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스
- 저자
- 윤태호
- 출판사
- 애니북스
- 발행일
- 2002-07-08
- 사양
- 170*224 ㅣ 224쪽
- ISBN
- 8989749050
- 분야
- 예술일반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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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가
- 7,8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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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한국 최초의 본격 노인 개그 만화 "로망스"
유교 공화국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을 웃음거리 소재로 만드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베짱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사실 "노인"은 우리 한국사회에서 결코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금기"의 영역이다. 한편으로는 뿌리깊은 유교적 윤리관 속에서 항상 존경해야 할 "어르신"으로 모셔져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하철과 버스의 지정석에서도 드러나듯이 장애인과 동격의 "약자"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다. 어느 모로든 쉽게 깔보고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 수 없는 존재다."(이명석, 만화비평가)
하지만 윤태호는 과감히 이 금기의 영역을 만화의 소재로 선택했다. 그것도 대단히 풍자적인 유머와 익살을 섞어 구질구질한 노인들의 일상을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로망스(romance,老忘스)로 바꿔놓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사회에서나 노인들은 주류 문화에서 소외되며,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김빠진 맥주 같은 이들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노인들이 조금이라도 화려하게 차려입으면 주책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이들이기에 재혼이라도 할라치면 자식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게다가 큰 병으로 민폐나 끼치지 않고, 근근히 생명을 연장해가야 할 운명인 노인들의 섹스는 너무나 낯설어서 생경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삶의 그림자처럼 존재하던 "노인들의 삶"이 요즘 부쩍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도 이번 달 말에 개봉되는 영화 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노인들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젊은이들의 기호품인 만화의 소재로 과감히 채택한 것이 바로 윤태호의 『로망스』다. 영화 가 굳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던 노인들의 "사랑과 성"을 극사실적인 진지함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윤태호의 만화 『로망스』는 노인들의 "일상과 성"을 탁월한 풍자와 개그 감각으로 감칠맛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정년 퇴임 후 무미건조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김이용 노인, 월남전에서 날렸다는 지루한 구라로 저승사자도 재워버리는 자칭 "날고 기는 파랑새" 노인, 어린 손주의 우유를 뺏어먹는 존재감 제로에 육박하는 반치매 노인, 과부의 외로움도 바람난 아주머니의 평안한 가정까지도 커버하는 열쇠장이 노인…
다시 어린애가 돼버린 듯한 그들의 천진스러움과 거침없는 대화들이 피식피식 배어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노인들의 일상과 성을 풍자한 웃음의 도가니탕
만화비평가 이명석의 지적처럼 『로망스』의 백미는 단연 오랫동안 금기의 대상이었던 노인들의 성생활을 풍자한 에피소드들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성생활이 상당한 금기의 영역이 되었던 것은 체면과 예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왠지 추해 보인다는 고정관념 역시 상당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늙어봐라」1, 2에서는 "나도 왕년엔" "사는 게 다 그렇지" "이 나이엔 이것도 양반이여" 식으로 세대별로 변하는 섹스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내고 있으며,「걱정」에서는 자식들을 걱정하며 제대로 되지 않는 잠자리를 어떻게든 해보려는 노인들이 "다양한 체위가 존재하는 또다른 이유"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노인들의 성생활을 단지 웃음거리로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작가 자신도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만화의 모델이 됐던 장인 장모의 눈치를 살펴야 할 만큼 고심했던 이 대목들은 노인들의 성생활도 당연한 일상의 한 단면임을, 추한 것이 아님을, 그들이 살아 숨쉬는 증거임을 재치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로망스』는 노인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노인들만을 위한 만화는 아니다.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웃음의 도가니탕을 만들어내는 이 만화는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한번쯤 읽어볼 만한 만화책이다. 3등신의 어린아이 체형으로 희화화된 노인들의 모습 이면에는 장인 장모를 바라보는 것과도 같은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배어있다. 이런 점 때문에 『로망스』는 단순한 개그만화로 웃고 넘길 수 없는, 가슴 찡한 여운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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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만화가 윤태호는
만화를 그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광주에서 서울로 무작정 상경, 한때 돈이 없어 길거리에서 먹고 자기도 했다. 세 번을 거절당한 끝에 1988년 만화가 허영만씨의 문하생으로 들어갔으며, 그후 91년에는 만화가 조운학씨의 작업실로 옮기면서 힘겨운 문하생 생활을 버텨왔다. 그러다가 98년 그가 만화계에 데뷔한 지 약 10년만에 SF 만화 『야후』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정상급 만화가로 발돋움했다.
2001년 스포츠 신문 굿데이에 노인들의 일상을 다룬 『로망스』를 연재하면서 『야후』의 진지한 세계와는 또 다른, 풍부한 개그감각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노인들은 우리의 미래 모습입니다. 우리의 미래와 우리가 한데 어울리는 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서로 싸우기도 하고, 다독거리기도 하면서 친구가 되면 너무 좋지 않을까요. 그러면 노인들도 정말 "로망(老忘)", 즉 늙음을 잊게 되지요. "(윤태호)
이 외에도 『혼자 사는 남편』(1권) 『연씨 별곡』(2권) 『춘향 별곡』(3권) 『열풍 학원』(6권) 『수상한 아이들』(2권) 등의 단행본을 출간했으며, 만화잡지 『웁스』가 종간되기 전까지 「발칙한 인생」을 연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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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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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한국 최초의 본격 노인 개그 만화 "로망스"
유교 공화국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을 웃음거리 소재로 만드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베짱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사실 "노인"은 우리 한국사회에서 결코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금기"의 영역이다. 한편으로는 뿌리깊은 유교적 윤리관 속에서 항상 존경해야 할 "어르신"으로 모셔져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하철과 버스의 지정석에서도 드러나듯이 장애인과 동격의 "약자"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다. 어느 모로든 쉽게 깔보고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 수 없는 존재다."(이명석, 만화비평가)
하지만 윤태호는 과감히 이 금기의 영역을 만화의 소재로 선택했다. 그것도 대단히 풍자적인 유머와 익살을 섞어 구질구질한 노인들의 일상을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로망스(romance,老忘스)로 바꿔놓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사회에서나 노인들은 주류 문화에서 소외되며,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김빠진 맥주 같은 이들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노인들이 조금이라도 화려하게 차려입으면 주책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이들이기에 재혼이라도 할라치면 자식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게다가 큰 병으로 민폐나 끼치지 않고, 근근히 생명을 연장해가야 할 운명인 노인들의 섹스는 너무나 낯설어서 생경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삶의 그림자처럼 존재하던 "노인들의 삶"이 요즘 부쩍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도 이번 달 말에 개봉되는 영화 <죽어도 좋아>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죽어도 좋아>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노인들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젊은이들의 기호품인 만화의 소재로 과감히 채택한 것이 바로 윤태호의 『로망스』다. 영화 <죽어도 좋아>가 굳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던 노인들의 "사랑과 성"을 극사실적인 진지함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윤태호의 만화 『로망스』는 노인들의 "일상과 성"을 탁월한 풍자와 개그 감각으로 감칠맛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정년 퇴임 후 무미건조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김이용 노인, 월남전에서 날렸다는 지루한 구라로 저승사자도 재워버리는 자칭 "날고 기는 파랑새" 노인, 어린 손주의 우유를 뺏어먹는 존재감 제로에 육박하는 반치매 노인, 과부의 외로움도 바람난 아주머니의 평안한 가정까지도 커버하는 열쇠장이 노인…
다시 어린애가 돼버린 듯한 그들의 천진스러움과 거침없는 대화들이 피식피식 배어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노인들의 일상과 성을 풍자한 웃음의 도가니탕
만화비평가 이명석의 지적처럼 『로망스』의 백미는 단연 오랫동안 금기의 대상이었던 노인들의 성생활을 풍자한 에피소드들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성생활이 상당한 금기의 영역이 되었던 것은 체면과 예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왠지 추해 보인다는 고정관념 역시 상당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늙어봐라」1, 2에서는 "나도 왕년엔" "사는 게 다 그렇지" "이 나이엔 이것도 양반이여" 식으로 세대별로 변하는 섹스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내고 있으며,「걱정」에서는 자식들을 걱정하며 제대로 되지 않는 잠자리를 어떻게든 해보려는 노인들이 "다양한 체위가 존재하는 또다른 이유"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노인들의 성생활을 단지 웃음거리로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작가 자신도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만화의 모델이 됐던 장인 장모의 눈치를 살펴야 할 만큼 고심했던 이 대목들은 노인들의 성생활도 당연한 일상의 한 단면임을, 추한 것이 아님을, 그들이 살아 숨쉬는 증거임을 재치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로망스』는 노인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노인들만을 위한 만화는 아니다.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웃음의 도가니탕을 만들어내는 이 만화는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한번쯤 읽어볼 만한 만화책이다. 3등신의 어린아이 체형으로 희화화된 노인들의 모습 이면에는 장인 장모를 바라보는 것과도 같은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배어있다. 이런 점 때문에 『로망스』는 단순한 개그만화로 웃고 넘길 수 없는, 가슴 찡한 여운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