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에서 우리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삼국시대 고분 벽화부터 현대 추상화까지,
그림과 사람이 마주보는 우리미술 블로그
영화나 드라마는 배경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어떤 것은 예고편만 보아도 대략의 내용을 다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미술 작품은 다르다. 모르고 가면 답답하고, 예고편 보듯 어설프게 알았다간 헷갈리기 십상이라 막막해지기 일쑤다.
화가와 작품에 대해 아는 만큼 즐거운 것이 미술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미술 작품과 친해지고 작품 속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좋을까? 요즘 청소년들의 공부 방식처럼 작품 감상을 위한 특강이라도 들어야 하는 것일까? 예술작품에 대한 정보를 입시 준비하듯 암기하며 공부해야 할까?
우리 신화보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국악보다 클래식을 좀 더 익숙하게 여기는 청소년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미술의 존재감도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하다. 서점 서가만 돌아보아도 그렇다. 청소년을 위한 미술서 중에는 우리그림을 다룬 것보다 서양의 명화를 다룬 이야기가 더 많다. 혹시, 이런 배경들이 우리미술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과 오해를 만든 것은 아닐까? 한 나라의 미의식과 역사가 담긴 미술작품의 생명은 그 나라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청소년들은 우리미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껴보기도 전에 낯설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듯 편안하게 우리미술과 마주하려면, 작품을 보는 마음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여기, 청소년을 위해 ‘블로그’ 형식에 담은 우리미술 이야기를 준비했다.
『청소년을 위한 우리미술 블로그』는 미술교과서에 실린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미술작품 중,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우리미술 작품을 엄선해 전문적인 지식과 대중적인 글쓰기를 버무려 깔끔하게 담아낸 책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한국미술 교양서들이 조선시대의 옛 그림에 중심을 두었던 흐름에서 벗어나, 우리의 근.현대 미술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꼼꼼하게 화가와 작품을 다루었다는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170여 점의 작품과 함께 그림에 얽힌 이야기, 그림 기법,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삶 그리고 우리나라 미술이 변화하는 과정 등의 이야기가 가득한 우리미술 블로그로 특별한 지식 탐험을 시작해보자. 지금껏 그림과 즐겁게 사귈 기회가 많지 않았던 청소년들에게 우리미술이 즐거워지는 유쾌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미술교과서, 시대의 옷 ‘블로그’를 입다
『청소년을 위한 우리미술 블로그』는 우리미술이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넘어 청소년들이 우리미술을 친근히 느낄 수 있도록 블로그 형식을 선택했다. 프롤로그, 카테고리, 리선트 코멘트 등 블로그의 다양한 시각적 장치를 응용하여 이 책의 독자인 청소년이 실제 블로그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우리미술을 만날 수 있게 꾸몄다.
프롤로그에서는 각 장에서 다룰 미술의 흐름과 대표적인 예술가를 정리해 시대별 특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블로그 메인 페이지를 닮은 본문의 카테고리에는 시대별 미술의 흐름과 특징을 압축시킨 소제목을 넣었고, 리선트 코멘트에는 각 본문의 핵심을 담았다.
― 삼국시대 고분 벽화부터 현대 추상화까지
이 책의 형식적인 특징은 블로그 스타일이지만 내용적인 특징은 초.중.고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한국의 대표 미술작품 중 170여 점을 엄선해 조선 이전, 조선 초.중기, 조선 후기, 조선 말기, 한국 근.현대 등 시대별로 나누고, 각 시대의 미술 특징, 대표적인 화가와 작품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미술교과서에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작품들이 체계적으로 수록되어 있고, 그 작품들은 우리미술의 흐름을 이해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데 기초가 되는 이야기가 가득 숨어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미술교과서는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인도 꼭 알아야 할 중요한 그림들로 가득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미술교과서를 꼼꼼하게 읽어 낸 이 책은 우리미술의 아름다움을 탐닉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지은이의 전문적인 지식과 청소년 미술 교육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그림을 통해 엿볼 수 있는 화가의 삶, 세상을 바라본 화가의 시각과 마음에도 초점을 맞추어 그림과 청소년이 마주보는 따뜻한 블로그를 만들었다.
1장 〈조선 이전〉은 우리나라 회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국시대를 시작으로 미술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은이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고구려의 회화가 실용을 목적에 둔 장식용 그림이며, 고분벽화나 사찰의 벽화 등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회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소수의 유물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중국의 남조 문화를 흡수해 우아함과 부드러움을 가진 백제 미술과 생동적이고 사실적인 신라시대의 미술 성향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중국 문화와 불교 문화의 영향 아래 각기 다른 성격의 회화 문화를 만들어 낸 삼국 미술 작품의 차이와 특징도 들여다본다. 그리고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고려의 불교 미술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2장 〈조선 초,중기〉는 우리나라 미술사상 회화가 가장 폭넓고 깊게 발전할 수 있었던 시대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상의 세계를 그린 화가의 마음, 영모화와 초충도를 통해 엿볼 수 있는 화가의 애정과 뛰어난 관찰력, 심신을 수양하는 수단으로 그림을 그렸던 사대부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그림의 일부분인 낙관과 제발, 동양화에 쓰이는 여러 가지 준법, 선비들이 사군자를 사랑한 이유 등 그림과 함께 읽어두면 좋은 세세한 설명도 놓치지 않았다.
3장 〈조선 후기〉는 문화적 배경과 화가의 개성을 엮어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본격적인 남종화의 유행, 선비의 곧은 지조를 담은 그림, 진경산수화의 탄생, 우리 그림에 나타난 서양 화법, 서민의 생활을 담은 풍속화, 궁중 행사를 그대로 화폭에 옮긴 기록화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적이고 민족적인 성격을 기반으로 다양한 화풍이 자리 잡게 된 흐름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 〈조선 말기〉에서는 우리미술의 흐름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추사 김정희를 주축으로 한 문인화가 이 시대에 다시 발전하면서 진경산수화와 풍속화가 쇠퇴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양 문물의 유입과 기독교의 전래 등으로 어지러웠던 사회에서 미술이 새롭게 탄생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흐름 덕분에 서양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산뜻한 색채와 파격적인 구도가 조선 말기 미술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이색적이고 참신한 다양한 화풍들이 빛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5장 〈한국 근,현대〉에서는 서양 문화 개방 이후 변화한 우리미술 이야기를 담았다. 20세기 초에 활발히 이루어진 근대화 운동은 미술계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특히 서양 문화를 전면적으로 개방한 후 작가들이 겪은 의식 변화와 이에 영향 받은 미술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초기 서양화, 동화 속 세상을 꿈꾼 화가, 미술에 새바람을 일으킨 현대 추상화 등 새로운 미술의 흐름 속에서 우리 미술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함께 감상한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흥미로운 곁다리 이야기를 담은 돋보기 페이지를 덧붙여 그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그림에 깃든 삶을 배우는, 유쾌한 출발점
그림에는 그 나라의 미의식은 물론이고, 역사와 문화가 함께 담겨 있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옛 선조들의 정치.생활.경제.문화 등을 가늠하고 깨닫게 되는 것은 그림을 통해 얻는 수확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양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미술 교양에 관한 유쾌한 출발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 우리미술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지식과 부드러운 글쓰기를 버무려 청소년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