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첫 책 출간, 2007년 12월 3부 완간
한국의 걸작 판타지 고양이 학교 탄생
2001년 8월 첫 책 출간, 2007년 12월 3부가 완간된 ‘고양이 학교는 “걸작의 등장”이라는 평을 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관심을 모은 판타지 동화다. 그 동안 각종 매체에 올라온 서평 중 “책을 싫어하는 아이가 단숨에 빨려들었다.”, “어른인 나도 책을 놓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을 만큼 대중성을 갖추었으며, 각 기관 추천도서로 선정되고,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작품성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열한 권에 이르는 이 기나긴 이야기는 뜻밖의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는 집 나간 고양이 때문에 슬퍼하는 딸을 위로하려고 지어낸 짤막한 이야기였는데,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작가 의도와 상관없이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더니 점점 길어져 3부까지 이른 것이다. 작가가 본격적으로 ‘고양이 학교’를 구상하던 때는, 교육운동을 하다 해직, 다시 교편을 잡던 때와 맞물려 있다. 작가는 급변해 있는 아이들을 섬세한 촉수로 관찰하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통로로 판타지에 주목했다. 그 결과 신화적 상상력이 요즘 아이들 코드와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신화 속에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무궁무진하게 숨 어 있음을 발견, 광범위한 동북아 지역 신화의 모티프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작품에 끌어들여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 동화로 복원해 냈다.
우리 문학의 독자성과 세계 문학의 보편성이 맞물린 국제 경쟁력 있는 작품
‘고양이 학교’는 국내에서 판타지 동화 장르에 연작으로 도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우리 창작동화의 지평을 넓힌 성취물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1부는 국내 처음으로 프랑스 아동 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륍티블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앵코륍티블상은 어린이들이 직접 좋아하는 작품을 뽑는 상으로, 프랑스 현지 번역가는 한국 아동 문학 소개가 거의 전무한 프랑스에서 그 해 가장 훌륭한 어린이 청소년 문학 작품으로 ‘고양이 학교’가 선정된 것은 한국 작가의 역량을 보여 준 뜻 깊은 일이라고 하였다. 1부는 프랑스, 중국, 대만, 일본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베트남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2부 역시 출간 즉시 프랑스로 번역 판권이 수출되었다.
두 작가의 열정과 호흡이 빚어낸 환상의 세계
‘고양이 학교’는 어린 아이들과 고양이로 태어난 두 영혼의 형제들이 현실공간과 초현실 공간을 넘나들며 잃어버린 자연을 회복해 가는 모험 판타지이다. 1부에서는 인간과 자연, 서양과 동양을 주체와 대상,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보는 근대적 사고를 비판하고 그것을 넘어선 인간과 자연, 서양과 동양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2부에서는 철기와 함께 시작된 인류의 문명이 안고 있는 폭력과 전쟁을 비판하고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평화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3부는 생태계 파괴,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 등 우리 앞에 당면한 문제들에 어린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3부는 2003년 출간된 ‘거울 전쟁’을 고쳐 쓴 것이다. 원래 이야기에 총 네 개의 챕터와 여덟 컷의 그림이 덧붙여졌고, 부분적으로 글과 그림을 꼼꼼하게 수정하여 이전보다 흥미진진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생생한 묘사와 장면 전개로 이야기에 박진감을 불어넣은 삽화가 김재홍은, 2004년 에스파스 앙팡상(『동강의 아이들』), 2006년 앵코륍티블상(‘고양이 학교’ 1부)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발돋움한 실력가다. 그 동안 작업실에 가져다 놓은 고양이 사진 자료만 수천 장에 이를 만큼 이 작품에 열정을 쏟았다.
글쓴이 김진경
동화 작가이자 시인. 우리나라 첫 연작 판타지 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아동 · 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륍티블 상을 받았다. 우리 정서에 맞는 한국적 판타지 동화를 쓰기 위해 신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시집 『갈문리의 아이들』 『슬픔의 힘』 등이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거울 전쟁』 『종이 옷을 입은 사람』 『북 치는 꼬마 용사』 『조롱조롱 조롱박』 등이 있다.
jinkyungeco@hanmail.net
그린이 김재홍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뒤,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려 왔다.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로 에스파스 앙팡 상을, 『고양이 학교』로 앵코륍티블 상을 받았다. 『거울 전쟁』 『숨쉬는 책, 무익조』 『영이의 비닐 우산』 『반지 엄마』 등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