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타입의 정보 그림책



문학동네어린이의『세상을 잇는 다리』는 지금까지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타입의 정보 그림책입니다. 정보 전달 자체에 치우치다 잊어버릴 수 있는 텍스트의 가독성과 사실 전달에 매달리다 지나치기 쉬운 삽화의 예술성을 모두 잡아 내고자 애쓴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주변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많은 것들 중에서 다리라는 조금은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색 있는 소재를 찾아 낸 점도 칭찬할 만한 점입니다. 마치 여행 책자를 보듯 자세한 정보를 곁들여 오랜 역사와 전통, 놀라운 기술과 우아함을 자랑하는 세계 곳곳의 다리를 한자리에 모아 놓았지요.

다리는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그저 공간과 공간을 이어 주는 구조물을 넘어 다리는 사람과 사람, 시간과 시간을 이어 주고 있습니다. 그런 다리에는 인류가 걸어온 삶의 여정을 비롯해, 인간 본연의 가치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특히 이 책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수준의 삽화가 장점입니다. 얼핏 보면 잘 찍어 놓은 사진이나 정밀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보면 경지에 이른 페이퍼 아트임을 깨닫게 됩니다. 독특한 개성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작가 자일스 라로슈가 하나하나 섬세하게 종이를 오리고 붙여 아주 작은 부분까지 치밀하게 묘사해 낸 작품입니다. 다리라는 구조물 자체를 완성도 있게 표현했음은 물론이고 다리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다리가 놓인 곳의 분위기와 자연 경관까지 놓치지 않은 삽화에는 그의 깐깐한 장인 정신이 잘 묻어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름 있는 건축가로 활동하다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작가 필레몬 스터지스가 전문가의 눈으로 다리의 특징을 절제된 설명으로 풀어 놓아 책의 품격과 가치를 더욱 높여 주었습니다. 당대의 문장가인 소설가 김연수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시냇물 흐르듯 매끄럽고 아름답게 우리말로 옮겨 놓은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입니다.

『세상을 잇는 다리』와 함께 타워 브리지와 골든게이트 브리지, 리알토 다리처럼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은 세계 곳곳의 다리를 건너 보세요.

글쓴이 필레몬 스터지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건축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어린이를 위해 처음으로 쓴 『반짝이는 반딧불이 열 마리』가 언론의 주목과 찬사를 받으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린이 자일스 라로슈

몬트세랫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갤러리와 박물관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하다 1987년에 첫 번째 어린이책을 출간했다. 열정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그의 책은 각종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옮긴이 김연수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작가세계 문학상,『꾿빠이, 이상』으로 동서문학상,『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어린이책『발명가가 되고 싶다고?』『대통령이 되고 싶다고?』『세 가지 질문』『뉴욕에 간 귀뚜라미 체스터』『별이 된 큰 곰』『상상해 봐』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