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 원서명
- Un cabinet d´amateur
- 저자
- 조르주 페렉
- 역자
- 김호영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12-01-10
- 사양
- 120쪽 144*216 양장
- ISBN
- 978-89-546-1717-8
- 분야
- 전집/선집, 인문서가에 꽂힌 작가들
- 정가
- 12,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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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프랑스의 천재 작가 페렉,
글로 그림을 약탈하는 글쓰기의 일탈을 시도하다!
세상의 모든 그림을 하나의 캔버스에 담고 싶었던
어느 부유한 미술애호가의 그림 같은 그림 사기극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 복제와 재현의 경계를
자기 파괴적 몸짓으로 지시하는 텍스트의 건축학
조르주 페렉 선집, "인문 서가에 꽂힌" 두번째 작가
문학동네에서 "조르주 페렉 선집"(총7권)의 첫 책으로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출간했다. 조르주 페렉 선집은 (이하 "인문 서가 작가")에서 펴내는 두번째 작가다. "인문 서가 작가"는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을 위한 장場으로, 문학과 인문학을 두루 포섭하는 창의성과 실험성, 작품성을 갖췄으나 테두리 짓기와 꼬리표 붙이기의 기존 관행 탓에 출간이 지체되거나 무산되곤 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선집"으로 모아 출간할 예정이다.
조르주 페렉은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다. 작품 활동을 펼친 기간은 15년 남짓이지만, 소설과 시, 희곡, 시나리오, 에세이, 미술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쓰기를 시도했다. 페렉 문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일곱 작품 -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인생사용법』『공간의 종류들』『겨울여행 & 어제여행』『생각하기/분류하기』『나는 기억한다』『잠자는 남자』- 으로 구성된 은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이 걸어온 쉽지 않은 도정을 축약해 제시하는 충실한 안내도 역할을 해줄 것이다. 나아가 20세기 후반에도 프랑스 문학이 치열한 문학적 실험을 벌였고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생생히 전해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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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
1936년 파리에서 태어났고 노동자 계급 거주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1920년대에 프랑스로 이주한 폴란드계 유대인이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버지가 전사하고 이어 1943년 아우슈비츠의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어머니가 목숨을 잃자 고모에게 입양되었다. 소르본 대학에서 역사와 사회학을 공부하던 시절 『누벨 르뷔 프랑세즈』『파르티장』 등의 문학잡지에 기사와 비평을 기고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1961년 군복무를 마친 뒤에는 국립과학연구소의 신경생리학 자료 정리가로 일하며 글쓰기를 병행했다. 다양한 자료와 방대한 기록을 다루어야 하는 업무상의 경험은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65년 『사물들』로 르노도상을 받은 페렉은 1967년 작가와 화가, 수학자 등으로 구성된 실험 문학 그룹 울리포Oulipo에 가입하고, 예술적 창조의 근간을 형식상의 제약에 두는 울리포의 실험정신을 수용해 매 작품마다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낸다. 1978년에는 수많은 작품의 조각을 모아 쌓아올린 집적물이자 하나의 거대한 퍼즐과도 같은 『인생사용법』으로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이로 인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지만, 1982년 45세의 이른 나이에 폐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길지 않은 생 동안 『공간의 종류들』『나는 기억한다』『생각하기/분류하기』 등 4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남기며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한 페렉은 오늘날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페렉의 생전에 공식적으로 출간된 마지막 소설로, 그림을 재현하고 재창조하는 수단으로서의 글쓰기의 가능성에 대한 유희적인 탐색이다.
역자 김호영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조르주 페렉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고등사회과학연구원EHESS에서 영화 이미지 연구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프랑스 영화의 이해』『그리스 문화와 헬레니즘 문화』『패러디와 문화』(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인생사용법』『알렉산드리아』『영화 속의 얼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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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조르주 페렉 선집을 펴내며 _5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_15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화가 목록 _101
조르주 페렉 주요 저술 목록 _108
역자 후기 _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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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미술에 대한 깊고 오랜 애정이 만들어낸, 글로 쓴 그림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1972년 페렉은 “나는 오랫동안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면서 그림 그리기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림을 향한 이러한 열망은 그의 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미출간 첫 소설 『용병대장』에서 『W 혹은 유년의 기억』『인생사용법』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이 하나의 그림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림이나 화가, 그림 그리기는 주요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소재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페렉의 애착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은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이다. “그림 이야기histoire d´un tableau”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어느 화가의 그림 속에 재현된 수많은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다. 페렉은 브뤼셀 왕립미술관에서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이라는 그림을 본 후 이 작품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예술가, 그 “우울한 운명”을 자발적으로 살아내는 긍정적인 시도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에 등장하는 부유한 미술애호가 헤르만 라프케는 화가 하인리히 퀴르츠에게 자신이 수집한 수많은 그림들을 걸어놓은 방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게 한다. 이 주문을 실행에 옮긴 퀴르츠의 그림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관람객을 단숨에 사로잡고 전시회를 혼란에 빠트린다. 그가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속에 그림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그 그림 속에 또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 속 복제는 미세한 붓터치만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 놀라운 것은 퀴르츠가 정확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제의 각 단계마다 미세한 차이를 만드는 일종의 유희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첫번째 복제그림에서 강인해 보였던 권투 챔피언이 두번째 그림에서 강력한 어퍼컷을 맞은 후 세번째 그림에서는 바닥에 쓰러지거나, 카니발 가면으로 가득 찬 광장이 다음 그림에서는 텅 비거나 하는 식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학자 노박은 퀴르츠의 그림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다루는 논문 「미술과 반사」에서 이를 두고 “모사화와 모사화 사이의 미세한 차이들이야말로 예술가의 우울한 운명에 대한 최후의 표현”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다른 작품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는 이러한 “차이”를 통해서나마 “예술의 기존 질서를 어지럽히는 척할 수 있”고, “나열을 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인용을 넘어 영감을 분출하며 기억을 넘어 자유를 되찾는 척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예술에 대한 노박의 아이러니컬한 조소 뒤에는 예술 자체에 대해 다시 사유할 것을 요청하는 페렉의 목소리가 숨어 있다.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모든 글쓰기가 이전 작품의 다시쓰기이며 예술작품의 창조가 차이의 생산에 있다 할지라도, 그것에 오히려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의의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명화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무명의 그림들에 대한 애틋한 헌사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온갖 그림들에 대한 건조하고 중성적인 묘사로 점철되어 있다. 비단 그림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소소한 사물들과 공간들에 대한 나열과 묘사는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페렉 글쓰기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페렉의 작가의식의 한 축을 이루는 ‘일상의 사회학’적 사고를 반영한다. 그는 삶의 중요한 사건들, 물건들, 인물들에 가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무수한 ‘나머지들’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자 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것들, 우리 시선의 무의식 지대에 놓여 있는 것들을 세심한 묘사와 끈질긴 나열을 통해 복원함으로써 우리 삶을 이루는 요소들에 ‘존재론적 평등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채우고 있는 길고 무미건조한 그림 묘사는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그림들에게 공평한 이름을 나누어주는 것……. 청년 시절부터 품어왔던 그림에 대한 애정은 수많은 명화들에 가려 소리 없이 사라져야 했던 무명의 그림들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그는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통해 유명 화가의 그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한 채 사라진 그림들, 소박한 목적으로 그려졌지만 우리 일상의 한 공간을 따뜻하게 채우고 있는 그림들에게 애틋한 헌사를 바친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에 인용된 푸생의 명구 “나는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는 결국 페렉이 이 작품을 통해 건네는 하나의 제안일 수도 있다. 그것은 ‘나머지들’까지 평등하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나아가 ‘나머지들’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시선까지 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어쩌면 지키기 어려운 암묵적 명령일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천재 작가 페렉,
글로 그림을 약탈하는 글쓰기의 일탈을 시도하다!
세상의 모든 그림을 하나의 캔버스에 담고 싶었던
어느 부유한 미술애호가의 그림 같은 그림 사기극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 복제와 재현의 경계를
자기 파괴적 몸짓으로 지시하는 텍스트의 건축학
조르주 페렉 선집, "인문 서가에 꽂힌" 두번째 작가
문학동네에서 "조르주 페렉 선집"(총7권)의 첫 책으로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출간했다. 조르주 페렉 선집은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이하 "인문 서가 작가")에서 펴내는 두번째 작가다. "인문 서가 작가"는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을 위한 장場으로, 문학과 인문학을 두루 포섭하는 창의성과 실험성, 작품성을 갖췄으나 테두리 짓기와 꼬리표 붙이기의 기존 관행 탓에 출간이 지체되거나 무산되곤 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선집"으로 모아 출간할 예정이다.
조르주 페렉은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다. 작품 활동을 펼친 기간은 15년 남짓이지만, 소설과 시, 희곡, 시나리오, 에세이, 미술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쓰기를 시도했다. 페렉 문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일곱 작품 -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인생사용법』『공간의 종류들』『겨울여행 & 어제여행』『생각하기/분류하기』『나는 기억한다』『잠자는 남자』- 으로 구성된 <조르주 페렉 선집>은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이 걸어온 쉽지 않은 도정을 축약해 제시하는 충실한 안내도 역할을 해줄 것이다. 나아가 20세기 후반에도 프랑스 문학이 치열한 문학적 실험을 벌였고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생생히 전해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