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 저자
- 김지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4-09-16
- 사양
- 208쪽 | 153*210
- ISBN
- 89-8281-876-6
- 분야
- 산문집/비소설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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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가
-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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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너나없이 연탄을 때던 시절에는 연탄 창고 가득 연탄이 쟁여져 있으면 겨우내 마치 큰 부자가 된 듯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나는 누구에게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없나?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 될 수 없나? 나는 나에게 오늘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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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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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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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세상을 데우는 스물네 장의 따스한 추억 김지하 김근태 신경숙 임백천 등 각계 인사 스물네 명이 연탄불 한 장을 가운데 두고 한자리에 모였다. 벌겋게 달아오른 연탄불 위에 고구마를 올려놓고, 고기 한 점 올려놓고, 소주 한잔 기울이며, 각박한 세상에 시린 마음을 데워가며, 이들은 추억을 풀어놓고 마음을 열어놓는다. 시인 김지하 안도현 원재훈,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소설가 신경숙 이순원 방현석 한창훈 조선희 박민규 이명랑, 영화배우 오지혜, 방송인 임백천, 화가 황주리, 드라마 작가 노희경 이선희……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건 다름아닌 연탄 한 장이다. 지난 6월 발족한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사장 변형윤)에 힘이 되고자 어렵게 한자리에 모인 이들의 이야기는 그 마음이 더해져 더욱 훈훈하고 정겹다. 연탄불 위의 고구마처럼 달콤하고 연탄가스처럼 알싸한 이야기 필진이 다양한 만큼 연탄에 관한 추억도 각양각색이다. 시인 김지하는 연탄에서 유독한 가스를 피워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기도 하는 ‘독극물’인 연탄이 온기로 사람을 살린다는 형용 모순의 미학을 발견하고, “바로 그 연탄이 곧 분단된 나라, 흩어진 겨레, 황량한 반도에 대해, 마치 ‘죽음 속에서의 살림의 불’처럼 차원이 다른 어떤 풍요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새로운 ‘연탄의 해석학’을 제시한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70년대 수배를 받아 쫓기던 시절, 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셨던 아찔한 기억을 털어놓는다. 이야기는 연탄불에 음식을 장만하고 한밤중 정성스레 연탄을 갈던 어머니에 관한 추억으로 옮겨간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은 암투병중이던 어머니가 연탄불에 구워 드시던 고구마를 떠올리며 그리움을 되새기고, 소설가 이명랑은 어린 시절 행상을 하시던 부모님이 단속에 걸려 돌아오지 못한 어느 겨울밤의 공포를 녹여주던 연탄불의 기억을 되살린다. “다음날 아침 일찍 어머니가 돌아오셨다. 부엌 한가운데 빈 화덕을 놓고 둘러앉아 있던 우리들의 공포에 질린 얼굴을 내려다보시던 어머니. 슬픔에 목이 멘 채로 어머니는 불을 얻으러 가셨다. 지난밤에 우리가 겪었던 공포와 배신감과 서러움의 응어리가 어머니가 들고 오신 그 연탄불에 서서히 녹아내렸다.” 연탄을 가느라 고군분투한 에피소드, 연탄난로에 도시락을 데워 먹은 일 등 보편적인 기억을 넘어 불 피운 연탄을 팔던 구멍가게 아저씨가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던 어두운 시절(신경숙), ‘연탄 시인’ 안도현이 저 유명한 시 「너에게 묻는다」 「연탄 한 장」 등을 쓰게 된 이야기(안도현), 청소부 아저씨의 머리에 연탄재를 투척한 사건(조선희), 지하 600미터 막장에서 겪은 생생한 체험(이동섭, 대한석탄공사 감사), 아버지를 도와 연탄을 나르다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맞닥뜨린 연탄집 아들(김지호, 출판편집인) 등 다양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연탄불 위의 고구마처럼 달콤하고 연탄가스처럼 알싸한 연탄 이야기를 읽다보면 연탄불 하나로 견뎌낸, 추웠지만 사람들 사이의 정만큼은 훈훈했던 어느 해 겨울의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따뜻해진다. 연탄, 생명처럼 소중한 온기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줄만 알았던 연탄이, 아직도 십구만 가구에게는 추운 겨울을 이겨낼 소중한 연료라고 한다. 또한 북한에선 부족한 연료를 보충하기 위해 산의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 홍수와 산사태 등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연탄』의 인세는 이들에게 연탄을 지원하는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스물네 명의 필자들의 뜻에 따라 전액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에 기부하기로 결정됐다. 소설가 박민규는 이 책에서 “한 장의 연탄으로 곡곡을 내리던 대설(大雪)과 수도의 결빙(結氷)을 견뎌낸” 우리는 연탄에 의해 축복받은 인간이라고 쓰고 있다. 연탄에 의지해 살아남은, ‘광휘로운 축복’을 받은 우리는 누구나 한 장의 연탄이라고.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을 지원하는 스물네 개의 온기는 이제 세상을 향해 연탄구멍을 맞추었다. 연탄 한 장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을 전하기 위해.
너나없이 연탄을 때던 시절에는 연탄 창고 가득 연탄이 쟁여져 있으면 겨우내 마치 큰 부자가 된 듯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나는 누구에게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없나?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 될 수 없나? 나는 나에게 오늘도 묻는다. 안도현(시인) 더없이 고난한 지상의 한켠에서, 지금 하나의 연탄이 타오르고 있다. 돌려, 불 문을 열던 손가락의 동작을 떠올리면, 그 추억만으로도 나는 지금 훈훈하다. 눈물겨워라, 이 뜨거운 기억의 통풍이여. 박민규(소설가) 지금도 십구만 가구가 연탄으로 난방을 한다.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에서는 이들과 북한 주민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매년 연탄 백만 장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 따뜻한 나눔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정말 좋겠다. 김근태(보건복지부 장관)
* 2004년 9월 16일 발행 * ISBN 89-8281-876-6 03810 * 153*210 | 208쪽 | 8,000원 * 담당편집| 김송은(031-955-8862)
너나없이 연탄을 때던 시절에는 연탄 창고 가득 연탄이 쟁여져 있으면 겨우내 마치 큰 부자가 된 듯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나는 누구에게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없나?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 될 수 없나? 나는 나에게 오늘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