니와 데미안이 학교에서 펑펑 써 대는 돈은, 아이들로 하여금 너도나도 물건을 팔고, 판 돈으로 다른 아이의 물건을 사고, 재능과 사랑까지도 거래하게 만든다. 그건 시장 경제 원리가 지배하는 어른 세계의 축소판이나 다름없었다. 무언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데미안을 더욱 혼란에 빠뜨린 것은, 그 돈이 하느님의 선물이 아니라 구권 화폐 수송 열차를 습격했던 갱단의 돈이라는 것. 이제 데미안과 안소니는 며칠 안에 그 돈을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열차 강도로부터 그 돈을 지켜야 한다는 또다른 벽에 맞닥뜨린다.
“골칫거리 같으니. 돈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줄 알았는데 우리가 돈을 해결해야 할 판이었다. 걱정, 또 걱정, 밤이면 끌어안고 자야 했고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더니 급기야는 천근처럼 무거운 돈가방을 메고 이리저리 헤매는 신세라니.”(p.153)
데미안의 말대로, 돈은 두 형제에게 골칫거리가 되었다. 돈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돈 때문에 두려움을 갖게 되고 돈 때문에 믿음도 무너진다. 데미안과 안소니는 과연 이 돈을 어떻게 처분할까? 읽는 내내 궁금하게 만드는 이 질문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다. 자선단체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도로시 아줌마, 텔레비전도 없는 검소한 생활을 하다가 데미안이 착한 일 하라고 몰래 던져준 돈으로 온갖 물품들을 사들이는 모르몬 교도들, 점점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하는 학교 친구들, 데미안 앞에 나타나 용기를 주고 불평을 일삼는 수호성인들……. 누구 하나 버릴 것 없이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인물들은 그때 그때 다양한 재미와 웃음을 주며 독자들이 『밀리언즈』를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데미안과 안소니는 이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소동을 통해 돈의 물질적ㆍ경제적 가치, 돈과 행복, 돈의 양면성 등을 알아 나간다. 두 형제의 행로를 따라가며 독자들 역시 진정 돈을 잘 쓰는 게 무엇인지, 행복은 어떤 것인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
영국의 천재 감독 대니 보일을 사로잡은 소설
이 책은 5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밀리언즈>의 원작이다.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스포팅>에서 감각적이고도 참신한 연출로 전세계 젊은이들을 뒤흔들었던 대니 보일은 그 동안 사회의 이면에 존재하는 금기와 인간 내면의 본능을 소재로 한 충격적이고 논쟁적인 작품들을 주로 만들어왔다. 그런 그가『밀리언즈』의 원고를 읽고 단숨에 빠져들어 기꺼이 자신의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한 편의 가족 영화를 만들었다. 그것도 아주 깜찍하고 아름답게. 대니 보일이 영화 <밀리언즈>를 그 어떤 영화보다도 유쾌하고 행복한 작품으로 만들어 자신의 또다른 재능을 펼쳐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원작의 힘이 크다. 러닝 타임 97분에 다 담지 못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원작은 <웰컴 투 사라예보> <코드 46> 등 영화와 TV 시리즈의 각본가로 이름난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의 첫 책으로, 작가가 직접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미국, 프랑스, 포르투갈, 노르웨이 등 전세계 11개국 출간!
『퍼블리셔스 위클리』지 선정 최우수 도서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주목할 만한 도서
불리튼 어린이 도서 협회 선정 불리튼 블루 리본 상
참신하고 익살맞으며 감동적인, 지혜가 담겨 있는 책. 데미안의 목소리가 책 속에서 뛰쳐나와 독자의 가슴으로 파고든다._타임스
감동적이면서 흥미진진한 사건을 통해 사랑과 고통, 탐욕과 베풂에 관해 들려주고 있다._선데이 타임스
글쓴이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
<코드 46> <웰컴 투 사라예보>등 영국의 저명한 감독 마이클 윈터보텀과 함께 작업하며 명성을 쌓아 온 시나리오 작가로, 자신의 일곱 아이들을 위해 어둡고 심각한 분위기의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밝고 유쾌한 작품 『밀리언즈』를 창조해 냈다.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 스포팅>으로 유명한 대니 보일 감독과 호흡을 맞춰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작품 속 캐릭터들은 내 아이들에 비하면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성자는 성 피르라고 한다.
옮긴이 홍연미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기획과 편집 일을 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며 외국의 좋은 어린이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 동안 옮긴 책으로는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은 집 이야기』『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윌리엄 스타이그의 『진짜 도둑』,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리즈 가운데 『수상한 제재소』『공포의 학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