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사막
- 저자
- 이동순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5-12-16
- 사양
- 112쪽 | 121*186
- ISBN
- 89-546-0069-7 02810
- 분야
- 시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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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가
-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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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나는 장승처럼 서서
사방을 물끄러미 둘러본다
너는 어디에서 왔는가
너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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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동순 195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경북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꿈에 오신 그대』 『봄의 설법』 『가시연꽃』 『기차는 달린다』 『아름다운 순간』, 시선집 『그대가 별이라면』 등이 있으며 민족서사시 『홍범도』(전5부작 10권)을 2003년에 완간하였다. 신동엽창작기금, 난고문학상, 시와시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충북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미국 시카고 대학교 동아시아학과 연구교수 역임, 현재 영남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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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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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삼십여 년간의 시력(詩歷)을 쌓아온 시인 이동순의 새 시집 『마음의 사막』은, 그가 오 년여에 걸쳐 몽골과 쿠차, 타클라마칸 등의 실크로드를 원정하며 겪은 체험을 중심으로 한 시편들을 담고 있다. 뜨거운 사막의 모랫바람과 이국의 풍경 사이로 시인의 관록과 여유가 엿보이는 시어들이 살아 숨쉰다.
세상에서 처음 본 가장 아름답고 깨끗하고 신비스러운 사막의 영혼
시인이 본 실크로드의 풍경은 “가도 가도 모래벌판 불모지 길”(「호탄」)이지만 그 “서역의 짙은 모래 냄새”(「누란을 마시다」) 속에 “백양나무 가로수 길을 달려가는 노새의 방울 소리” (「서역」)가 있고, “사방이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대초원”(「몽골 할머니」)이 있다. 이러한 두 개의 얼굴은 일견 각각 삶과 죽음의 양면을 대변하는 듯이 보이지만 시인이 인간의 생명력과 흔적을 가장 적나라하게 느끼는 곳 또한 “인간의 모든 알량한 세속적 명리와 이욕과 구별 따위를” “단숨에 녹여서 새로 빚어내”는 “거대한 용광로”(「타클라마칸」), 곧 사막의 한가운데이다. 관념적인 의미를 찾기보다 사막 그 자체를 느끼고 탐구하고 표현하려 한 시어들은 어떤 영상보다도 생생하게 그 후끈거리는 열기와 희뿌연 흙먼지의 감촉을 전해준다. 그 속에서 시인은 자신이 발디딜 곳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녹아들며 주위에서 만나는 낯선 얼굴의 이들은 어느새 “두근거리며 속마음 고백하던 첫사랑의 숨결”(「너밍」)을 간직한 “내 전생의 사랑”(「서역」)이 된다.
마음속 깊이 가라앉은 체험의 사금파리
타클라마칸과 몽골 시편이 주를 이루고 있는 1부에서 3부까지의 시들을 통해 황량하기 그지없는 메마르고 광막한 사막에서 사물에 깃든 슬픈 그림자들을 읽어내며 사막의 비밀을 엿보고 돌아온 시인은 원추리꽃, 수련, 두엄더미, 자전거, 삽살개, 뱀 등 낯익고 토속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 일상의 현실로 돌아온 4부에서도 꾸준히 같은 시선을 고수한다. 우연히 주워든 기왓조각에서 “흘러간 세월의 실루엣”(「세월의 실루엣」)을 떠올리고 “탑처럼 쌓아올려진 두엄더미”에서 “지구의 다부진 가슴처럼 펄펄 끓는 불덩이”(「두엄더미」)를 발견하는 시인의 관조적 시선은 머나먼 서역의 이름 모를 나라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 삶과 죽음, 고요와 집착이 공존하는 사막임을 알게 해준다. “살아가는 일이 몹시 지치고 힘들지만 우리는 터벅터벅 한 마리 낙타처럼 우리 앞에 펼쳐진 저 사막을 기어이 건너가야만”(「시인의 말」) 함을 오랜 세월 축적해온 시학으로 엮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동순 시인의 투명한 응시와 관조의 시학은 수천 년에 걸쳐 누적된 사막의 모래언덕처럼 켜켜이 시간을 쌓고 깎은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겉으로는 태연한 듯 보이지만 실은 남들이 짐작하지 못하는 내공으로 오랫동안 어루만져진 시들이다. 언젠가 한번 시인이 들려준 적 있는 아코디언 소리를 생각한다. 그 건반을 짚는 예민한 손이, 주름상자를 움직여 섬세한 소리를 울려내는 손이 이 시집의 투명한 울림을 만들었다. 안도현(시인) 이 시집은 사막에서 태어난 시집이다. 아니, 사막이 쓴 시집이다. 중앙아시아의 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은 한국에서 찾아온 한 시인을 낙타에 태워 영원한 시의 나라로 인도했다. 이 시집에는 모래산을 걸어가는 낙타의 고단한 발소리와 광활한 초원의 풀잎에 어리던 햇살과 밤이면 사막의 우물 속에 고요히 머물던 달빛이 숨어 있다. 결국에는 스스로 사막이 된 사람들의 사랑과 인내와 눈물이 어려 있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며 잠들 수가 없었다. 시집 속으로 걸어가는 낙타를 따라 나 또한 가난한 사막이 되기 전에는. 누구의 인생이든 인생에는 모두 사막이 숨어 있다. 사막이 쓴 시에는 별들이 숨어 있다. 그 별빛에 내 인생이 다 환하다. 정호승(시인)
이동순 195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경북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꿈에 오신 그대』 『봄의 설법』 『가시연꽃』 『기차는 달린다』 『아름다운 순간』, 시선집 『그대가 별이라면』 등이 있으며 민족서사시 『홍범도』(전5부작 10권)을 2003년에 완간하였다. 신동엽창작기금, 난고문학상, 시와시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충북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미국 시카고 대학교 동아시아학과 연구교수 역임, 현재 영남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2005년 12월 16일 발행 * ISBN 89-546-0069-7 02810 * 121*186 | 112쪽 | 값 7,500원 * 담당편집 : 조연주, 양수현(031-955-8865/8863)
나는 장승처럼 서서
사방을 물끄러미 둘러본다
너는 어디에서 왔는가
너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