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 조선시대 책에 목숨을 건 13가지 이야기
- 저자
- 이민희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08-06-23
- 사양
- 223*152 | 383쪽 | 반양장본
- ISBN
- 9788954605922
- 분야
- 역사
- 정가
- 15,8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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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조선시대의 "팔자 사나웠던" 책들의 운명을 통해 역사를 읽는다!
성리학은 조선사회를 대표한 단 하나의 이념이었다. 기독교가 지배한 서양의 중세가 흔히 암흑기로 묘사되듯 500년 조선사도 상상력이 억압된 통제사회로 규정되곤 한다. 성리학적 질서는 일신교사회의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타자를 배제함으로써 동일자의 특성을 갖추어나갔다. 중세의 수도사들이 마녀사냥에 열을 올렸듯 조선의 유학자들도 이질적인 사상을 붓과 칼을 동원해서 처단해나갔다. 삼강오륜의 질서는 그런 정치적인 실천의 제도화였다.
유학의 정전들을 중심으로 논지를 펼치고 그에 반대되거나 소수자로 묶이는 학설을 통해 부연함으로써 사유의 역동성을 만들어가는 논의 구조를 통해서는 결국 승자를 합리화하는 그림밖에는 그릴 수 없다. 또한 그 속에서 정전의 정확한 카운터파트는 재조명의 손길을 어느 정도 받겠지만 홀로 독립군처럼 존재했던 수많은 사유는 사상사의 물길에 실리지 못한 채 과거에 그대로 버려질 우려도 있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은 독백의 사상사를 벗어나 대화와 투쟁의 사상사를 그리기 위한 기초적인 시도다. 우리가 잘 몰랐던, 혹은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조선시대의 다양한 사유의 흔적을 찾아내서, 그의 눈과 입을 빌려 그 시대를 해석해보고자 했다. 그 방법으로 이 책은 일종의 금서禁書들의 사회사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책과 저자들의 역사는 성리학에 포섭되지 않은 사유를 가장 잘 보여준다. 하지만 "마녀"들만으로는 조선의 불온한 사유들이 온전히 그려질 수는 없다. 좀더 내밀하게 살피고 뒤져보면 무채색의 투명하고 평범한 책들에도 시대의 비의가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존재도 적극 끌어들여서 자칫 "금서의 역사"가 빠질 수 있는 또다른 획일성과 식상함을 넘어서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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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화 출생으로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국문과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폴란드 바르샤뱌대 한국어문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아주대 교양학부 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한국고전소설, 비교문학, 문학사에 관심 갖고 연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소설사회사 연구에 골몰하고 있다. 저서로 『파란-폴란드-뽈스까! : 100여 년 전 한국과 폴란드의 만남, 그 의미의 지평을 찾아서』 『16~19세기 서적중개상과 소설-서적 유통 관계 연구』 『조선의 베스트셀러 』 등이 있고, 논문으로「 "임경업전"과 "국성야합전" 비교연구」 「여용국전 연구」「심리 치료 측면에서 본 민옹전 소고」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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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_ 4
이야기 하나_ 사림의 훈구파 사냥: <설공찬전> 필화 사건_ 13
이야기 둘_ 조선은 왜 책을 팔지 못하게 막았는가: 조선중기 서사 설치 논란과 어득강_ 37
조선의 책 이야기: "맞난 음식과 낮잠만으로 세월 보내기는 괴로운 일": 세책점의 등장과 대중 독서시대의 개막_ 62
이야기 셋_ 실패한 저격수들, 논쟁의 불씨 키우다: <곤지기> <이단변정> <학부통변>_ 73
조선의 책 이야기: 조선시대의 추천 도서 목록은 어땠을까- 홍석주와 이율곡의 권서 논리 비교_ 90
이야기 넷_ 유학자들은 왜 "귀신"을 연구했나: 성리학의 귀신 논의를 해체시킨 정약용의 <중용강의>_ 99
이야기 다섯_ 사무라이에 대한 공포가 탄생시킨 병법서들: <연병지남>에서 <무예제보>까지_ 119
조선의 책 이야기: 허균의 애장서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삼치설의 유행과 조선의 책 인심_ 142
이야기 여섯_ 한 영명한 왕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책: 위험한 변화를 기록한 <심양장계>_ 155
이야기 일곱_ 동방의 보물 같은 책은 왜 백성을 구하지 못했는가: <동의보감>에서 <마과회통>까지_ 197
조선의 책 이야기: 독서당 선비 신종호를 기생으로 꾀어내다: 사가독서제가 탄생시킨 독서의 괴물들_ 216
이야기 여덟_ 양반 이상주의자들을 향한 일침: 서계 박세당의 <사변록>과 <색경>_ 227
이야기 아홉_ 유교사회의 희생양, 불살라진 소설들: 조선의 여인들, 비밀결사처럼 숨죽이고 소설을 읽다_ 243
조선의 책 이야기: 명나라에는 없어도 조선에는 있다-소설과 희귀서에 매료된 관료들_ 258
이야기 열_ 조정에 피바람을 일으킨 영조대왕의 분노: 책쾌들의 씨를 말린 <명기집략> 사건_ 273
조선의 책 이야기: 강을 건너면 이리로 변하는 사람들: 명청대 도서의 수입과 역관_ 292
이야기 열하나_ 조선의 가장 똑똑했던 왕이 가장 싫어했던 책: <원중랑집> 등 노론청류의 양명좌파 수입과 그 좌절_ 303
이야기 열둘_ 18세기 백과사전의 시대가 열리다: 박학다식한 선비들의 총서 열풍_ 319
조선의 책 이야기: 아버지 무덤에 천여 권의 책을 순장하다: 책에 미친 사람들_ 338
이야기 열셋_ 조선의 종말, 그 시초를 알린 책: <조선책략>을 둘러싼 모험_ 349
주註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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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조선시대의 "팔자 사나웠던" 책들의 운명을 통해 역사를 읽는다!
성리학은 조선사회를 대표한 단 하나의 이념이었다. 기독교가 지배한 서양의 중세가 흔히 암흑기로 묘사되듯 500년 조선사도 상상력이 억압된 통제사회로 규정되곤 한다. 성리학적 질서는 일신교사회의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타자를 배제함으로써 동일자의 특성을 갖추어나갔다. 중세의 수도사들이 마녀사냥에 열을 올렸듯 조선의 유학자들도 이질적인 사상을 붓과 칼을 동원해서 처단해나갔다. 삼강오륜의 질서는 그런 정치적인 실천의 제도화였다.
유학의 정전들을 중심으로 논지를 펼치고 그에 반대되거나 소수자로 묶이는 학설을 통해 부연함으로써 사유의 역동성을 만들어가는 논의 구조를 통해서는 결국 승자를 합리화하는 그림밖에는 그릴 수 없다. 또한 그 속에서 정전의 정확한 카운터파트는 재조명의 손길을 어느 정도 받겠지만 홀로 독립군처럼 존재했던 수많은 사유는 사상사의 물길에 실리지 못한 채 과거에 그대로 버려질 우려도 있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은 독백의 사상사를 벗어나 대화와 투쟁의 사상사를 그리기 위한 기초적인 시도다. 우리가 잘 몰랐던, 혹은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조선시대의 다양한 사유의 흔적을 찾아내서, 그의 눈과 입을 빌려 그 시대를 해석해보고자 했다. 그 방법으로 이 책은 일종의 금서禁書들의 사회사라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책과 저자들의 역사는 성리학에 포섭되지 않은 사유를 가장 잘 보여준다. 하지만 "마녀"들만으로는 조선의 불온한 사유들이 온전히 그려질 수는 없다. 좀더 내밀하게 살피고 뒤져보면 무채색의 투명하고 평범한 책들에도 시대의 비의가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존재도 적극 끌어들여서 자칫 "금서의 역사"가 빠질 수 있는 또다른 획일성과 식상함을 넘어서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