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해후 박완서 단편소설전집 4
- 저자
- 박완서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1999-11-20
- 사양
- 480쪽 | 사륙판 양장
- ISBN
- 89-546-0196-0 04810
- 분야
- 소설집, 전집/선집
- 정가
- 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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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4권.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해산바가지」「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인간의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마음에까지 작가의 촉수가 미칠 경우에만 비판은 진정으로 애정 어린 사랑의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남편"으로 대변되는 이 일상의 세계 속에서 그것의 권태로움을 백일하에 드러냄과 동시에 그것의 그럴 수밖에 없음, 그 나약한 존재성을 내면 깊숙이 아로새기는 이중적 변주의 과정은 그런 의미에서 박완서 문학이 도달한 가장 심오한 경지라고 할 만하다. ―신수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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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완서│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재학중 한국전쟁을 겪고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꽃을 찾아서』 『미망』 등 다수의 작품이 있고,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상(2006) 등을 수상했다. 2006년, 서울대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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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정판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재이산(再離散)
울음소리
저녁의 해후
어느 이야기꾼의 수렁
움딸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초대
애 보기가 쉽다고?
사람의 일기
저물녘의 황홀
비애의 장(章)
꽃을 찾아서
해설 | 신수정 자아의 서사, 소설의 기원
작가 연보
단편소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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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을 펴내며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킨다. 작가가 매 작품마다 선보이는 이러한 연금술적 변환의 기적은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은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이 작가의 진면목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축제의 자리가 될 것이다.
개정판 작가의 말
문학동네에서 등단 후 삼십 년 동안 쓴 단편들을 모아 다섯 권짜리 전집을 낸 지 칠 년 만에 장정을 바꾸면서 한 권을 더 보태게 되었다. 추가하게 된 여섯 권째는 역시 칠 년 전에 창비에서 나온 단행본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제목만 바꾼 것이다. 처음 다섯 권을 전집으로 묶기 위해 훑어볼 적엔 내 개인사뿐 아니라, 마치 내가 통과해온 시대와의 불화를 리와인드시켜보는 것 같아 더러 지겹기도 하고 더러는 면구스럽기도 했다. 한때는 글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처럼 치열하게 산 적도 있었나본데 이제 와 생각하니 겨우 문틈으로 엿본 한정된 세상을 증언했을 뿐이라는 걸 알겠다.
새로 추가하게 된 『그 여자네 집』은 그런 전작들보다 한결 편안하게 읽힌다. 독자로서의 나의 현재의 나이 탓인지, 혹은 그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작가로서의 연륜 탓인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편안한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그러나 지금 내 나이가 치열하게 사는 이보다는 그날그날의 행복감을 놓치지 않도록 여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더 부럽고, 남들이 미덕으로 치는 일 욕심도 지나치면 오히려 돈 욕심보다 더 딱하게 보이는 노경에 이르렀다는 걸 무슨 수로 숨기겠는가.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거울이 있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고, 글을 쓸 수 있는 한 지루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새로 선보이는 여섯 권짜리는 한 권이 더해졌을 뿐 아니라, 장정도 젊은 취향으로 새로워져서 마치 내가 구닥다리 옷을 최신 유행으로 갈아입은 것처럼 으쓱하다. 나에게 이런 기분을 맛보게 해준 문학동네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06년 여름, 지루한 장마를 견디며
박완서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4권.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해산바가지」「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인간의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마음에까지 작가의 촉수가 미칠 경우에만 비판은 진정으로 애정 어린 사랑의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남편"으로 대변되는 이 일상의 세계 속에서 그것의 권태로움을 백일하에 드러냄과 동시에 그것의 그럴 수밖에 없음, 그 나약한 존재성을 내면 깊숙이 아로새기는 이중적 변주의 과정은 그런 의미에서 박완서 문학이 도달한 가장 심오한 경지라고 할 만하다. ―신수정(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