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자리에서, 회의 시간에, 사랑을 고백할 때······
상황을 반전시키는 힘, 잡담
“나는 꿈꾼다. 나와 너의 사이가 농담할 수 있는 거리가 되는 것을”한 시인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렇다. 농담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그 사람과의 관계는 이후 많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런 농담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하기 전에 필히 거치는 단계가 잡담이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어색한 첫 만남을 떠올려보자. 그들과의 관계가 처음에는 사소한 대화로 시작했음을 기억하는가? 문득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을 때의 안부 인사, 점심을 먹으면서 나누었던 소소한 대화들. 이 모든 것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그들과 친해질 수 있었을까? 침묵은 금이라고? 하지만 지나친 침묵은 때론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잡담을 단지 시간낭비하는 알맹이 없는 이야기로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잡담만 제대로 해도 당신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진지한 대화보다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기분 좋은 잡담은 모임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식사 자리에서 입맛을 돋우며, 회의 시간의 팽팽한 긴장을 누그러뜨린다. (13쪽) 회의, 면접, 미팅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할 말이 없어 침묵을 지켰던 적이 있는가? 결정적 순간에 입을 다물어버리는 자신을 원망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상황에 맞게 적절히 말하는 방법과 각 성격 유형별 대화특징을 숙지해보자.
상대의 성격 유형을 알면 대화가 편해진다
분석가형, 상담 전문가형, 네트워크형, 선도가형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재주가 없거나 좌중을 주도할 자신이 없어서 잡담을 나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 자체를 망설이게 된다. 그들은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와 달리 달변가는 아닌데 주변에 유난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상대방의 성격에 따른 대화 유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상대의 성격 유형(분석가형, 네트워크형, 상담 전문가형, 네트워크형)에 따른 대화 핵심 포인트만 알면 의외로 산뜻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는 없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유형이 섞여 있다는 것을 전제해둔다.
냉철한 분석가형: 안전하고도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모든 말은 언제나 또렷한 근거와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석가형과 대화를 할 때에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나온다거나 거친 반론으로만 일관해서는 안 된다. 대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논리적이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자.
네트워크형: 남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네트워크형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일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그들이 재미난 유머를 하며 좌중의 분위기를 돋울 때 즐거워하며 맞장구를 쳐주자. 주의할 점은 대화를 나눌 때에는 구체적으로 캐묻는다는 인상은 주지 말아야 한다.
앞장서는 선구자형: 도전정신이 강하다. 실용적인 성격의 현실주의자로 이야기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 선구자형과 대화할 때에는 가능하면 솔직하게 의견을 밝히고 흉금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이야기가 중간 중간 끊기더라도 염려하지 마라. 이들은 이야기 도중에 말을 끊고 구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다.
상담 전문가형: 이 유형은 잡담을 나눌 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나 귀를 기울인다. 사람들끼리 흔쾌히 마음을 열 수 있는 편안하고 따뜻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치는 인연이 아닌 소중한 만남을 위하여
단순한 대화 그 이상의 것을 베풀어라
모두들 웃고 즐기는데 혼자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불편한 침묵쟁이들은 의외로 주변에 많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지 말을 안 한다는 이유만으로 때로 건방지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먼저 이런 사람들에게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책에서 들려주는 대로 연습하라고 말한다. 잡담을 나누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썩 내키지는 않겠지만 읽다보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해주는 대화의 비밀들은 의외로 너무 쉬워 간과했었던 부분들이다.
우선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고 상대에게 어울릴 만한 주제를 찾자. 혹시 모르는 주제나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솔직하게 모른다고 털어놓아라. “아쉽게도 그것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에 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지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사람은 남의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알기에 아주 인기 좋은 대화 상대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상대와의 공통점을 찾아냈으면 상대가 하는 말들을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듣자. 잡담의 목표는 서로 공통된 점이 무엇일까 탐색하고 무엇보다도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다. 기분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호감을 사는 것! 이 모든 것이 잡담의 효과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우리는 매순간 의사소통을 하며 산다. 그리고 그 모든 말은‘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고 해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죽은 말이며 아무리 가벼운 이야기라고 해도 얼마나 맛깔스럽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각양각색의 성격을 지닌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보다 매끄럽고 솜씨 있게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