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만난다면
- 저자
- 오철만
- 출판사
- 달
- 발행일
- 2010-10-08
- 사양
- 316쪽 | 150*210 | 무선
- ISBN
- 978-89-93928-23-5 03
- 분야
- 산문집/비소설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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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가
- 13,8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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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사진작가 오철만이 은둔해 살았던 오색찬란한 바라나시 이야기
스치지 말 것.
인연일 것.
이 책은 한 사람이 그토록 사랑한"바라나시"를 향한 춤이며 입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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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진가 오철만은 시골에서 팔 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나 성장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 형들의 영향으로 또래들보다 모든 것을 일찍 접했다.
소년기를 마치고 개울물을 벗어나 갑자기 바다를 대면한 물고기처럼 대학이라는, 서울이라는 커다란 세계에 진입했지만 무척이나 허우적거렸다.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해야 할 지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라 숱하게 힘든 세월을 소비했다.
명문대학을 졸업한 후, 남들 다 가는 길을 주저하고 있을 때 인도에 머물고 있던 셋째 누나의 인도로 여행을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망설임 없이 일주일 만에 짐을 꾸렸다. 그리고 인도에 도착한 지 며칠 만에 홀로 새벽에 오른 설산에서 치명적인 사고를 당해 깊은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그 후로 사진기를 가슴에 끌어안고 사는 인생을 산다. 사진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살게 하는 것은 기록의 힘이 아니라 기억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사진은 스쳐 지나간 오랜 시간의 합이라 믿으며 사진의 힘은 그 시간의 무게에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은 그 믿음을 현상하고 인화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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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많은 비가 왔다 / 풍경의 새벽 / 짜이 한 잔 하고 가세요 / 걸어 다니는 것의 속도 / 학교에서 뛰노는 아이들 / 강고뜨리에서 온 사두 / 길 위의 화가 / 시간이 / 사진가 라자 / 어떤 오후 / 강과 강의 건너 / 라주의 가게 / 친구 크리스티나 / 천천히 마음을 모아 / 이어붙일 수 없는 세계 / 별이 별에게 / 사진이라는 시 / 아주, 아주 좋은 바나나 부채 / 시간의 일 / 맥클로드 간지로 가는 길 / 다울라다르에서 / 죽도록, 다시 태어나다 / 친구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 "레"에서 시작되는 것들 / 어디선가에서 바라나시로 / 헤나를 하러 감 / 거울 / 두려워서 무례한 /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만난다면 /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지라도 / 몇 권의 노트를 펼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 / 사랑이 먼저일 수는 없다 / 하얀 펀자비 / 선생님의 이름은 문 언니 / 골목의 숨소리 / 꽃 / 담배 파는 소년 / 생각은 흐르고 강물은 물든다 / 많이 듣는 말 / 고마워요, 사드한 / 쉬바의 게스트하우스 / 무엇이 도착하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 나무와 그늘 / 메인가트에서의 25년 / 시인과 소년 / 잃어버린 시간 / 혼자서 섬이 된다 / 9월의 갠지스 / 느리게 흐르는 시간 / 도시의 한쪽을 태우는 냄새 /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 서로에게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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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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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S 노트
한 사람이 지독하게 바라나시에 빠졌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다 그곳에서 비롯됐다. 세계 최대 여행지 중 하나이자 영적인 공간 바라나시. 갠지스 강이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화장터에서는 장례를 치르고 또 다른 한 편에선 화려한 의식이 펼쳐진다. 수행하는 사제들과 관광객들과 장사치 호객꾼이 뒤섞인 만물상 같은 인간사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사진작가인 저자는 바라나시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겪은 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글들과 사진이 모이니 왜 본인이 지금의 사진작가가 됐는지 그 사유의 흐름이 되었다. 그 생각들은 더 나아가서 잠시 세상이란 시계를 멈추고 인생을 오롯이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 용기 내는 삶의 태도를 갖게 해주었다. 이 잔잔한 책이 읽는 독자의 마음을 소용돌이치게 만드는 것은 그의 사유와 용기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여행은 우리가 익히 아는 인도의 영험함에 압도되거나 동경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었다. 그의 여행은 잠시 멈추고, 숨을 쉬는 것이었다. 갠지스가 더러워 보이지 않고 성스러워 보이는 순간 바라나시는 그에게 인생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말하는 어머니가 되었다. 잠시 길이 막혔을 때는 다른 길로 돌아가도 된다고 말해주시는. 이처럼 바라나시의 매혹은 생경하고 이국적인 영험함이 아니라 그에게 새롭게 태어날 휴식으로 다가온 것이다.
마음을 청소하니 원하는 게 보이기 시작한 것일까.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저마다 자신의 방식과 신앙으로 사는 사람들과 짜이 한 잔을 나누면 그 대화가 선문답이 되었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선생님이었고, 돌고 돈 긴 세월 끝에 사진가가 되기로 결심한 그가 바라나시에서 겪은 경험은 그를 사진이 아니면 안 되는, 사진을 꼭 해야 하는 사진가로 만들었다. 꽉 막히고 어둡기만 했으며 은둔하기만 했던 한 사람이 호기롭게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계기를 바라나시에서 찾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이 바라나시의 매혹을 보여준다. 곳곳에 들어간 화보는 이 책과 이 여행이 말하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아니 그 이상의 감흥을 전달한다. 이보다 더 바라나시의 풍경과 이야기를 전해주기는 힘들 것이다.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담아낸 풍경은 저자가 그토록 사랑한 ‘바라나시’를 향한 춤이며 입맞춤이다.
사진작가 오철만이 은둔해 살았던 오색찬란한 바라나시 이야기
스치지 말 것.
인연일 것.
이 책은 한 사람이 그토록 사랑한"바라나시"를 향한 춤이며 입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