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세련된 상상력의 세계, 스릴러의 새로운 차원을 연 작품
『돌의 집회』는 『크림슨 리버』의 대성공 이후 그랑제가 2년을 절치부심하여 발표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수십만 부의 판매를 기록했고 16개 국에 판권이 팔린 초(超) 베스트셀러이다. 이 소설이 출간되었을 때 프랑스 언론은 “서스펜스의 경계를 한 차원 넘어섰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독자들은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매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열광했다. 흥미진진하면서도 지적이고 세련된 그의 소설은 기존의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에 식상해 있던 독자들의 채워지지 않던 독서욕을 가뭄 끝의 단비처럼 흠뻑 충족시켜주었던 것이다.
파리에서 모스크바, 시베리아 타이가 지대를 가로지르는 숨막히는 전개!
『돌의 집회』에서 그랑제가 내세운 주인공은 영화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나 <터미네이터>의 사라 코너를 연상시키는 여전사 디안 티베르주이다.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로 남성과의 신체적 접촉을 견디지 못하는 여자, 격투기를 익혀 온몸을 무기처럼 단련하고 오지를 누비며 야수의 생태를 연구하는 디안은 서른이 되자 아이를 입양하기로 한다. 소설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마약상처럼 혈혈단신 태국의 황금 삼각지대로 아이를 데리러 떠난 그녀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치 타오르는 열대의 한낮처럼, 소설은 시작부터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과 강력한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디안은 다섯 살 난 남자아이를 데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프랑스 파리로 무사 귀환하지만, 어느 비 오는 날 차 뒷좌석에 아이를 태우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이는 사경을 헤매게 된다.
현대의학으로는 도저히 손쓸 수 없게 되었을 때, 베를린에서 왔다는 한 거구의 침술사가 나타나 아이를 치료해주고 사라진다. 그런데 잠시 후 그는 엽기적으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고, 단순한 교통사고인 줄만 알았던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그는 누구이며, 왜 아이를 구해주었는가? 의문의 남자가 나타나 살려내야 할 아이라면, 반대로 이 아이를 기필코 죽이려고 했던 누군가가 있지 않겠는가? 디안(Diane)은 아이의 생사가 걸린 사건 해결에 뛰어들기로 결심하고, 마치 로마 신화의 사냥의 여신 디아나(Diana)처럼 범인 사냥에 나선다. 의문의 죽음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모험은 모스크바와 울란바토르를 거쳐 시베리아 타이가 지대에 세워진 핵융합발전소 안의 생체실험실로 이어진다.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독자의 상상을 넘어서는 놀랍고도 경이로운 진실이다.
일류 저널리스트가 발로 뛰어 얻은 최신의 고급 지식과 정보의 향연
『돌의 집회』는 10여 년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파리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수의 매체들과 함께 작업한 그랑제의 이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다. 그가 지구 곳곳의오지를 찾아다니며 유목민족을 취재하고, 환경과 과학에 관련된 르포를 쓴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동물학에서부터 초(超)심리학, 해박한 민족학적 지식과 함께 작가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작품과 록 음악 등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훌륭한 서스펜스 스릴러인 동시에 잘 차려진 지식과 정보의 진수성찬인 것이다.
사실에 입각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소재, 작가의 장기인 뛰어난 심리묘사와 구성능력, 바로 눈앞에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생생하고 감각적인 특유의 문체의 맛도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 『돌의 집회』는 말 그대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는’다채로운 재미로 독자를 압도하는 소설이다.
그랑제는 함정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닫히면, 아무도 무사히 그곳에서 나갈 수 없다. 그곳에서 탈출하려면, 첫째 줄에서 읽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 니스 마탱
『돌의 집회』는 분류가 불가능한 책이다. 독자들은 깜짝 놀라고 혼이 빠져서 책을 덮는다. 신경을 온통 곤두서게 한 그 감동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 르 피가로
그랑제는 스릴러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단지 살인자가 누군인가를 밝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경계 너머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 아트 앤 패션
만약 읽기를 그만둔다면, 당신은 실수한 거다. ― 레 스펙타클
긴박감 넘치게 전개되는 심리 스릴러, 치유할 수 없는 감미로운 고통! ― 렉스프레스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Jean-Christophe Grange
프랑스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의 황제. 1961년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저널리스트로 일하는 10년 동안 주로 자연과 폭력, 과학적 현상을 주제로한 르포를 썼으며, 『파리 마치』 『선데이 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스』 등 유수의 매체와 함께 작업했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아 로이터 상과 월드 프레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나, 좀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어 돌연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비상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첫 소설 『황새의 비행』(1994)으로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은 이후 1998년 『크림슨 리버』로 평단과 대중에게 공히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은 마티외 카소비츠 감독, 장 르노·뱅상 카셀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어 2000년에 발표한 『돌의 집회』는 출간되자마자 그해 여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으며, ‘서스펜스 스릴러의 경계를 한 차원 넘어섰다’는 호평과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지치지 않는 창작열로 최근에는 『늑대의 제국』(2003), 『검은 선』(2004)을 연달아 발표했는데, 특히 살인광인 전(前) 잠수 챔피언과 그를 뒤쫓는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그린 『검은 선』은 출간 한 달 만에 20만 부 이상 팔리는 이변을 낳았다. 새벽 네시면 일어나 차 한 잔을 옆에 두고 집필을 들어가는 그랑제는 신비롭고 독특한 작품세계와는 달리 아침마다 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자상한 아빠이자 믿음직한 가장이다. 보르헤스나 체호프 등 고전적인 소설을 좋아하며, 글을 쓸 때 록음악이나 오페라를 듣는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다.
옮긴이 이상해
전문번역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불어과 졸업 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낭만적 영혼과 꿈』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 프랭』 『지옥 만세』 『11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2004년 6월 30일 발행
*신국판 변형/512쪽/10,000원
*ISBN 89-8281-844-8 03860
*책임편집 : 김지연(031-955-8860)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세상 끝에서 온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서 지옥의 용광로에 뛰어든 여전사
파리에서 시베리아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는 숨막히는 여정 너머,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묵시록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