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근조근 들려주는 효재의 속 깊은 이야기, 이효재의 첫 에세이
이효재에 대한 관심은 작년 한 해 이효재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 및 방송 프로그램이 10여 개였다는 수치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 자연주의 살림법, 한국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보자기 아트 등 그녀가 하는 모든 일들이 방송과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것. 그러나 기존의 방송과 책이 이효재의 외적인 생활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 출간된 효재 에세이 『효재처럼 살아요』는 그녀의 속 깊은 내면을 보여주는 첫 에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효재의 에세이는 그녀의 삶의 모습만큼이나 특별하고 아름답다. 온갖 에피소드를 구구절절 나열하는 자서전 스타일의 에세이가 아니다. 효재 에세이는 한 편의 시(詩)와도 같고 한 권의 짧은 소설과도 같다. 간결하면서 운치 있는 문체, 구어의 멋을 살린 운율이 느껴지는 문장,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결코 어렵지 않지만 속 깊은 메시지. 효재 에세이 『효재처럼 살아요』를 통해 독자는 효재의 인생관, 가치관, 내면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여자라면 꿈꾸는, 효재처럼 아름답게 사는 비밀
효재 에세이 『효재처럼 살아요』는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어린 시절’은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더불어 아이와 인형에 대한 그녀의 남다른 애정, ‘자기답게 사는 것’ ‘별남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그녀의 개성 넘치는 열린 시각을 엿볼 수 있다.
‘2장 선물’은 효재식 선물 이야기이다. 케이크 아니면 꽃으로 선물이 정형화된 요즘, 마음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3장 살림 이야기’는 ‘살림’에 대한 효재의 창의적인 관점을 이야기한다. 살림만큼 창조적인 일이 없다며 즐겁게 노동을 즐기는 그녀만의 살림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지겹던 설거지도 즐겁게 다가온다.
‘4장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는 ‘보자기 아트’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얽힌 사연과 함께, 이 시대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로서 ‘아름다움’에 대한 효재의 남다른 감각을 알 수 있다.
‘5장 부부 이야기’에서는 천재, 괴짜, 기인… 온갖 수식어가 붙는 남편과 만난 사연에서부터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요즘의 모습까지, 특별한 이들 부부 이야기가 펼쳐진다.
‘6장 나이 듦에 대하여’는 나이가 진정 벼슬임을, 오십이야말로 평화로운 나이임을 말한다. 벼슬에 맞게 아름답게 사는 효재의 마음이 느껴져 책을 덮고 나면 독자의 마음도 부드럽게 변화되어 있을 것이다.
∷ 듣다 보니 그 향기 나에게도 묻어오는 것 같습니다
효재 에세이 『효재처럼 살아요』는 세 장의 편지가 추천사로 실려 있다.
평소 이효재에게 보내오는 여자들의 편지 중 세 개를 선별한 것. 이 시대 쟁쟁한 문화계, 언론계, 방송계 등 각계 각층의 유력 인사들이 이효재의 라이프 스타일과 마음씀씀이에 매료되어 성북동의 ‘効齋(효재)’로 찾아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건 바로 이 땅의 여자들, 엄마이자 주부이자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보통 여자들이 마음에서 감동 받아 보내오는 한 장 한 장의 편지들이기에, 그 편지들을 추천사로 실은 것이다.
어느 책에서 “먼지와도 같은 이론이나 사상은 쓸려서 사라져도, 시골 대청에 쏟아지는 달빛은 빗자루에 쓸리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은은한 달빛처럼 선생님이 지으시는 친절함과 아름다운 일들이 주위를 더욱 환하게 하리라 생각합니다. _ 보자기 아짐
저는 이제껏 집안일과 요리, 손으로 하는 것에 가치를 별로 두지 않고 항상 귀찮은 것, 하기 싫은 것이란 표를 달아놓았답니다. 그래서 집이 항상 저에게 짐스러운 공간이었답니다. 항상 숙제로 가득 찬 공간…….
효재씨 책을 통해서, 저는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집안일과 가사활동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창의적인 행위라는 것을 속속들이 깨닫게 해주었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새벽 세시, 그 길로 먼지로 소복이 쌓인 찬장을 한 켠을 닦고 재정리를 했더니 얼마나 제 마음이 맑아지는지……. 윤기 나는 유리그릇을 마른 행주로 닦는 기쁨…….
예쁘게, 열심히, 사랑스럽게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 대구에서 전희정
지난 늦여름, 4주간 선생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막 펼쳐집니다.
선생님께서도 어떤 사람을 기억하실 때 자태와 이미지들을 떠올린다 하셨는데,
저의 선생님에 대한 기억들은 선생님의 함자 다음엔 오롯이 ‘자태’로 남습니다.
그윽하고도 조용하기만 한 자태, 마치 넓고 둥근 수반에 부유하던 연꽃잎 같은 모습.
참 아름다운 이미지이죠? _ 정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