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인생에 들어왔던 모든 남자들에 대한 기록
소설의 화자는 우연히 한 정신분석학자를 알게 된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인생에 들어올 것 같다는 예감을 느끼고 그에게서 분석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발자취를 남겼던 모든 남자들에 대해 그에게 털어놓는다. 한 비평가는 『그 품안에』가 취하고 있는 이러한 독특한 형식을 가리켜 새로운 문학장르를 예고한다면서 ‘오토픽션(autofic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소설 속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남자에 대한, 남자의 사랑에 대한 책이 될 것이다. 사랑받는 객체, 사랑을 하는 주체, 그들이 이 책의 주제이며 소재가 될 것이다. 성(性) 말고는 전혀 알려진 게 없는 사람들, 그들은 남자다, 라는 말밖에는 그들에 대해 말할 게 없는 일반적인 모든 남자들, 그리고 몇몇 특별한 남자들. 이것은 한 여자가 말하는 그녀의 모든 남자에 대한 책이 될 것이다. 아버지, 할아버지, 아들, 오빠, 친구, 애인, 남편, 사장, 동료 등을 그녀의 삶에 나타나는 순서대로 혹은 순서 없이 이야기할 것이다.”
실제로 화자는 그녀의 인생에 흔적을 남긴 남자들과 그들과의 사이에 벌어졌던 사건들(어린 시절의 성추행 경험, 남편의 배신, 낙태 등)을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녀는 끊임없이 남자의 사랑을 갈구했지만, 남자들이 그녀에게 사랑만을 준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상대의 모든 것을 갖고 상대와 일체를 이루기를 소망했지만, 사랑은 언제나 큰 상처를 남기고 그녀로부터 멀어져갔다. 그러나 그녀에게 사랑은 언제나 지치지 않고 추구해야 할 대상이며 동그랗게 몸을 웅크리고 안기고 싶은 넓고 따뜻한 품이다.
남자에 대하여, 여자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남자들을 사랑하며, 남자들을 통해서 남자에 시선을 던지는 여자가 이처럼 완벽하게 자신을 표현한 적은 없었다. 유머와 감수성, 엄밀함과 지성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아름답고 예민하면서도 유연한 문체로 쓰여진 이 소설은 낮은 속삭임에서 분노에 찬 외침에 이르는 다양한 어조로 한 여자의 인생에 존재했던 사랑의 흔적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작품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물론, 남성 독자들이 궁금해할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어렴풋이 보일 듯하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남자에 대해, 여자에 대해, 그리고 사랑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한번쯤 깊이 숙고해보게 될 것이다.
카미유 로랑스는 이 작품에서 평생 자신을 따라다닌 질문인 “남자란 무엇인가?”에 답한다. 그녀 최고의 작품이다. ―Marie Claire
카미유 로랑스는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재능을 가지고 비속한 것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놓는다. ―Dernieres Nouvelles dAlsace
이 소설은 최고의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Le Monde
이 책이 지니고 있는 광채는 너무나 선명하고 찬란해서 우리 눈앞에서 춤을 추는 것과 같은 착각을 준다. 아름답고 지적이며, 재밌으면서 관대하고, 교활해 보이는 동시에 진실하다. ―Liberation
지은이 카미유 로랑스Camille Laurens
반짝이는 지성과 섬세함, 놀라울 정도로 대담한 마녀와 같은 재능으로 지금껏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소설 속에 풀어놓음으로써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57년 디종에서 태어나 문학교수 자격을 획득한 뒤 노르망디와 모로코에서 교직생활을 했으며, 현재 프랑스 남부에 살면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색인』 『연가』 『헤라클레스의 역사(役事)』 『미래』 『사랑, 이야기』 등의 작품을 펴냈다.
옮긴이 진인혜
연세대학교 불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4대학에서 D.E.A.를 취득하였다. 현재 배제대에 출강중이다. 저서로 『프랑스 리얼리즘』이 있으며, 『부바르와 페퀴셰』 『플로베르』 『말로센 말로센』 『티아니 이야기』 『통상 관념 사전』 『해바라기 소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2004년 1월 10일 발행
* 145×210 / 344쪽 / 값 8,800원
* ISBN 89-8281-725-5 03860
* 책임편집 : 김지연(031-955-8860)
2000년 페미나 상 수상작!
사랑을 품은 지성(知性)이 들려주는 남자들을 위한,
여자들에 대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