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출간되었나?
활발한 해외 시장 판권 수출과 국내 각종 기관의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는 ´고양이 학교´는 한국형 판타지 동화의 출발, 걸작의 등장, 신화와 어린이들의 유희적 상상 세계를 잘 맞물린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다음 팬카페가 개설되는 등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에 출간된 ´고양이 학교´ 영문판(전3권)은 문화관광부가 지원하고 우수도서번역출판추진위원회가 주관한 2003년 우수도서 번역출판지원사업의 결과물이다. 번역 출간된 도서는 공공도서관, 해외한국문화원, 한국학 관련단체에 보급하는 한편, 국제도서전 등에 특별 전시될 계획이다.
번역은 조숙연, 앤드루 킬릭 부부가 맡아 일 년여에 걸쳐 충실하게 완역하였다. 두 사람은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호철의 『남녘사람, 북녘사람』을 번역한 바 있으며, 신경숙의 『깊은 숨을 쉴 때마다』와 조경란의 「코끼리를 찾아서」를 공동 번역하여 코리아 타임스 한국현대문학번역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였다.
우리 창작동화의 해외 판권 수출 현황
서양화가 김재홍의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이 전세계 그림책 가운데 2년마다 한 작품을 선정하는 에스파스 앙팡상을 수상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보다 앞서 2004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는 『팥죽할멈과 호랑이』(윤미숙 그림 조호상 글) 『지하철은 달려온다』(신동준 지음) 두 그림책이 픽션과 논픽션 부분에서 각각 라가치 아너상을 수상했고, 류재수의 『노란 우산』과 이호백의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 해의 최우수 그림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렇듯 우리나라 그림책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창작동화의 현실은? 대답은 아직은 글쎄다. 대만이나 일본 등 아시아권의 판권 수출은 전보다 많이 활발해졌지만 미국이나 유럽 시장 진출은 거의 전무한 수준. 『고양이 학교』의 프랑스판 출간이 값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영문판 출간으로 그 동안 외국 출판사들이 5권이라는 책의 분량과 한글이라는 언어의 한계로 인해 검토가 쉽지 않았던 문제점을 해소하게 되었다. 국내 아동 문학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해외 판권 수출을 적극 개척하여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한국 아동 문학의 국제경쟁력을 인정받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고양이 학교』는 어떤 책?
아동문학도 이제는 세계문학의 보편성 속에서 우리 문학의 독자성을 찾아갈 때입니다. 판타지는 세계 어느 나라 아이들이든지 쉽게 즐기는 신화의 언어를 바탕으로 합니다. 신화 속에 숨겨진 보편적인 진리를 찾아가는 여행, 이것이 곧 판타지(동화)라 할 수 있습니다.
원시 심성을 잃지 않은 아이들은 모두가 영혼의 형제들입니다.『고양이 학교』는 어린아이들과 고양이로 태어난 두 영혼의 형제들이 현실 공간과 초현실 공간을 넘나들며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을 회복해가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입니다. 이래서 『고양이 학교』는 세계문학의 보편성과 우리 문학의 독자성, 이 양쪽의 무게가 서로 잘 어울려 세계 시장에 내 놓아도 아주 잘 읽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더 길게 얘기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고양이 학교』에는 요즘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제도에 대한 깊은 탐구가 들어 있고, 빛과 그림자가 서로 어울려 사는 목숨의 내면에 대한 탐구 또한 들어 있습니다. 사회와 내면, 이 양쪽을 향해 다 열려 있는 『고양이 학교』는 정신의 자유로운 놀이가 곧 판타지라는 장르 개념에 아주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이재복(아동문학평론가, 『판타지 동화 세계』 출간)
작가는 동서양의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이야기 속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생태학적 메시지를 녹여내어 판타지 동화가 지닌 환상성과 신비로움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는 가운데 진중한 주제 의식을 놀랄 만큼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 재미는, 작가의 체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고양이의 생태 묘사, 결말에 이를수록 빛을 발하는 튼튼한 서사구조, 절묘한 복선과 기막힌 반전, 그리고 치밀한 필치로 그려낸 스펙터클한 삽화 등이 한데 어우러져 독자들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생생한 묘사와 장면 전개로 이야기에 박진감을 불어넣은 서양화가 김재홍은 이번에 스위스 에 본부를 둔 어린이 문화재단 에스파스 앙팡이 전 세계에서 2년에 단 한 권을 선정해 시상하는 에스파스 앙팡상에 『동강의 아이들』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내용 소개
가족처럼 지내던 고양이 버들이가 갑자기 집을 나가 버렸다. 버들이에 대한 걱정으로 울적해하던 어느 날 민준이네 집 우체통에 고양이 발도장이 찍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발신지는 ‘고양이 학교’. 그 때부터 평범했던 소년 민준이 앞에 거대한 판타지 세상이 열리게 된다. 의협심 강한 버들이, 우체국에서 러브레터만 골라 찢다가 학교에 입학한 러브레터, 심술궂은 듯하지만 듬직한 메산이, 그림자 고양이에게 동생을 잃은 노르웨이숲고양이의 용감한 후예 바이킹, 쓰레기 산에서 고아로 자란 도둑고양이 스라소니.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아픔을 딛고 자란 수정 고양이들은 인간 세상을 떠나 고양이 학교에 입학하여 천 년의 지혜를 가진 교장선생님과 털보 선생님에게 고양이의 역사와 마법을 배우며 우정을 키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담력을 겨루던 수정 고양이들은 고양이 학교와 연결되어 있는 수정동굴로 들어서게 되고 오랜 세월 갇혀 있던 그림자 고양이의 우두머리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곳에 인간 종의 무덤이 생기기 전에는 이 슬픔은 끝나지 않는다.´고 외치는 그림자 고양이의 우두머리 뎨라. 버들이 일행은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된 생물들의 기억이 묻힌 묘지 앞에서 천 년 전 수정동굴의 전투에서 패해 동굴에 갇히게 된 뎨라의 가공할 음모에 몸서리친다.
한편 태양의 고양이가 어둠의 신을 물리치고 모든 생물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황금시대를 여는 아포피스의 때가 도래하자 세상에는 인간이 이해 못할 사건들이 터진다. 죽은 사람의 환영이 나타나고 쓰레기가 인간을 습격하는 등 고대 예언이 하나둘 실현된 것이다. 전생에 태양의 신 고양이와 대지의 신 고양이였던 민준이와 세나, 그리고 그 아이들이 희생되어야만 황금 시대를 막을 수 있는 그림자 고양이들, 그리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정 고양이들이 종횡무진 죽음의 나라, 그림자 동굴, 수명국을 넘나들며 박진감 넘치는 마법 대결을 펼친다.
마침내 모든 예언이 실현되는 밤, 태양의 고양이와 어둠의 신 아포피스는 최후의 격전을 벌이고 태양의 고양이 버들이는 친구들의 수정 마법이 이뤄낸 마법의 칼로 어둠의 신 아포피스를 베고 수정동굴의 평화를 맞는다.
글쓴이 김진경
서울대 사범대학 국어과와 같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작가는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과 옥고를 겪으며 우리 나라 교육 운동의 핵심 인물로 살아 왔다. 시집 『갈문리의 아이들』 『광화문을 지나며』 『우리 시대의 예수』 『슬픔의 힘』 등이 있으며, 장편 소설 『이리』, 어린이들을 위한 책으로 『북 치는 꼬마 용사』 『똥이 싫어 올라간 하늘』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은 까치』 『목수들의 전쟁』『김진경 선생님의 한자동화』 등을 썼다.
그린이 김재홍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뒤,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려 왔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화가가 직접 글을 쓴 그림책으로 『동강의 아이들』 『숲 속에서』가 있으며 『거울 전쟁』 『숨쉬는 책, 무익조』 『감꽃마을 아이들』 『반지 엄마』 『고향으로』 『이건 꿈일 거야』 등에 그림을 그렸다.
그의 『동강의 아이들』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어린이 문화재단 에스파스 앙팡이 전세계에서 2년에 단 한 권을 선정해 시상하는 에스파스 앙팡상을 수상하였다.
옮긴이 앤드루 킬릭, 조숙연
앤드루 킬릭은 영국 에든버러대학교를 졸업하고 하와이대학교에서 민족음악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서강대학교 영어연구소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 문학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아내 조숙연씨와 함께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호철의 『남녘사람, 북녘사람』을 번역한 바 있으며, 신경숙의 『깊은 숨을 쉴 때마다』와 조경란의 「코끼리를 찾아서」를 공동 번역하여 두 차례나 <코리아 타임스> 한국현대문학번역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