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은 무엇을 해야 하는 나이일까?
사뮈엘은 엄마와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병원에 가 있는 동안 사뮈엘은 도시 한가운데의 고층 아파트 안에 홀로
남겨진다. 의붓아버지인 크리스티앙 아저씨는 기차 차장으로, 야간 국제 고속열차를 타고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느라 집을 자주 비운다. 사뮈엘은
책읽기와 공상에 잠기기를 좋아하며, 학교 수업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빨리 어른이 되어 세상에서 한 역할을 맡고 싶지만, “열다섯 살에
제빵 견습을 시작하면 스물다섯 살에 자수성가할 수 있다는 것을 학교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다. 그래서 사뮈엘은 실용적인 통신강좌들을
듣기도 하고 헌책 장수인 친구 미카엘의 아버지에게 함께 일하게 해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혼자 지내는 5일 동안 사뮈엘은 낮에는 소파에 누워 미카엘 아버지에게서 얻은 독일의 옛 전설책을 읽고 밤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잠들면 살그머니
집을 나서서 엘리베이터를 탄다.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이 만나는 그 밤시간 동안 사뮈엘은 집 안에 틀어박혀 폐지를 모으는 바르나베 형제,
엘리베이터 안에서만 생활하는 포조, 시간이 풍경의 내부에 새기는 변화의 폭을 정확히 그리기 위해 빛의 변화를 종이 위에 기록한다는 일러스트레이터
클로드 콩티,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는 메이어 부인 등 이상한 인물들을 차례로 만난다.
마침내 사뮈엘은 미카엘 아버지의 트럭을 타고 함께 여행도 하고 헌책을 팔러 다니겠다는 결심을 크리스티앙 아저씨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번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비상계단을 통해 아파트 지하로 내려간다. 복잡한 기계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는 지하실에서 쇠사다리를 타고 더 밑으로
내려간 사뮈엘은 아이 모습을 한 자신이 자라서 똑바로 선 당당한 어른을 되고, 이어서 천천히 등이 굽은 늙은 노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본다.
최근의 사뮈엘과 어른인 사뮈엘 사이에는 이가 빠진 듯 한 자리가 비어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사뮈엘로 하여금 지금 이 나이를 열심히 살아내어
그 자리를 값지게 채우라는 무언의 격려처럼 느껴진다. 커튼을 열고 밖으로 나간 사뮈엘은 미카엘 아버지의 트럭에 힘차게 올라탄다.
나 자신,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
사뮈엘이 겪는 5일간의 모험은 청소년이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통과하는 고민과 탐색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기는 무엇보다도
자아를 발견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 만큼 고민과 방황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 시기를 청소년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애정과 인내를 가지고 사뮈엘을 지켜봐주는 크리스티앙 아저씨가 말하듯,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고 아무리 알고 싶다 해도” 청소년들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어른들이 알기란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겉으로 보이든 보이지 않든, 나름대로 고투하며 열심히 성장해나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은 사뮈엘의 흥미진진한 모험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주인공 사뮈엘은 진심으로 자기
자신과 삶의 이면을 발견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며, 우리의 청소년들 또한 진실로 그것을 원할 테니까.
카프카, SF, 그리고 판타지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독자로 하여금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며 완벽한 매혹을 선사한다. 리브르 오 트레조르
셀렉시옹
줄거리 외에도 짤막한 이야기, 편지, 시, 노래 등 온갖 매력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작품. 주인공 사뮈엘은 마침내 자기가 살고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해한다. 르 몽드 데 리브르
삶이라는 작은 상자의 칸막이를 통과하면, 이 책에서처럼 꿈꾸던 모든 것이 사실이 될 것이다. 리베라시옹
이 아름다운 책을 사려 깊은 청소년과 호기심 많은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레벤망
▶ 프랑수아 봉Francois Bon
1953년 방데에서 자동차 기술사인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뒤 전자빔에 의한 용접을 전공했고,
프랑스, 러시아, 체코, 인도 등지에서 우주개발과 핵 개발 산업에 수년간 종사했다. 29세에 첫 책 『공장의 출구』를 미뉘 출판사에서 펴냈다.
1984년 프랑스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지원 프로그램에 발탁되어 1985년까지 이탈리아의 빌라 메디치에 머무르며 창작활동 했다. 이후 글쓰기에
전념하면서 몽펠리에에서 사회복귀 프로그램의 일환인 젊은이들을 위한 글짓기 연구회를 이끌고 있다. 이 모임에서 얻은 경험이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의 모티프가 되었다. 작품으로 『뷔종의 죄』 『이야기:CM』 『시멘트 장식』 『개들의 고난』 『라블레의 광기, 팡타그뤼엘의 발명』
『매장』 『기계의 시간』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영어, 독일어, 덴마크어,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중국어 등 수많은 언어로 번역 소개되었다.
▶ 옮긴이 이주희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사자와 생쥐』 『나만의 정원』 『네코토피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프랑스 최우수 청소년 소설상 수상작!
열다섯은 무엇을 해야 하는 나이일까?
고층 아파트 안에 홀로 남겨진 사뮈엘은 사람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 엘리베이터를 타고 모험에 나선다.
한 소년이 삶에 진실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 아름다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