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를 날려줘
- 저자
- 이윤학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5-12-15
- 사양
- 116쪽 | 153*210
- ISBN
- 89-546-0064-6 03810
- 분야
- 어른을 위한 동화
- 정가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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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네 이름은 이제부터 선물이야"
"선물? 내 이름이 선물이라고?"
"그래…… 넌 오늘 내게 큰 선물이 되었어. 쉽진 않겠지만, 나도 너처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거야."
"……"
"다시는 누구에게라도 자신을 맡겨놓지 않겠어!"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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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윤학
196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청소부」 「제비집」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22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그림자를 마신다』, 산문집 『거울을 둘러싼 슬픔』 『푸른 자전거』 『환장』, 장편동화 『별』 『졸망제비꽃』이 있다.
그림 엄택수
화가. 1952년 전북 관촌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했다. 1972년 개인전을 가진 이후 여러 단체전을 통해 그림을 발표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소설 『구름모자 벗기 게임』 시집 『자몽의 추억』 등에 삽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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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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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등 여섯 권의 시집을 발표하고, 최근 『별』 『졸망제비꽃』 등 동화를 잇달아 펴낸 시인 이윤학이 어른을 위한 동화를 선보인다. 어려운 환경에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이 콩새의 이야기는 폐허와도 같은 현실 속에서 고투하며 피워내는 시인의 맑은 시어와 닮아 있다. 질주하는 세상과 상관없이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길을 가는 시인과 오염되지 않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닮은 까닭일 것이다.
콩새는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다. 또래보다 작아서 콩새라 불린다. 콩새는 친구들보다 나이도 어려서, 친구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놀아야 한다. 콩새는 부모님이 가난해서 외할머니 집과 친할아버지 집, 이모네 집을 떠돌며 산다. 그래도 자신을 불쌍해하지는 않는다. “누구에게라도 자신을 맡겨놓지 않겠어!”라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랑 오빠가 보고 싶어도 참고, 이복삼촌이 괴롭혀도 울지 않고, 사촌언니가 장난을 심하게 쳐도 씩씩하게 견뎌낸다. 콩새는 사고뭉치다. 돼지우리를 열어놓고 놀러 나가 멧돼지가 동네를 쑥밭으로 만들게 하고, 공주병인 사촌언니가 자는 틈에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기도 한다. 사고의 대가는 혹독하다. 다락방에 갇히고, 이모한테 매를 맞기도 한다. 그런다고 굴할 콩새가 아니다. 옆집 쌍둥이 언니들이랑 연애하느라 여념이 없는 이복삼촌 머리에 밤송이 세례를 주고, 이모한테 매 맞고도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는다. 친척집에 얹혀산다는 이유 따위로 기죽지 않는다.
콩새에겐 두 가지 소원이 있다. 얼른 학교에 가 글을 배워서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것, 그리고 외할머니가 오래오래 사시는 것. 삶은 달걀과 떡볶이를 좋아하고, 풀빵 장사 하는 외할머니 일도 척척 돕는 이 귀여운 꼬마의 소박하고 작은 소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천방지축이긴 해도, 보석 같은 순수함을 지닌 콩새의 소원이 작은 새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어린 시절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시절로 회상한다. 기억은 좋았던 풍경만 선택적으로 남겨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도 저마다 짊어진 고민과 고통이 있다. 그것은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잔인하다. 그래도 사람이 그 시절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은 무지하리만치 순수한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부 상황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의연한 콩새처럼,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성장해왔다. ‘외로워도 슬퍼도’ 언제나 꿋꿋한 콩새의 이야기는 현재 각자의 무게를 지고 성장기를 통과해가고 있는 어린이나, 그렇게 성장한 어른 모두에게 즐거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 동화는 어린 아이가 헤쳐나가기에는 버거운 삶을 시인의 맑고 아름다운 감성과 재미있는 문장에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한 가정을 무너뜨리고 해체시킨 오늘의 삶의 문제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의 눈이 아니라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에게 훈계하는 어른의 목소리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삶의 어려움에 맞서는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는 ‘아이를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어른이나 아이나 마음의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콩새’라는 아이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은 골목대장처럼 제멋대로 작은 아이 콩새를 괴롭힌다. 콩새는 그런 난폭한 삶에게 일방적으로 짓눌리지 않고 건강한 개구쟁이 짓으로 대들면서 힘든 생활을 헤쳐나간다. 그러므로 개구쟁이 콩새의 못된 행동과 마음속에는 삶을 이겨내는 지혜와 용기가 숨어 있다. 콩새를 얕보고 괴롭히다 오히려 호되게 당하는 이복삼촌이나 지숙이 언니, 향심이네 할머니처럼, 콩새를 슬프게 만든 가난하고 어려운 삶은 콩새를 좌절시키지 못하고 그 앞에서 쩔쩔맨다. 그래서 콩새는 스스로의 힘으로 새장 문을 활짝 열고 자기의 마음에 갇힌 새는 물론 어려운 이웃의 새까지 하늘 높이 날려주는 것이다.
‘콩새’라는 별명은 또래 아이들보다 작아서 얻어진 것이다. 못 먹어서 키가 작고 가난해서 엄마 아빠와 같이 살지 못하지만, 콩새는 자기에게 주어진 이 가난하고 슬픈 삶이 사실은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소중한 선물을 ‘누구에게라도 맡겨놓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자기의 삶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말썽도 부리고 어려움도 울음도 꿋꿋하게 참아내며 엄마와 아빠와 오빠와 다시 만나 함께 살 날을 기다린다. 콩새가 자기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한, 그를 괴롭히는 어려운 환경은 오히려 콩새의 편이 되어 그의 삶을 축하해줄 것이다. 김기택(시인)
* 2005년 12월 15일 발행
* ISBN 89-546-0064-6 03810
* 153*210 | 116쪽 | 값 7,000원
* 담당편집 : 조연주, 김송은, 김경미(031-955-8862)
"네 이름은 이제부터 선물이야"
"선물? 내 이름이 선물이라고?"
"그래…… 넌 오늘 내게 큰 선물이 되었어. 쉽진 않겠지만, 나도 너처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거야."
"……"
"다시는 누구에게라도 자신을 맡겨놓지 않겠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