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마음
- 원서명
- Coeur brule et autres romances
- 저자
- J.M.G. 르 클레지오
- 역자
- 최수철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4-02-28
- 사양
- 200쪽 | 사륙판
- ISBN
- 89-8281-798-0
- 분야
- 소설집
- 수상내역
- 노벨문학상
- 정가
-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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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산이 불타면 모두 알게 되지만, 이 마음이 타오를 땐 누가 알아줄까?
투명하고 시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연약하지만 강렬한 생명력을 지닌 사람들의 빛나는 생에 바치는 송가(頌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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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은이 르 클레지오 J.M.G. Le Clezio\r\n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 스물세 살에 첫 작품 『조서』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후, 『열병』 『홍수』 등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하며 "자신의 세대에서 가장 진정한 작가"이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로 급부상했다. 1940년 남프랑스의 니스에서 태어났으며, 멕시코에서 교수생활을 했다. 이때의 경험이 자연과 어우러진 새로운 세계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사상적 변모는 신성의 언어를 아름답게 흩뿌려놓은 『성스러운 세 도시』 『황금 물고기』 『하늘빛 사람들』 『우연』 등에 순도 높게 담겼다. 그는 대중과의 접촉을 멀리하고 산과 바다, 태양과 대지 사이에서 자발적 유배자의 삶을 살면서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r\n\r\n옮긴이 최수철\r\n소설가. 서울대 불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된 후 창작집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내 정신의 그믐』 『분신들』 『매미』, 장편소설 『벽화 그리는 남자』 『불멸과 소멸』을 출간했다. 윤동주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르 클레지오의 작품 『사랑의 대지』 『매혹』 『황금 물고기』 『우연』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r\n\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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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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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태양과 사막의 작가 르 클레지오가 뿌리뽑힌 영혼들에 바치는 빛나는 송가!
『타오르는 마음』은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 ‘자신의 시대에서 가장 진정한 작가’로 평가받는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새롭게 발표한 소설집이다. 르 클레지오는 1963년 혼돈에 처한 서구문명을 독특한 구성과 어조로 비판한 『조서』로 데뷔한 이래 40년 동안 인류와 자연, 인간과 우주의 본질적인 통합에 관한 깊이 있는 사고를 바탕으로 한 30여 편의 주옥 같은 작품을 발표하면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타오르는 마음』은 총 일곱 편의 단편들로 구성된, 일곱 개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노래와도 같은 작품집이다. 집을 떠나 달아나는 소녀, 죽음을 기다리는 여인,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고아 소년 등 거친 세상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생(生)에 대한 뜨거운 원시적 열정을 간직한 이들의 이야기가 사막과 대도시를 오가며 펼쳐진다. 투명하고 시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연약하지만 강렬한 생명력을 지닌 사람들의 빛나는 생에 바치는 송가(頌歌)!
산이 불타면 모두 알게 되지만, 이 마음이 타오를 땐 누가 알아줄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거칠고 신산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대척점에는 문명화된 대도시의 복잡한 삶에서 멀리 떨어져 평화로운 야생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르 클레지오는 젊은 시절 멕시코에 체류하는 동안 남미 인디언들의 삶에 매료되었고, 그 경험은 그의 작품세계와 철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영향이 문명화, 산업화되기 이전 사회의 소박함과 순진함에 대한 향수로 이어져, 시원(始原)의 삶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제3세계 사람들의 모습들을 담은 작품을 다수 펴내게 되었다.
『타오르는 마음』 에서는 작가가 줄곧 작품 속에 형상화해온, 산업화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한 서구사회와 대립되는 제3세계 사람들의 순박하고 야성적인 삶에 대한 단순한 찬사를 넘어서는, 삶의 연륜에서나 작품세계에서나 이미 경지를 넘어선 대작가가 인류 전체에 바치는 뜨거운 연민과 사랑이 발견된다. 작가는 강력한 어조로 서구문명을 비판하거나 지나치게 열띤 어조로 야성의 삶을 찬양하지 않으면서도,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이어가는 동료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근원적인 서정성을 담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집을 뛰쳐나와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 처녀, 어려운 상황에 떠밀려 타국에 정착하려 하지만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밤거리를 헤매다 비참한 죽음을 맞는 여인, 한때는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았지만 이제는 호텔방에 앉아 추억을 쓸쓸히 회상하는 가난한 늙은 여인,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가족을 잃은 뒤 가난하고 비참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여인 등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삶과 인간에 대한 타오르는 마음의 불길을 끄지 않는 고귀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독자들의 마음을 깊은 울림으로 두드린다.
타오르는 마음
클레망스와 페르방슈는 자매간이다. 자매의 어머니 엘렌은 결혼생활에 실패한 뒤 오지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 에두아르 페린을 만나 딸들을 데리고 멕시코로 간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에두아르의 사랑이 식어버리자, 그녀들은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팍팍한 삶을 이어간다. 법학을 공부하여 고시에 합격한 뒤 안정된 생활을 하는 클레망스와 달리 페르방슈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않고 가출하여 남자친구와 동거하며 마약, 살인, 강간 등에 노출된 위험한 삶을 살아간다. 세월이 흐른 뒤 클레망스는 남편 폴과 함께 멕시코를 방문하여 유년 시절을 회상한다. 멕시코 시골마을의 황량하지만 소박한 풍경, 모녀의 집안 일을 도와주던 인디언 소녀 치타의 순박한 인간미가 긴 여운을 남긴다.
모험을 찾아서
수업 시간 중 학교를 빠져나온 열다섯 살 소녀가 거리를 걸으며 지구 반대편 미지의 세계에서의 모험을 상상한다. 그녀의 심장은 멀리서 들려오는 맞지 않는 가락의 리듬에 맞춰 고동치며, 자신이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는 채 저 먼 곳, 이곳의 반대편을 꿈꾼다. 소녀는 포효하는 호랑이, 울부짖는 늑대, 지하세계의 사람들을 상상한다. 자신의 심장이 우주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목에서, 뇌 속에서 펄떡거리며 뛰는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오래된 유랑자 부족, 사막과 바다의 부족, 동굴과 계곡의 부족, 숲과 강의 부족의 일원이다.
호텔 솔리튀드
에바는 호텔에서 살고 있는 늙은 독신 여성이다. 그녀는 대형 여객선을 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평생을 호텔에서 지냈다. 그녀는 인생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사랑과 환희를 만끽했고, 연기처럼 허망한 부유함과 명성도 누렸다. 그녀는 안달루시아 지방 알무녜카르라는 휴양도시의 ‘호텔 솔리튀드’에 차 한 잔을 놓고 앉아 자신이 경험한 모든 것을 반추한다. 에바는 더이상 가진 것도 없고 계속 살아갈 돈도 없다. 단지 과거의 행복한 기억들, 영원회귀에 대한 꿈, 곧 영원히 떠나게 될 숙명에 대한 전적인 확신을 갖고 있을 뿐이다.
세 명의 여자 모험가
수―미국 북서부의 작은 마을에 살던 수는 열여섯 살 되던 날 ‘너한테 돈이 너무 들어간다. 너도 일자리를 찾아야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부모 집을 떠난다. 그녀는 카페 종업원, 약국 현금출납원, 빵집 판매원 일을 하며 살아간다. 열아홉 살이 되던 해 수는 다시 부모 집을 찾아가지만, 그들은 주소도 남기지 않은 채 떠나버린 상태다. 비 내리는 거리를 방황하던 수는 다시 남쪽으로 떠난다.
로사―로사는 멕시코에서 수녀들이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다. 도둑질과 날치기를 일삼는 누더기를 걸친 가난한 동네 아이들을 보던 그녀의 머릿속에 은연중 어떤 생각이 자리잡는다. 성장하여 결혼할 나이에 로사는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들여 먹을 것, 입을 것을 주고 교육을 시킨다. 그녀는 버려진 수백 명의 아이들의 유일한 어머니가 된다.
알리스―알리스는 19세기 말 모리셔스 섬의 부유하고 평온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녀가 어렸을 때 그녀의 집은 파산한다. 남자형제들은 멀리 떠나 공부를 하고 여행을 하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알리스는 섬에 남아 병든 여동생과 늙은 부모님을 돌본다. 세월이 흘러 부모는 죽고, 여동생 역시 전시(戰時)에 궁핍한 생활을 하다 숨을 거둔다. 알리스는 쇠진하고 기력을 상실한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해야 할 지고한 역할을 발견한다. 그녀에게서는 꺼지지 않는 빛이 흘러나와, 세상의 허망함 속에서도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찾고 인류의 궁핍함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게 한다.
칼리마
칼리마는 모로코에서 배를 타고 마르세유 항에 도착했다. 마르세유의 한 호텔에서 일하는 언니를 만났으나 언니는 한마디 말도 없이 짐을 꾸려 떠나버리고, 그녀는 혼자가 된다. 그녀는 남자들과 어울려 역 근처의 술집을 드나들기 시작하고,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포주들이 그녀를 팔아넘기고, 수많은 사내들의 그녀의 ‘배 위를 지나간다’. 병원에서 일하는 브루노를 만나 모든 것이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지만, 그럴 수 없으리라는 것 또한 잘 안다. 그녀는 계속 거리에서 남자들을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대로(大路)에서 한 남자의 칼에 죽임을 당한다.
남풍
‘나’는 타히티 섬 푸나위아의 바닷가에 있는 집에서 의사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년이다. 엄마는 아버지를 버리고 미국인을 따라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아버지는 엄마의 물건을 없애버렸지만 나는 부모님의 사진 한 장을 간직하고 있다. 아버지의 정부(情婦)인 타히티 여인 마라무가 소년의 집을 자주 드나든다. 그녀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들의 오만한 태평함을 드러내면서 해변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오곤 한다. 그녀는 소년과 거의 비슷한 나이이지만 사랑, 임신, 삶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소년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함께 호수에 가 수영을 하기도 한다. 마라무와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단순해진다. 어느 날 그녀는 웡이라는 중국인이 운전하는 차에 한 혼혈 사내와 같이 타고 와 소년을 바닷가로 데리고 간다. 함께 술을 마신 뒤 마라무는 소년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해주고는, 자기는 라이아테아로 가는 여객선을 탈 거라고 말한다. 얼마 후 소년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다. 그곳은 겨울이 길게 지속되고 타히티처럼 남풍이 불어오지 않는다. 타히티와 마라무는 소년의 마음속에 따뜻한 남풍의 느낌으로 남아 있다.
보물
요르단 남부에 있는 고대도시 유적 ‘페트라’를 발견한 스위스인 요한 루드비히 부르크하르트의 발자취를 찾아 페트라를 방문하는 여행자의 이야기. 바깥 세상에서는 전쟁이 인간들을 집어삼키고 있지만, 그곳 계곡은 정령들이 살고 있는, 인류 시원(始原)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여행자는 그곳에서 도발적인 야성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벙어리 소녀를 만나고, 신의 영(靈)이 돌과 바람과 빗방울, 지는 태양과 달빛이 비치는 호수에 깃들어 지배하던 시대에 대한 꿈 속으로 빠져든다.
“어떤 이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 왜 어떤 이들은 잔인한 운명에 발목잡혀 있는가?” 르 클레지오
태양 아래서, 어둠 속에서 노래부르는 일곱 개의 목소리,
비극적으로 뿌리뽑힌 이들에게 바치는
산이 불타면 모두 알게 되지만, 이 마음이 타오를 땐 누가 알아줄까?
투명하고 시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연약하지만 강렬한 생명력을 지닌 사람들의 빛나는 생에 바치는 송가(頌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