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단편소설전집 1
- 저자
- 박완서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1999-11-20
- 사양
- 472쪽 | 사륙판 양장
- ISBN
- 89-546-0193-6 04810
- 분야
- 소설집, 전집/선집
- 정가
- 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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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1권.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에는 1971년 3월부터 1975년 6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초기소설들에서는 부조리한 현실세계에 안주함으로써 더 큰 절망감에 빠지는 주인공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6.25전쟁의 파괴성, 그후에 급속히 찾아온 산업화의 폐해에 맞서 싸우기에 한 개인의 힘은 너무나도 미소하다.
아아, 그것은 부끄러움이었다. 그 느낌은 고통스럽게 왔다. 전신이 마비됐던 환자가 어떤 신비한 자극에 의해 감각이 되돌아오는 일이 있다면, 필시 이렇게 고통스럽게 돌아오리라. 그리고 이렇게 환희롭게. 나는 내 부끄러움의 통증을 감수했고, 자랑을 느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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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완서│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재학중 한국전쟁을 겪고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꽃을 찾아서』 『미망』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상(2006) 등을 수상했다. 2006년, 서울대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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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정판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세모(歲暮)
어떤 나들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틀니
부처님 근처
지렁이 울음소리
주말농장
맏사위
연인들
이별의 김포공항
어느 시시한 사내 이야기
닮은 방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재수굿
카메라와 워커
도둑맞은 가난
서글픈 순방(巡房)
해설|류보선 개념에의 저항과 차이의 발견
작가 연보
단편소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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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을 펴내며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킨다. 작가가 매 작품마다 선보이는 이러한 연금술적 변환의 기적은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은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이 작가의 진면목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축제의 자리가 될 것이다.
개정판 작가의 말
문학동네에서 등단 후 삼십 년 동안 쓴 단편들을 모아 다섯 권짜리 전집을 낸 지 칠 년 만에 장정을 바꾸면서 한 권을 더 보태게 되었다. 추가하게 된 여섯 권째는 역시 칠 년 전에 창비에서 나온 단행본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제목만 바꾼 것이다. 처음 다섯 권을 전집으로 묶기 위해 훑어볼 적엔 내 개인사뿐 아니라, 마치 내가 통과해온 시대와의 불화를 리와인드시켜보는 것 같아 더러 지겹기도 하고 더러는 면구스럽기도 했다. 한때는 글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처럼 치열하게 산 적도 있었나본데 이제 와 생각하니 겨우 문틈으로 엿본 한정된 세상을 증언했을 뿐이라는 걸 알겠다.
새로 추가하게 된 『그 여자네 집』은 그런 전작들보다 한결 편안하게 읽힌다. 독자로서의 나의 현재의 나이 탓인지, 혹은 그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작가로서의 연륜 탓인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편안한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그러나 지금 내 나이가 치열하게 사는 이보다는 그날그날의 행복감을 놓치지 않도록 여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더 부럽고, 남들이 미덕으로 치는 일 욕심도 지나치면 오히려 돈 욕심보다 더 딱하게 보이는 노경에 이르렀다는 걸 무슨 수로 숨기겠는가.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거울이 있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고, 글을 쓸 수 있는 한 지루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새로 선보이는 여섯 권짜리는 한 권이 더해졌을 뿐 아니라, 장정도 젊은 취향으로 새로워져서 마치 내가 구닥다리 옷을 최신 유행으로 갈아입은 것처럼 으쓱하다. 나에게 이런 기분을 맛보게 해준 문학동네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06년 여름, 지루한 장마를 견디며
박완서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1권.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에는 1971년 3월부터 1975년 6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초기소설들에서는 부조리한 현실세계에 안주함으로써 더 큰 절망감에 빠지는 주인공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6.25전쟁의 파괴성, 그후에 급속히 찾아온 산업화의 폐해에 맞서 싸우기에 한 개인의 힘은 너무나도 미소하다.
아아, 그것은 부끄러움이었다. 그 느낌은 고통스럽게 왔다. 전신이 마비됐던 환자가 어떤 신비한 자극에 의해 감각이 되돌아오는 일이 있다면, 필시 이렇게 고통스럽게 돌아오리라. 그리고 이렇게 환희롭게. 나는 내 부끄러움의 통증을 감수했고, 자랑을 느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